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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팔청춘 Feb 22. 2022

환경주의적 비즈니스 구조 변화

책, <비즈니스 생태학>

비즈니스 생태학
(폴 호켄 / 에코리브르/ 초판 1쇄/ 2004.09.20)

- 환경주의적 비즈니스 구조 변화 -


현재 비즈니스 모델은 선형적이다. 자원을 채취하고,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폐기한다. 일직선으로 돌아가는 비즈니스 모델은 필연적으로 지구에서 자원을 뽑고, 버려야 한다. 지구는 비즈니스 자원의 보고인 동시에, 거대한 쓰레기통 역할을 한다.


선형적 구조의 문제점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후변화다. 현대에 없어선 안 될 자원인 석탄과 석유를 채취하고 가공하면서 수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자원을 뽑고 가공할 때뿐만 아니라, 사용할 때도 이산화탄소가 나오고, 만들어진 후 폐기될 때까지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처음에는 지구의 재생 능력으로 괜찮았을지 모르지만,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할수록 더 많은 자원을 채취하고, 태우면서 그 한계를 벗어나버렸다.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책, <비즈니스 생태학>은 선형적인 비즈니스 구조가 생태학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비즈니스 구조의 근본적 변화다. 저자가 말하는 변화된 시스템은 지구를 닮았다. 지구에는 버려지는 게 없고, 쓰레기를 자원으로 이용한다. 그것이 수 만년에 걸쳐 지구가 만들어낸 시스템이다. 저자인 폴 호켄은 현재의 비즈니스 구조가 이런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쓰레기가 자원이 되는 시스템, 수소와 태양 에너지를 기반한 경제 시스템, 회복을 뒷받침하는 피드백 시스템이다.


오늘날 기업들이 실천하고 있는 환경주의는 칭찬할 만한 일인지는 몰라도 지엽적인 해결책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경영상의 문제라기보다는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지닌 결함, 즉 '구조'의 문제다.(p.8)


지금의 산업사회에서 모든 행위가 그러한 의도와 상관없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가 되고 마는 것처럼, 모든 행위가 그러한 의도와 상관없이 환경을 '위한' 행위가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p.9)


회사 식당에서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하거나 행사용으로 나무를 심거나 하는 일은, 타이타닉호에 고인 물을 티스푼으로 떠내는 것만큼 소용없는 일이다. 재활용과 나무 심기도 바람직하지만, 애처로울 정도로 무기력한 일이다. 전 세계적인 생태계 파괴의 패턴이 계속된다면, 비즈니스라 한들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원을 고갈시켜 만든 자본으로 고갈되는 자원에 대한 소비와 수요를 늘리는 것은 대체 무슨 논리인가? 자연의 모든 원칙을 거스르는 비즈니스 시스템 속에서 우리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단 말인가?(p.23)


현재의 비즈니스 시스템은 오래도록 이어져 그 형태가 굳어졌다. 물론 변화는 있었다.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그것이다. 이들은 석탄과 석유를 사용하는 대신 태양광을 이용하고,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삼림을 파괴하지 않고, 공급망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적정 임금을 지불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플라스틱은 끝없이 재활용되지 않고, 내가 삼림을 파괴하지 않는다고 하여 다른 기업도 파괴하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지속 가능성을 담은 제품은 시장에서 선택받기 어렵다. 비용을 외부화하지 않고, 제품에 내재화한 결과 가격이 비싸져 가격 경쟁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이 없는 제품은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 한 달에 100만 원 버는 사람이 50만 원짜리 옷을 살 수는 없다.


