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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팔청춘 Feb 12. 2022

자연을 따라
세상과 사물 만들기

책, <요람에서 요람으로>


요람에서 요람으로
(윌리엄 맥도너, 미하엘 브라운가르트 / 에코리브르 / 초판 1쇄 / 2003.03.17)

- 자연을 따라 세상과 사물 만들기 -



우리가 쓰는 자동차, 스마트폰, 컴퓨터, 전자레인지, 펜, 물감, 집. 이 모든 것은 어디서부터 출발할까? 두말할 것 없이 자연이다. 자연에서 나온 철광석을 기본으로 뼈대를 만들고, 자연에서 채취한 물과 석탄으로 전기를 생성하고, 자연에서 채취한 광물로 전기를 저장해 시용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쓰인 제품은 시간이 지나 버려진다.


자원 채취, 자원 가공, 제품 생산, 제품 사용, 폐기. 이것이 현재의 제품 디자인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이럴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자체가 그렇게 하도록 디자인됐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또다시 생산하고, 판매하도록 디자인됐다. 끝없는 생산과 공급, 때론 억지로 만들어 내는 수요(제국주의 시대 열강들은 약소국을 침탈해 자신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수요처로 사용했다)로 유지되게 한다. 또한 더 싸게 만들고, 공급해 많이 파는 상업적 효율성을 추구한다. 그 때문에 싼 가격에 자원을 채취하게 되고, 자연은 파괴되고, 양극화가 발생한다.


자본주의의 생산만 극대화하고, 부산물인 쓰레기와 환경 파괴, 극단적 양극화 처리 방법은 모른다. 물론 쓰레기를 매립하고, 태우며 눈에 보이지 않게 할 순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감출뿐이다. 이렇게 디자인된 경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환경파괴와, 오염은 이 시스템 디자인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걸 말해준다.


책, <요람에서 요람으로>는 애초에 완벽히 디자인된 지구 시스템을 근거해 생태적 효과성과 효율성을 통해 세상과 사물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의 직업은 건축가와 화학자다. 어찌 보면 자본주의 경제에서 가장 핵심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썼다는 게 더 의미 있고, 강렬해 보인다.


경제적 효율성과 효과성을 위해서는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이 어느 정도 동일해야 한다. 즉, 어느 환경에서도 같은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환경에서도 같은 기능을 낸다는 것은 가장 극한의 환경에서도 쓸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즉 그다지 강력한 화학품이 필요 없음에도 그 기능을 일부러 넣는다는 것이다. 그래야 지구 반대편 어딘가 혹한 환경에서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개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은 제품 대량생산에 맞지 않는다.


제조업자들이 하는 일을 보면 마치 생태 환경을 궤멸시키고자 더 많은 화학 부대를 투입하는 모습 같다. 기름으로 얼룩진 팬에 하루 종일 엉겨 붙어 있던 음식 찌꺼기를 벗겨내려면 세제가 얼마나 강력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세제가 강에 흘러 들어가 물고기의 미끄러운 표피나 식물의 연한 외막에 닿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자.(p.47)


보편적 디자인을 추구하는 제조업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에 따라 제품을 디자인한다. 최악의 환경에서도 동일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품을 디자인하는 궁극적 목표는 최대한의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산업과 자연 세계가 맺고 있는 독특한 관계를 드러내는 사례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디자인은 자연이 곧 적이라는 개념을 반영한다.(p.47)


문제는 이런 기능과 디자인이 자연에 적대적이라는 점이다. 자연은 서로가 서로를 돕고 순환하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즉 스스로를 자연 친화적 이도록 디자인했다. 인간의 모든 제품 생산과 디자인은 이런 자연을 물리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인간이 이랬던 이유는 이 시스템이 GDP 성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상품과 판매, 이윤은 곧 GDP에 반영된다. GDP는 인간 발전의 척도다. 때문에 정치인, 기업인 모두 GDP 성장을 이야기하고, 일반 시민과 소비자 조차도 GDP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발전을 측정하는 도구로 GDP를 사용한 것은 천연자원이 무한한 것으로 여겨지고 '삶의 질'이란 더 나은 경제적 생활 수준을 의미하던 시기부터였다. 번영을 경제 활동만으로 판단한다면, 자동차 사고∙병원 출입∙질병(암과 같은)∙독극물 유출 사고 등도 모두 번영의 신호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 훼손∙문화적 고갈∙사회와 환경에 대한 부정적 효과∙삶의 질 하락과 같은 재난들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한 지역 전체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 활동을 언제나 좋은 것으로 파악하는 단순 경제 지표에서는 이런 사실이 완전히 배제된다. 모든 국가들은 GDP 같은 측정 도구가 뜻하는 '발전'에 도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경제 발전을 좇는 이런 경주에서 사회적 활동, 생태적 영향, 문화 활동, 그리고 장기적 효과는 무시된다.(p.55)


