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였다.
아들에게 물었다.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뭐 하고 싶니?"
아들은 한참을 생각했다.
"당첨금의 50%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쓸래요"
갖고 싶은 로봇 장난감이나 게임기를 살 거라는 대답을 기대했던 나는 순간 멍해졌다.
나는 로또를 사지 않는다.
만약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그건 틀림없이 누군가에게 로또를 선물 받은 경우이다.
1등 당첨금이 100억원이라고 가정해본다.
당첨금의 50%인 50억원은 나에게 로또를 선물한 그 사람에게 준다.
이제 50억원이 남았네.
나를 위해 15억원, 가족들을 위해 15억원을 쓴다.
그리고 15억원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쓴다.
자살 위기에 있는 사람들, 코로나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실업문제로 고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
아들이 말했던 50%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다.
마지막 남은 5억원은 예비비로 남겨놓아 보자. 이 돈의 행방이 궁금해진다.
진짜로 로또 1등이 된다면 맘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로또 1등을 바라지는 않는다.
땀 흘리고 수고해서 버는 돈이 진짜 내 돈이니까.
오늘도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신발을 신고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