시장 역시 이것을 알기에, 비용은 외부에 맡기고 제품은 값싸게 내놓는다. 외부 비용은 기업이 해당 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회에 외부화한 비용이다. 환경오염, 환경오염을 회복시키기 위해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 환경오염으로 피해를 받는 사람들의 비용은 절대로 넣지 않는다. 그 가격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은 싸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반면 그 값에 진짜 비용을 담아야 한다는 외부 목소리 높다. 환경 단체, 인권 단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결국 내게 온 제품의 가격이 싼 가격일지언정 옳은 가격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시장은 생산이 소비를 낳는 장소다. 그 생산이 파괴와 쓰레기도 낳는다는 사실이 지금의 시장에서는 반영되지 않는다. 시장은 가격에 의존하는 시스템이므로 당연히 최저가를 들고 오는 사람에게 유리한데, 최저가란 '반영되지 않은' 비용으로 보면 최고가를 뜻하기도 한다.(p.128)


어째서 생명을 파괴하는 유해한 제품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싼 가격에 팔릴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시장은 가격 책정에서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함으로써 제품의 '실제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즈니스에는 상반된 두 가지 요구가 작용하게 된다. 하나는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많이 팔기 위해 가격을 최대한 낮추려는 요구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적으로 책임 있게 행동하는 데 드는 비용을 생산가에 포함시키려는 절박한 사회적 요구이다.(p.35~36)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대체로 강경하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듣기는 하겠으나 너무 강렬하게 말하는 바람에 도망가게 된다. 또한 소비자 역시 값싼 제품이라는 걸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기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는 내가 CSR, ESG 등에 관심을 두는 이유기도 하다. 기업이 바뀌지 않는 한, 현재의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기업 구조의 변화, 비즈니스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저자가 말하는 변화된 기업의 모습은 자연 시스템을 닮았다. 자연은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다. 버려진 것을 사용해 성장하고, 번영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기업 비즈니스의 모습도 이렇다. 쓰레기를 자원으로 활용하고, 석탄과 석유 등 지속 불가능한 자원을 쓰는 게 아니라, 태양으로 부터 오는 에너지를 원동력 삼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비즈니스를 행하는 기업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환경세 같은 것으로, 석유나 석탄을 원동력 삼는 기업에게 환경세를 거두고, 거둔 환경세를 태양광이나 수소를 원동력 삼는 기업에게 지급하는 것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기업들이 계속 말하는 지속 가능성으로 충분한가?라는 의문이 자꾸 들었다. 일부 기업들은 본인들이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제대로 까 보면, 극히 일부만 친환경으로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저자는 책의 첫 부분에서 파타고니아, 3M 등 선도 기업을 말하며, 지구 상의 모든 기업이 이렇게 환경주의적 노선을 취한다고 해도 세계는 여전히 몰락의 길로 갈 것이라고 말한다. 지속 가능한 세계를 목표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요즘 기업을 봐도 말은 지속 가능 발전을 목표로 하고, 지속 가능 경영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그 기업 비즈니스 구조는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과 비닐을 일부 친환경으로 바꿨다고 하여, 만족해도 될까? 그것이 진짜 지속 가능한 경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평소에도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더욱 단단해졌다.


회사 식당에서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하거나 행사용으로 나무를 심거나 하는 일은, 타이타닉호에 고인 물을 티스푼으로 떠내는 것만큼 소용없는 일이다. 재활용과 나무 심기도 바람직하지만, 애처로울 정도로 무기력한 일이다. 전 세계적인 생태계 파괴의 패턴이 계속된다면, 비즈니스라 한들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원을 고갈시켜 만든 자본으로 고갈되는 자원에 대한 소비와 수요를 늘리는 것은 대체 무슨 논리인가? 자연의 모든 원칙을 거스르는 비즈니스 시스템 속에서 우리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단 말인가?(p.23)


순환적 시스템인 자연에는 다른 생태계의 먹이가 되지 않는 쓰레기란 존재하지 않는다. (중략) 자연계의 모든 과정은 직∙간접적으로 다른 생물종의 먹이를 만들어낸다. (중략) 각각의 생물은 어떤 식으로든 다른 생물처럼 혜택을 받는다.(p.72)


