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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Mar 09. 2016

[박유신의 호주 이야기 15] 영어회의 하기

어떻게 회의를 해야 잘 했다고 소문이 날까?


누구나 회의 참석 후에 이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1시간을 아무런 소득없이 그냥 버렸네. 회의 결론이 뭐지? 왜 회의를 했던 거지? 맨날 똑 같은 얘기네.   

 

우리는 직장생활의 꽤 많은 시간을 회의를 하면서 보낸다. 많은 회의에 참석하고, 때로 회의를 주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회의를 마치고 나서 흡족해하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다. 대개의 사람들이 회의가 많다고 불평한다. 결론 없이 같은 얘기가 반복되는 회의, 목적이 아리송한 회의, 일방적인 회의도 꽤 많다. 한국에서도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회의를 운영할 수 있는 지 고민해왔었다.  


호주에 오고 나니 이외에도 새로운 문제에 부닥치게 되었다. 첫째, 회의 참석자들의 출생, 경력 등의 배경이 다양하므로, 서로의 관점이 사뭇 다르다. 이로 인해 전후 사정 또는 맥락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을 때는 같은 사안을 서로 다르게 바라보기 쉬었다. 한국에서는 대개 배경이 비슷하므로 상대적으로 맥락에 대해 조금만 설명해도 괜찮았는데, 호주에서는 아니었다. 둘째, 영어로 내 의견을 개진하는 데 있어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고, 회의 내용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위의 고민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체크 리스트 또는 지침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2003년부터 매년 사용해왔던 플랭클린 다이어리에 체크 리스트를 붙여놓고 수시로 참고하였다. 원래는 조금 더 자세한 데 여기에는 줄여서 핵심 내용만을 포함하였다. 


회의를 주재하는 경우와 참석하는 경우로 나누어서 보자. 


회의를 주재할 


1.      회의 전

§  회의 참석자들 또는 조직에게 이 회의가 각각 어떤 이득이 있는가? 회의 참석자들의 우려는 무엇인가?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등을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서 고민한다

§  회의의 목표와 중점 토론사항을 정리한 회의 어젠더를 회의 최소 하루 전에 전 참석자와 공유한다. 

§  중요한 회의의 경우 반드시 리허설을 한다. 회의 당일에 최소 10분전에 회의장소에 도착해서 프로젝터, 컴퓨터 등의 시설이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한다.  


2.      회의 중

§  회의를 정시에 시작한다.

§  회의가 건설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한다. 가급적 회의 참석자의 발언을 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함으로써(paraphrase) 이해를 돕고, 어느 한 개인이 비효율적으로 말을 많이 한다면 이를 적당하게 끊기도 하고, 조용한 팀원에게는 일부러 발언기회를 주기도 하고, 회의가 삼천포로 빠지면 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오게 만드는 등 회의가 시간 내에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다.

§  회의 참석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회의를 마친다.


3.      회의 후

§  회의의 결론 및 후속조치 사항들을 중심으로 24시간 내에 회의록을 보낸다. 

§  회의에서 잘한 점과 개선할 점에 대해 다른 회의 참석자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다.    


회의에 참석할 


1.      회의 전

§  회의 어젠더를 미리 검토해서 회의의 목표와 방향을 충분히 이해한다. 

§  회의 참가자를 파악하고, 내 의견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반박될 수 있는 지 검토해본다. 그럴 경우에 대비한 재반박 논리를 고민한다. 


2.      회의 중

§  의견을 개진할 때 요점-이유-사례-요점의 순서로 얘기한다.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는 데 꽤 효과적이다.

§  상대방이 반박하더라도 개인적 또는 방어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본다.

§  질문과 의견개진을 적극적으로 많이 한다. 회의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다음 회의에서는 앉을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3.      회의 후

§  회의의 후속조치 사항을 기한 내에 실행하고 회의 참석자들에게 알린다.

위의 체크리스트를 활용함으로써 출생, 경력 배경이 서로 다른 많은 직원들과  좀 더 효율적으로 회의를 하고, 오해를 줄이고, 회의 어젠더와 회의록를 통해 영어로 인한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었다.


영어회의 할때 자주 사용하는 문장은?


개인적으로 아래 소개할 두 권의 책이 영어로 회의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먼저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rnst& Young) 뉴욕 본사에서 이사로 일하고 있는 이정희 님이 쓴 ‘월스트리트 비즈니스 영어회화’이다.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회의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주옥 같은 고급 영어표현은 물론 동료직원과의 일상 대화할 때도 써먹을 수 있는 표현들이 많은 책이다. 이 책에 있는 표현들을 통째로 외워서 쓰면 동료 직원들의 시선이 달라지리라 확신한다.

http://www.yes24.com/24/Goods/7571238


천성적으로 두꺼운 책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아래의 책을 추천한다. 스티브 정 님이 쓴 ‘나는 50문장으로 영어회의 한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있는 메모리 카드에 있는50문장만 깡그리 외워서 적재적소에 활용한다 해도 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http://www.yes24.com/24/goods/4820768?scode=032&OzSrank=1


결론을 내린다면?


회의를 주재한다면 회의 전에 회의목표와 중점논의사항을 명확히 하고, 회의에서는 효율적으로 운용하되 반드시결론을 내리고 후속 조치사항에 대해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하는지 논의하고, 회의 후에는 바로 회의록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의에 참석하는 입장이라면, 회의 전에 회의목표와 중점논의사항에대해 이해를 하고, 본인의 의견과 입장을 정리한다. 회의 중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후속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기한 내 처리한다. 


여러분들이 회의를 주재하거나 회의에 참가하는 데 위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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