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토리니 (4)

가족 각자의 자유시간을 즐기다

by 박유신 Scott Park

오늘은 우리 가족이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로 한 날이다. 여행을 오기 전에 온 가족이 함께 여행 계획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 하루 정도는 함께 움직이지 말고 개별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여행하면서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물론 소중하지만, 때로는 홀로 보내는 시간도 필요하므로.


나는 아침 일찍 산토리니 섬의 북동쪽에 있는 Kouloubo 해변으로 향했다. 파아란 바다와 멀리 보이는 섬의 풍경이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내 안으로 들어왔다. 책이 함께 해서 더욱 좋았다. 어느새 김별아의 산행기의 마지막 쪽에 다다랐다. 저자는 왜 산을 오르는가? 왜 사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나는 왜 여행을 하는 가를 생각해본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한다. 모르는 여러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친다. 미지의 에피소드를 경험한다.


Pyrgos 수도원에서 Ancient Thira 방향으로 한 시간 정도 산행을 했다. 우뚝 솟아있는 돌산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숨을 막히게 했다. 왼쪽, 앞쪽, 오른쪽 모두 탁 트인 바다 풍경이 펼쳐졌다. 가슴이 시원해졌다. 이 길은 약간 험하지만 산토리니에서 제일로 멋있는 산행로이다.


산행으로 흘린 땀은 Vlichada 해변에서 바다에 모두 날려버렸다. 해변에서는 누드비치답게 아무 거리낌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사람들이 홀로 또는 함께 지금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파도소리 가운데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눈이 감겼다.


저녁식사를 하러 딸과 함께 이멜로글로비 마을에 있는 Agean Restaurant로 향했다. 아내와 아들은 다른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하여 피라 마을에 있는 식당으로 떠났다. 친절한 식당 직원들, 전혀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 붉게 저물어가는 노을, 맛있는 새우요리, 공짜로 주는 디저트 그리고 딸과의 데이트까지 이 보다 더 만족스러울 수는 없었다.


식당 앞의 골목 난간에 홀로 앉아 꽤 오랜 시간 동안 석양을 바라보는 아줌마. 어떤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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