하지만 이런 GDP에는 문제가 있다.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활동의 부산물마저도 GDP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독극물을 강에 버렸다고 치자. 이 강물이 흘러 사람들이 먹는 지하수에 스며들었고, 그 지하수를 먹은 사람이 독극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곧장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돈을 지불한다. 이는 GDP에 반영된다. 삼림파괴도 GDP에 들어간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면서 이윤을 얻고, 제품을 생산한다면 결국 사람들의 월급, 제품 생산,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점이 대부분의 제품 디자인이 자연을 적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시스템 자체가 자연에 적대적이다.


자 과연 이게 옳을까? 당연히 옳지 않다. 옳지 않음을 인식하고, 변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었다. 너무나 많은 피해와 심각한 오염을 불러와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자 공장에 대해 규제를 한 것이다. 이후 산업화 폐해에 대한 대책은 대체로 '덜 나쁜' 방식을 찾는 것이다.


줄이고, 피하고, 최소화하고, 억제하고, 제한하고, 저지하는 것이다. 현재 기업에서 많이 쓰는 방식이다.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인명 피해를 줄인다 등 언론 기사나 기업이 발간한 지속가능 보고서를 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문구들이다. 이 용어들은 오랫동안 환경 관련 제안이 나올 때마다 그 중심에 있었다.


요즘의 기업 경영을 보면 환경 중심에 있는 한 가지는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사용양을 줄이고, 재활용한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 대포적인 예가 '업사이클링'이다. 기존 제품을 재활용해 다른 제품으로 만드는 활동이다. 즉 기존의 제품을 재생해서 다시 쓴다는 의미다.


재생은 또 어떤가? 우리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재생은 사실 '다운 사이클링'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재생되는 물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p.81)


모든 종류의 다운사이클 물질은 원래 물질보다 순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용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더 많은 화학 물질을 첨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을 녹여 혼합물을 만들 때는 플라스틱 내의 폴리머 강도와 탄력성을 높여주는 사슬고리가 짧아진다. 이 재생 플라스틱은 물질적 특성이 변했기 때문에(탄성∙투명도∙장력이 감소한다),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얻기 위해서는 화학 첨가제나 금속 첨가제가 들어가야 한다. 그 결과 다운 사이클링 플라스틱에는 '순수한' 플라스틱보다 더 많은 첨가제가 함유되어 있다.(p.83)


다운사이클 된 재료를 창의적으로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좋은 의도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재활용 플라스틱병에서 추출한 합성 섬유로 만든 옷을 사 입으며 자신이 환경적으로 건전한 선택을 했다고 느낀다. 하지만 플라스틱병에서 추출한 섬유에는 안티몬, 촉매제 찌꺼기, 자외선 안정제, 가소제, 산화 방지제 등이 들어 있다. 이런 성분들은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p.83~84)


기업이 업사이클링이라고 하는 제품들은 사실 업이 아닌 다운이다. 기존 제품을 모아서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물질들과 혼합하게 되고, 재가공하는 과정에서 강도, 탄력성 등 유지되어야 하는 요소들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다운 사이클링은 제품의 수명을 억지로 연장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애초에 제품 자체가 한번 쓰고 버려지도록 디자인됐다. 재생에 용이하지 않도록 디자인된 걸 디자인해서 쓰게 되면 없던 문제를 만드는 꼴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업사이클링은 무엇일까? 다운 사이클링의 반대다. 산업 물질의 순환에 있어 원래의 특징을 계속 유지하며 재활용하는 것이다. 컴퓨터 몸체를 다시 사용해 새로운 컴퓨터 몸체로 쓰는 것이다. 다른 첨가물이나 합성을 하지 않고, 기존 모형과 기능을 그대로 살리는 것. 그것이 진정한 업사이클링이다. 


