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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Apr 21. 2020

내 인생의 책 두권

지난 15년간 꾸준히 책을 읽어왔다. 한 해에 30-100권을 읽었다. 그 많은 책들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단 2권만 고르라면 뭘까 하고 고민해본다.     


첫 번째 책은 스티븐 코비가 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이지만,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바뀌었다. 


이 책에는 이런 실험이 나온다. 어떤 항아리에 큰 돌, 중간 돌, 모래를 집어넣는다. 첫 번째 실험으로서, 먼저 모래를 넣고 그다음 중간 돌을 집어넣으니, 큰 돌 중에 몇 개는 넣을 수 있으나 나머지 큰 돌 몇 개는 도저히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동일한 항아리에 먼저 큰 돌을 모두 넣고, 그다음 작은 돌을, 마지막으로 모래를 집어넣으니 신기하게도 모두 다 들어간다. 큰 돌은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일 또는 사명을 뜻하고, 모래는 사소한 일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돌(사명)을 우선순위로 삼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바로 죽음을 앞두었다고 생각하고 유서를 작성해보라는 내용이 있었다. 유서를 썼다. 내 인생에서 무엇이 자랑스러웠는지, 무엇이 안타까웠는지, 뭐가 중요한지, 죽음이 연장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 지를 고민하는 기회였다. 유서를 쓰다 보니, 회사에서 이룬 각종 업적보다는, 함께 고생한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겨졌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여행을 자주 가기, 책을 많이 읽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기 등을 결심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사명서를 작성하였다. 내 인생의 목적, 사명이 무엇인지,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한 장에 정리하였다. 그때 작성한 사명서의 일부를 옮겨본다.


“나의 사명은 건강한 삶, 즐거운 삶, 보람 있는 삶이다. 이를 위해 나는 매일 꾸준히 신체를 단련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여유를 잃지 않으며,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자세를 갖는다. 또한 남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오늘 당장 실천한다 (중략)”


이 사명서는 그 이후 내 삶의 귀중한 지침이 되었다. 지금도 자주 읽어보고, 그대로 살고자 애쓰고 있다.    



두 번째 책은 마이클 싱어가 쓴 "상처 받지 않은 영혼"이다.


1. 내 마음의 삼스카라는 무엇인가?


삼스카라는 하나의 걸림, 하나의 막힘이다. 과거로부터 생겨난 하나의 각인이다. 그것은 정리되지 못하고 고정된 에너지 패턴으로 결국은 그것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나선다. 


나에게는 일명 아프리카의 벚꽃이라고 불리는 자카란다 꽃이 삼스카라였다. 2012년 10월 말에 회사에서 오늘이 마지막 근무 날이라는 충격적이고 갑작스러운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 날 집으로 돌아가는 도로 옆에는 마치 나를 비웃듯이 보라색 자카란다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그 후 해마다 10-11월에 피어나는 자카란다를 보면 계속 가슴이 아렸다. 일부러 피해지나가기도 했다. 5년이 넘도록 그랬다. 그러나 마침내 오랜 세월 깊숙이 저장되어 있던 삼스카라를 벗어냈다. 지금은 자카란다를 볼 때 가만히 미소 짓는다. 자카란다 꽃이 참 이쁘다는 생각을 한다. 


2. 두려움과 욕망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대부분의 상황에서 자기 자신의 두려움과 욕망 외에는 대처해야 할 것이 없음을 발견하게 되면 당신도 놀랄 것이다. 두려움과 욕망은 매사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어 놓는다. 


돌아보면 나는 직위가 높은 사람, 연장자, 힘 있는 사람들을 어려워하고 두려워했다. 나의 현재의 모습보다 더 잘 보이고 싶어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제는 어느 정도 탈피했다고 생각한다. 성당 사목 부회장님의 요청에 대해 "노" (No)를 했던 것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잘 보이고 싶은 두려움과 욕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다.  


3. 인간관계를 잘하는 방법은?       


당신이 가지고 있는 좋아함과 싫어함에 대한 고정관념에다 사람들을 끼워 맞추려고 애쓰지 않는다면 인간관계가 아주 수월하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사람을 만날 때 이런 점은 좋아, 반면에 이런 거는 싫어하고 끊임없이 재단하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나 자신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 고칠 게 있으면 고치면 되고, 본성이나 기질적인 것이라면 그냥 두면 되는 거다. 남도 마찬가지인 거다. 


이게 말은 쉽지만 실제 인간관계에서는 쉽지 않다. 가슴에 새기고 그것을 향해 한 발씩 다가갈 뿐.



5년쯤 후에 이 제목으로 다시 글을 쓰련다. 이 두 권의 책이 그대로 남아있을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두 권의 책을 만나길 기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저)을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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