8월의 마지막 밤.
한 달동안 이 날만을 기다렸다. 월급날이냐고? 아니다.
보다 더 큰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 있던 날이다.
상암에 6만 3천명의 붉은악마가 운집한 가운데 한국이 이란을 상대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위기' '자존심' 등 애국 마케팅을 통해 그렇게 원하던 '상암 불지옥'을 만들었다.
이 날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8~9만명이 모인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었다.
입장 관중 전원에게 나눠 준 '붉은 악마 셔츠'와 '클래퍼'는 큰 효과를 발휘 했고, 붉은악마의 리딩 하에 체계적 응원이 펼쳐졌다.
선수 입장과 국가 제창 등 킥오프 전부터 엄청난 환호와 박수가 상암벌을 가득 채웠다. 이란 선수들도 경험해보지 못했을법한 응원 열기였다. 달아오른 열기는 킥오프와 함께 폭발했다. 6만여명이 외치는 '대~한민국'과 '승리를 위하여'는 장관이었다. 2002년 월드컵 열기를 그대로 가져온 듯 했다.
그것도 잠시, 대표팀 공격이 더뎌지며.... 경기장 분위기도 자연스레 가라앉았다.
경기는 두 팀의 재미없는 롱볼 축구로만 펼쳐지며 하품을 나오게 만들었다. (상암 잔디탓은 노놉)
경기장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때 붉은악마가 응원으로 띄워야 할텐데.....
그럴만한 콜이나 응원곡이 없으니 계속 똑같은 콜, 응원가로 관중들에게 피로감을 주었다.
새로운 구호나 노래를 몇 개 시도했지만,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 끝에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붉은악마 좀 잘해라 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