업사이클링에서 주목할 건 물질의 순환과 원래의 특징 유지다. 자연에 속한 모든 것은 원래의 특징이 있다. 나무가 물을 흡수해 자라고, 나뭇잎이 광합성하고, 산소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새들의 서식지가 되고, 열매를 맺고, 열매가 떨어져 썩고, 썩은 열매의 씨앗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내린 뿌리가 자라 다시 나무가 되는 것. 이것이 자연의 순환이고 원래의 특징이다. 


하지만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시스템은 이 자연 시스템을 공격하고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그러자 발생한 문제점들을 그저 덜 나쁜 방식으로 대체하려는 것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하지 못한다. 애초 나쁜 방식으로 쓰이도록 디자인됐기 때문에, 덜 나쁘게 하려고 해도 나쁠 수박에 없다. 잘못 건드렸다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시스템 디자인 자체를 바꿔야 한다. 그 방식은 자연의 디자인 방식을 따르는 것이다. 그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고, 무언가를 되돌려주지 않는 건 인간뿐이다.


중요한 것은 효율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산업과 시스템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업과 시스템을 더욱 광범위하게 개선해 세상에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생명을 부활시키며 모두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제조업자들과 기업가들이 '옳은 일'을 할 때 지구 상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와 앞으로 이 지구 상에 살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한 긍정적인 성장 -더 많은 기회∙건강∙다양성∙지혜∙풍요- 이 가능해질 것이다.(p.109)


넘쳐흐르는 다양성, 넘쳐흐르는 풍요로움. 이것이 바로 자연의 디자인 방식이다. 에너지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태양에 대한 지구의 응답이었던 것이다.(p.164)


생물학적 다양성이란 수많은 다양성 중 한 가지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산업체는 그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에너지 유입 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지역의 사회적∙문화적∙경제적 요인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를 주변의 문화나 풍경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독립체로 바라보지 말고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p.168~169)


자연의 법칙을 따르게 되면, 더 이상 생산하고 버리는 시스템을 추구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폐기되는 제품을 자원으로 보고 재사용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진짜 업사이클링을 시도하게 된다. 또한 제품 디자인 자체적으로도 한 가지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비단 한 세대만이 아니라 이후 세대에게도 꾸준히 사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게 된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원도 지역에서 생산하고, 해당 자원을 오로지 한 용도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자원이 가진 특성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고, 다양하게 사용되도록 효율성을 추구하게 된다. 이것이 생태적 효과성과 효율성이다. 이것은 애초 자연의 디자인 방식이었다. 나무가 단순히 새의 서식지만 되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고, 열매를 맺게 하듯이 자원 자체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타고났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은 재료와 원료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시작하는 개념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이용하면 지역 산업에도 이익이다.(p.172)


자연계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뭔가를 취하면서 자신들도 그 환경에 뭔가를 되돌려준다. (중략) 제품을 생산하고 부산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쏟아내거나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대신 생분해성 물질로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고 기술적 물질을 다시 활용하는 공장을 세울 수 있다. 스스로 통제하는 시스템을 디자인할 수 있다. 자연을 그저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대신 인간 스스로 자연의 도구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세상을 파괴하는 사고방식이나 제조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풍부한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p.209)


기존의 경제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잘못됐음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후위기가 그렇고, 양극화와 삼림파괴 등등이 그렇다. 더 이상 두고 보면 안되고, 바꿔야 한다. 그 방식은 인간과 자연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것이어야 하며, 그 담보는 자연의 디자인 방식을 차용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현재의 경제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NGO는 말할 것도 없고, 현재 경제시스템의 특혜를 받은 투자자까지도 외치고 있다. 당연히 기업도 그에 맞게 변화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아쉬운 것은 모든 활동이 그저 조금 덜 나쁘게를 시도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피해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지금의 문제를 바꿀 수 없어 보이는데, 모든 것이 이 방법을 쓰고 있다.