모 기업의 자원 순환 아이디어 기획서를 작성하며 책을 읽었다. 단순히 책만 읽었다면 감흥이 떨어졌을 수도 있는데, 아이디어 기획서를 쓰면서 하니 힘도 얻는 동시에, 내가 쓰는 게 정말 이 지구에 이로울까? 기업 비즈니스 구조에 변화를 주는 걸까? 근본적인 해결책인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기업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그 영향력이 순환적이고, 공정하고, 옳게 바뀐다면 부정적 영향의 크기만큼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차원에서 책, <비즈니스 생태학>은 기업이 앞으로 바뀌어야 할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기업의 대표들은 모두 폴 호켄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직전에 읽은 <전 세계 환경 경영의 첫 번째 이름, 인터페이스>의 창립자 레이 앤더슨은 <비즈니스 생태학>을 읽고 인터페이스의 기업 비즈니스 구조를 전면 뜯어고치기까지 했다.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문장은 깔끔하고, 논리는 탄탄하다. 책이 절판되는 바람에 출판사에도 연락하고, 중고서점도 찾으며 정가에 두 배 넘게 주고 책을 구입했는데, 그 돈과 수고가 아깝지 않다. 요 근래 읽은 책 중에 밑줄이 가장 많은 걸 보면 알 수 있다. 모두가 꼭 읽었으면 좋겠다.


밑줄

- 지구 상의 모든 기업이 밴 앤드 제리스, 파타고니아, 3M 등의 '선도' 기업들과 같은 최선의 환경주의적 노선을 택한다 해도, 세계는 여전히 몰락의 길로 나아갈 거라는 사실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소수의 경영자조차 지속 가능한 세계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면, 오늘날 기업들이 실천하고 있는 환경주의는 칭찬할 만한 일인지는 몰라도 지엽적인 해결책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경영상의 문제라기보다는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지닌 결함, 즉 '구조'의 문제다.(p.8)


-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행위 하나하나가 본래부터 지속 가능하고 회복적인 행위가 되는 비즈니스 시스템이 필요하다. 비즈니스는 경제적∙생태적∙인간적인 시스템을 통합해 지속 가능한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개개의 기업 차원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시스템이 바뀌기 전에는 제대로 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지금의 산업사회에서 모든 행위가 그러한 의도와 상관없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가 되고 마는 것처럼, 모든 행위가 그러한 의도와 상관없이 환경을 '위한' 행위가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중략)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상상하는 시스템이다.(p.9)


- 회복의 경제는 자연의 순환 과정을 모방하고 보강하는 지속 가능한 생산 및 분배 활동 안에 생태학과 비즈니스를 하나로 결합시킨다. 회복의 경제는 우리 인간이 자연과, 우리 서로와, 우리 일상 행위에 좌우되는 존재이며 동시에 그것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라는 비즈니스의 '신지식'을 제안한다.(p.21)


- 회사 식당에서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하거나 행사용으로 나무를 심거나 하는 일은, 타이타닉호에 고인 물을 티스푼으로 떠내는 것만큼 소용없는 일이다. 재활용과 나무 심기도 바람직하지만, 애처로울 정도로 무기력한 일이다. 전 세계적인 생태계 파괴의 패턴이 계속된다면, 비즈니스라 한들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원을 고갈시켜 만든 자본으로 고갈되는 자원에 대한 소비와 수요를 늘리는 것은 대체 무슨 논리인가? 자연의 모든 원칙을 거스르는 비즈니스 시스템 속에서 우리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단 말인가?(p.23)


- 지난 한 세기 동안 산업화의 물결은 수십억 년간 저장된 자원을 파내고 짜내고 가공하면서 전 세계를 휩쓸었다. 그러면서 각국의 수도, 지배 종족, 힘 있는 정부, 엘리트 집단을 부유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모든 자원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은 발전, 발명, 대자본, 지속적인 성장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지배적인 비즈니스 문화가 탄생했다. 비즈니스가 '다수에게 나눠줄 숨은 부를 창조하는 제도적인 열쇠'라는 말은 수세기 동안 유효했다.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현재의 부를 분배하기보다 미래의 부를 훔쳐다 현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 사회는 '훔친 부'로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p.24)


- 비즈니스 언어가 구체적인 것 같아도 사실 구체적이지 않다. 하와이 사람들이 138가지의 비를 나타내는 표현을 갖고 있다면, 하와이 사람들에게는 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비즈니스 언어에서 수익을 나타내는 말은 '총'과 '순' 두 가지뿐이다.(p.31~32)


