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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Feb 09. 2018

[박유신의 PM 이야기 1] 엔지니어 간의 갈등 해결

내가 호주에서 프로젝트 매니저 (Project Manager; PM)로 일한 지도 벌써 4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PM에 관한 글들을 쓰려고 한다.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다양한 이슈에 부딪히게 된다. 벤더가 정해진 납기를 맞추지 못하기도 하고, 예상치 않게 컴퓨터 하드웨어가 비정상적으로 동작하기도 하고, 시장 상황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프로젝트가 갑자기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중 제일 어려운 이슈는 사람 간의 갈등 문제가 아닐까?   


지난 한 달 동안 속을 썩이면서 원인 파악이 되지 않았던 문제가 마침내 드디어 원인 분석이 되었다. 두 개 시스템 간의 연동에 관련된 문제였는데, 한쪽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다른 쪽 시스템의 설정이 제대로 변경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서로 자기 쪽은 문제가 없고 상대방 문제라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진전이 없었다. 결국 모든 프로젝트 멤버들이 여러 차례의 회의에 참석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모든 시스템을 점검해 가면서 마침내 정확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엔지니어들 간의 언쟁이 자주 발생한다. A와 B 두 개의 시스템이 연동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세 가지 경우 중에 하나이다. A가 문제이던지, B가 문제이던지 또는 A와 B 둘 다 문제이다. 어느 한쪽이 문제이면 간단하다. 근데 A와 B 서로 상대방 문제라고 미리 단정하는 경우는 해 길 하기 힘들다. 꽤 상당수의 엔지니어들이 자신만이 옳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럴 경우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기 쉽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 지를 밝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문제의 원인이 밝혀지더라도 상대방의 과거 행위에 대해 서로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프로젝트 매니저(PM)로서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두 엔지니어들에게 현시점의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하고,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는 데 에너지를 쓰지 말고, 같이 협력해서 문제의 원인을 찾도록 하는 것이 바로 PM의 역할이다. 


원인 파악이 되고 나면 솔루션을 고민하게 된다. A 쪽에서 고치던지, B 쪽에서 고치던지, 또는 양쪽에서 고쳐야 한다. 누가 고쳐야 하는지가 명쾌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대개는 여러 방안을 검토해서 기술적 난이도, 소요 시간 및 비용,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서 최종 솔루션을 결정하게 된다.

 

사람 간의 감정에 치우치는 논쟁이 발생할 때, 그 방향을 선회시켜 문제 자체의 원인 분석 및  해결에 집중하도록 하고, 과거의 잘잘못을 논하기보다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토록 하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PM의 역할 이리라. 엔지니어는 자기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겸허히 인정하면 분명 큰 발전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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