문제는 나도 이 문제의 완벽한 대안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걸 해결하면 이 문제가 튀어나오고, 튀어나온 걸 해결하려니 기존에 문제가 다시 떠오른다. 대표적인 업사이클이 그렇다. 제품 재활용이 분명 좋은 방법이나, 없던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내니 말이다. 더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건,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단순히 기존 제품을 재활용하는 게 맞는 걸까? 기존 문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제품을 또 생산하는 게 옳은 걸까?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하는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새롭게 구상하는 환경 아이디어에 이 부분을 적극 활용해 봐야겠다.


밑줄

- '요람에서 무덤으로' 식의 디자인이 제조업을 지배하고 있다. 몇몇 자료에 따르면 소비재에 사용되는 재료의 90퍼센트 이상은 제품의 제조가 시작되는 동시에 못쓰게 된다고 한다. 제품 자체가 오래가지 못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장 비싼 최신형 제품을 새로 사는 것이 기술자를 찾아내 기존 제품을 수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때도 있다. 사실 소비자로 하여금 쓰던 물건을 버리고 새것을 구입하라고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 동안만 내구성을 갖게, 즉 '적당한 때가 되면 지겨워지도록' 설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레기통에서 볼 수 있는 폐기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제품 그 자체는 생산과 유통 과정에 소요되는 전체 원자재의 5퍼센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p.44)


- 제조업자들이 하는 일을 보면 마치 생태 환경을 궤멸시키고자 더 많은 화학 부대를 투입하는 모습 같다. 기름으로 얼룩진 팬에 하루 종일 엉겨 붙어 있던 음식 찌꺼기를 벗겨내려면 세제가 얼마나 강력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세제가 강에 흘러 들어가 물고기의 미끄러운 표피나 식물의 연한 외막에 닿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자.(p.47)


- 보편적 디자인을 추구하는 제조업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에 따라 제품을 디자인한다. 최악의 환경에서도 동일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품을 디자인하는 궁극적 목표는 최대한의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산업과 자연 세계가 맺고 있는 독특한 관계를 드러내는 사례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디자인은 자연이 곧 적이라는 개념을 반영한다.(p.47)


- 발전을 측정하는 도구로 GDP를 사용한 것은 천연자원이 무한한 것으로 여겨지고 '삶의 질'이란 더 나은 경제적 생활 수준을 의미하던 시기부터였다. 번영을 경제 활동만으로 판단한다면, 자동차 사고∙병원 출입∙질병(암과 같은)∙독극물 유출 사고 등도 모두 번영의 신호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 훼손∙문화적 고갈∙사회와 환경에 대한 부정적 효과∙삶의 질 하락과 같은 재난들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한 지역 전체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 활동을 언제나 좋은 것으로 파악하는 단순 경제 지표에서는 이런 사실이 완전히 배제된다. 모든 국가들은 GDP 같은 측정 도구가 뜻하는 '발전'에 도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경제 발전을 좇는 이런 경주에서 사회적 활동, 생태적 영향, 문화 활동, 그리고 장기적 효과는 무시된다.(p.55)


- 보다 덜 파괴적인 방향으로 산업을 이끌어가려는 시도는 산업혁명 초창기부터 있어왔다. 그 당시에도 너무나 많은 피해와 심각한 오염을 불러와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을 급격히 증가시킨 공장에 대해 규제를 가했다. 그 후 산업화의 폐해에 대한 전형적인 대책은 '덜 나쁜' 방식을 찾는 것이었다. 여기에 줄이고, 피하고, 최소화하고, 억제하고, 제한하고, 저지한다 등의 친숙한 용어들이 등장했다. 이 용어들은 그간 오랫동안 환경에 관련된 제안이 나올 때마다 늘 중심에 자리했으며, 현재 산업계에서 채택하고 있는 환경 의제의 핵심을 이루었다.(p.67)


- 이 원고를 인쇄소에 넘김으로써 나는 나무가 잘려나가는 것을 거들고 있다. 커피에 크림을 넣음으로써 목초지 고갈과 브라질 새들의 멸종을 거들고 있다. 포드 차에 올라 새를 관찰하러 가거나 사냥을 하러 감으로써 유정을 메마르게 만들었고, 고무를 얻기 위해 제국주의적 성향의 정치가를 지지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둘 이상의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나는 더 많은 인쇄소∙소∙커피∙석유가 필요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더 많은 새∙나무∙꽃들이 죽거나 그 서식지가 황폐해졌다.(p.69)


- "리사이클링이란 지나친 소비로 인한 숙취를 조그이나마 줄이기 위한 아스피린"이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욱 많이 재생하고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적게 생산하고 적게 버리는 것이다."(p.74)


- 생태적 효율성이란 원료를 채취해 제품을 만들어 사용하다 버리는 인간의 산업을 경제, 환경, 윤리적 문제를 두루 고려하는 산업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기업들은 변화를 위한 전략으로 생태적 효율성을 선택하게 되었다.(p.75)


- 생산 또는 배출되는 독성 폐기물의 양이든, 사용하는 원자재 양이든, 혹은 제품 자체의 크기를 줄이든, 뭐든 상관없이 '감소'는 생태적 효율성을 지탱하는 중심 원리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감소로는 고갈이나 파괴를 막아내지 못한다. 고갈이나 파괴의 기간을 연장시키고 그 영역을 좁히는 것은 단지 속도를 늦추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p.78)


- 산업 활동에서 생성된 위험한 독성 물질과 배출 물질의 양을 줄이는 것은 생태적 효율성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 논쟁의 여지가 없는 듯한 얘기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극소량의 위험 물질도 생태계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사용하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수많은 소비재에서 검출되어 호르몬을 변형시키고 인간을 비롯한 생물의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는 내분비 교란 물질은 중대한 문제로 대두된다.(p.78)


- 궁극적으로 자연에 안전한 영양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지 않은 물질로 퇴비를 만드는 것 역시 문제가 된다. 포장지나 종이가 포함된 이른바 유기 분해성 도기 쓰레기들을 퇴비로 사용하면 여기 포함되어 있는 화학 물질이나 독성 물질이 환경에 스며든다. 아무리 소량일지라도 이런 식으로 방출되는 독성 물질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 차라리 재활용하지 않고 그냥 매립지에 묻어버리는 것이 덜 유해할 수도 있다.(p.81)


- 재생은 또 어떤가? 우리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재생은 사실 '다운 사이클링'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재생되는 물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p.81)


- 모든 종류의 다운사이클 물질은 원래 물질보다 순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용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더 많은 화학 물질을 첨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을 녹여 혼합물을 만들 때는 플라스틱 내의 폴리머 강도와 탄력성을 높여주는 사슬고리가 짧아진다. 이 재생 플라스틱은 물질적 특성이 변했기 때문에(탄성∙투명도∙장력이 감소한다),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얻기 위해서는 화학 첨가제나 금속 첨가제가 들어가야 한다. 그 결과 다운 사이클링 플라스틱에는 '순수한' 플라스틱보다 더 많은 첨가제가 함유되어 있다.(p.83)


- 애초에 재생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든 종이를 재활용하려면, 광범위한 표백 과정을 비롯해 여러 가지 화학 처리를 거쳐야 한다. 그 결과 화학 물질과 펄프의 이상한 혼합물이 탄생하는데, 간혹 여기에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독성을 지닌 잉크가 들어가기도 한다.(p.83)


- 다운사이클 된 재료를 창의적으로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좋은 의도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재활용 플라스틱병에서 추출한 합성 섬유로 만든 옷을 사 입으며 자신이 환경적으로 건전한 선택을 했다고 느낀다. 하지만 플라스틱병에서 추출한 섬유에는 안티몬, 촉매제 찌꺼기, 자외선 안정제, 가소제, 산화 방지제 등이 들어 있다. 이런 성분들은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p.83~84)


- 디자인에 있어 재활용만을 강조하느라 다른 요건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재활용 재료라고 해서 모두 다 환경에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충분한 이해 없이 그저 피상적으로 환경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어쩌면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p.84)


- 다운 사이클링에는 문제가 한 가지 더 있다. 기업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 디자인할 때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긴 생애를 누리도록 강요받다 보니, 재생에 있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하고 따라서 에너지와 자원도 더욱 많이 소모하게 된다. (중략) 애초에 새로운 포장지로 재활용하도록 디자인하지 않았기 때문에(말하자면, 이 제품을 만든 제조업체들이 처음부터 재활용을 고려해 디자인한 것이 아니므로) 부가적인 처리 비용이 필요해진다. 결국 소각하거나 폐기물 처리장에 던지기 전까지 기존 포장재는 품질이 더 낮은 제품으로 다운사이클 될 뿐이다.(p.84~85)


- 지나치게 효율적인 건물 역시 위험할 수 있다. 몇십 년 전 터기 정부는 '효율적'으로 아파트와 개인 주택을 설계하고 건축해 싼 값에 공급했다. 최소한의 철근과 콘크리트로 지은 이런 집들은 1999년 지진 때 맥없이 무너져버렸다. 오래전에 지은 '비효율적'인 주택들은 훨씬 더 잘 버텨냈는데 말이다. 이런 효율 우선 전략은 단기적으로 돈을 조금 더 아낄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극히 위험한 것이었다. 전통적인 주택보다 훨씬 더 심각한 위험에 사람들을 노출시킨다면 싸고 효율적인 집이 사회적으로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p.90)


- 경제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상업과 교육은 본래적으로 영속적인 존재이고, 그 존재의 유지를 위해 연료를 공급하려면 성장이 필수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다 보니 성장이란 팽창의 계속이며 오래된 삼림과 야생생물의 서식지와 다양한 생명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결국 더 심한 공해와 유독 물질과 지구 온난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환경보호주의자들과 다툴 수밖에 없다. 성장을 제한하려는 환경보호주의자들의 주장은 '성장 제로'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경제계 인사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자연과 산업 사이의 갈등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p.109)


- 중요한 것을 효율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산업과 시스템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업과 시스템을 더욱 광범위하게 개선해 세상에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생명을 부활시키며 모두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제조업자들과 기업가들이 '옳은 일'을 할 때 지구 상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와 앞으로 이 지구 상에 살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한 긍정적인 성장 -더 많은 기회∙건강∙다양성∙지혜∙풍요- 이 가능해질 것이다.(p.109)


- 생물학적 물질대사를 위해 엄청난 영양분을 토양으로부터 빨아들이면서 반대로 사용 가능한 형태로 이를 되돌려주지 않은 유일한 생명체가 바로 인간이다. 몇몇 지역에서 행해지는 미미한 형태를 제외한다면,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얻은 영양분을 자연에 되돌려주는 일은 거의 없다.(p.134)


- 제품이 그다음 생에 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함부로 재사용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p.137)


- 매립지에 산처럼 쌓인 폐기물들은 점점 더 심각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폐기물의 양, 즉 쓰레기가 차지하는 공간이 아니라 '요람에서 무덤으로'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디자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p.137)


- 사람들은 자신이 강력하고 독특한 특징을 지닌 개인이라고 생각한다. 또 늘 최신 제품, 아직 누구도 손대지 않은 '순수한' 재료로 만든 제품을 열망한다. 새로운 제품의 포장을 벗기는 것은 그 순결함을 손에 넣는 은유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 순수한 이 물건은 내 것이다. 내가 이 제품을 다 사용하고 나면(나는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이므로) 다른 사람들은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 그것이 당연하다." 업계에서는 이런 사고방식에 따라 물건을 디자인하고 기획한다.(p.142)


- '업사이클'이란 산업 물질의 순환에 있어 원래의 특징을 계속 유지하며 재활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컴퓨터의 단단한 몸체가 방음벽이나 화분 등으로 '다운 사이클'되는 대신 계속 컴퓨터의 몸체로 사용되거나 자동차나 의료기기 등 다른 고급 제품으로 사용될 때, 이를 업사이클이라 말한다.(p.150~151)


- 우리가 고안한 아이디어 중 하나는, 카펫 뒷면은 내구성을 강화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윗면은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고객이 카펫에 싫증을 내면 제조업자는 윗면만 떼어내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색과 문양으로 바꿔준다. 그리고 이전의 뒷면은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관하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사람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고 싶은 욕구를 발산할 수 있으며, 그 재질이 기술적 물질대사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기업은 별다른 부담 없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적극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업 자체들은 귀한 부품을 회수하기 위해 사람들이 예전에 타던 자동차를 반납해주기를 바란다. 예전에는 고객이 새 차를 몰고 떠나면 자재와 원료와 영영 헤어져야 했지만, 이제는 차를 수거해 활용함으로써 고객의 삶을 더욱 향상하고 부품업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p.155)


- 제품을 서비스 이용물로 디자인하는 것은 이 제품이 제대로 분해될 수 있게 디자인한다는 말이기도 하다.(p.155)


- 핵폐기물은 분명히 판매 불가 제품이다. 명확히 말하자면, 위험한 요소를 함유한 모든 제품이 판매 불가 제품일 것이다. PVC는 그저 한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대신 비용 효과적인 해독 방법을 발견할 때까지 안전하게 '보관'하는 편이 낫다.(p.158)


- 넘쳐흐르는 다양성, 넘쳐흐르는 풍요로움. 이것이 바로 자연의 디자인 방식이다. 에너지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태양에 대한 지구의 응답이었던 것이다.(p.164)


- 생물학적 다양성이란 수많은 다양성 중 한 가지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산업체는 그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에너지 유입 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지역의 사회적∙문화적∙경제적 요인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를 주변의 문화나 풍경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독립체로 바라보지 말고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p.168~169)


-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은 재료와 원료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시작하는 개념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이용하면 지역 산업에도 이익이다.(p.172)


- 물리적 재료뿐만 아니라 물리적 과정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마구 찍어내고 베어버리며 경관을 파괴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재래종을 잘 보호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지역 및 세계적인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폐기물로 그 지역 강물과 대기를 오염시키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며, 폐기물을 하류로 방류하거나 배에 실어 규제가 심하지 않은 다른 나라로 보내는 행위 역시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p.172)


- '요람에서 요람으로'라는 개념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다양한 사용법, 다양한 사용자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무실이나 상점은 특정 목적으로 사용한 후 완전히 파괴하거나 엄청난 개보수 공사를 하는 대신 여러 세대 동안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p.189)


- 다양성이 자연의 디자인 원칙이라면, 이를 존중하지 않는 인간의 디자인 법칙은 우리 삶의 생태적이고 문화적인 구조를 약화시켰고 기쁨과 즐거움을 크게 감소시켰다.(p.194)


- 생태적 효과성은 상업이나 교육을 변화의 엔진으로 인식해 재빠르고 생산적인 반응을 중시한다. 하지만 상업이나 교육에 있어 환경적∙사회적∙문화적 측면을 무시한 다면, 고귀한 자연 자원이나 인적 자원의 파괴를 가져와 우리 후손들에게 엄청난 비극을 불러일으킬 것이다.(p.201)


- 전통적인 디자인 평가 기준에는 세 가지가 있다. 비용, 미적 아름다움, 품질.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이렇게 질문한다. 이 디자인을 통해 이윤을 낼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이 제품을 매력적이라고 여길까? 이 디자인이 제대로 작동할까?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한 기업이나 개인은 환경과 공정성, 경제라는 '세 가지 핵심 사항'을 즐겨 사용한다. 이런 접근법은 환경보호에 관한 관심을 기업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어 중요한 효과를 낸다.(p.205~ 206)


- 하지만 그 실행에 있어서는 경제적 측면을 우선 고려하며,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측면은 그저 부가적이거나 추가 요소로 생각할 뿐이다. 기업들은 재빨리 경제적 이윤을 계산한 다음 추가로 사회적 혜택, 즉 환경적 피해를 몇 가지 줄이는 것-오염 물질 축소, 매립지로 가는 폐기물 감소, 원료 절감-을 고려한다. 바꿔 말하면, 언제나 그래 왔던 것처럼 경제적인 측면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다음 생태적 효율성과 사고의 감소, 생산 용이성, 일거리 창출, 인류애라는 것은 그저 가외로 고려하는 것이다.(p.206)


- 자연계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뭔가를 취하면서 자신들도 그 환경에 뭔가를 되돌려준다. (중략) 제품을 생산하고 부산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쏟아내거나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대신 생분해성 물질로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고 기술적 물질을 다시 활용하는 공장을 세울 수 있다. 스스로 통제하는 시스템을 디자인할 수 있다. 자연을 그저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대신 인간 스스로 자연의 도구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세상을 파괴하는 사고방식이나 제조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풍부한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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