- 회복의 경제는 산업경제의 반대편에 있다. 산업경제는 땅과 생산 과정을 별개로 생각하고, 땅과 인간을 별개로 생각하며,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가치와 인간적 가치를 별개로 생각한다. 산업경제에서 비즈니스는 돈을 벌기 위해 생겨난다. 비즈니스의 재정 능력과 성장 능력은 돈을 얼마나 버즈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회복의 경제에서 비즈니스의 사활은 생산 및 분배 방법에서 얼마나 '순환 시스템'을 따르느냐에 달려 있다. 회복의 경제는 현재 경제 시스템의 근간을 상당 부분 뒤집어엎을 것이다. 회복의 경제에서는 환경을 회복시키는 일과 돈을 버는 일이 동일한 과정 속에서 이루어질 것이다.(p.33)


- 어째서 생명을 파괴하는 유해한 제품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싼 가격에 팔릴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시장은 가격 책정에서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함으로써 제품의 '실제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즈니스에는 상반된 두 가지 요구가 작용하게 된다. 하나는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많이 팔기 위해 가격을 최대한 낮추려는 요구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적으로 책임 있게 행동하는 데 드는 비용을 생산가에 포함시키려는 절박한 사회적 요구이다.(p.35~36)


- 기업들이 소비자 기호 변화 그래프에 관심을 갖는 만큼만 진지하게 전 세계적인 환경 파괴에 관심을 갖는다면 그 환경 파괴에 대한 대책이 현재 몇몇 비즈니스가 제안하는 방법, 나아가 많은 대규모 환경 단체들이 제안하는 방법보다 더 근본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함을 깨달을 것이다. 기업들이 깊이 관심을 갖지 않으려는 이유는 어쩌면 그게 두려워서인지도 모른다.(p.37)


- 환경으로부터 먹이와 에너지를 얻는다는 점에서 비즈니스는 유기체와 닮았다. 그러나 자연에서 서식하는 생물은 이파리, 나무 열매, 씨앗, 풀, 물, 산딸기, 곤충, 버섯, 나무껍질, 물고기 등 재생 가능한 자원만을 가져다 쓴다. 그러나 기업은 재생 가능한 자원뿐 아니라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재생 불가능한 자원까지 모두 써버 린다. 재생 가능한 자원은 이론상 끝없이 쓸 수 있지만, 연료나 광물 같은 자원은 한번 쓰면 끝이다. 재생 가능한 자원이라도 지나치게 써서 고갈되면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경제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지구가 저장하고 있는 자원을 써서 과잉 개발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p.47)


- 생태학적으로 볼 때 이 세 가지 사례 간에 차이가 있다면 지금 대가를 치르느냐, 나중에 치르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중략) 멸종은 생태계의 건강과 직결되고, 생태계의 건강은 우리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사실이 바로 생태학자들의 걱정거리이다.(p.55)


- 기업들은 세상에 적응하는 다른 길을 모색하기보다, 아예 자기들이 살아남기 더 좋은 세상으로 재편하는 길을 택해왔다.(p.65)


- 순환적 시스템인 자연에는 다른 생태계의 먹이가 되지 않는 쓰레기란 존재하지 않는다. (중략) 자연계의 모든 과정은 직∙간접적으로 다른 생물종의 먹이를 만들어낸다. (중략) 각각의 생물은 어떤 식으로든 다른 생물처럼 혜택을 받는다.(p.72)


- 유해 폐기물 처리 지역에 가보기 전에는 그곳이 얼마나 황폐한지 상상할 수 없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지역도 있다. 유해 폐기물 우선 정화 지역이 '정화'되었다고 해서 유해 폐기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략) 소각은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쓰레기의 형태를 바꿔놓을 뿐이다. 소각로에서 나온 연기는 바람을 타고 대기 곳곳으로 퍼져나가는데, 소각로 굴뚝이 높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p.82~83)


- 산업이 경제 및 사회의 '가치를 높이지' 않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억제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은 허비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그 비용을 들여 얻는 것은 단순히 독성물질의 제거나 일부 제거라는 결과일 뿐이다. 요컨대 우리는 돈을 써도 진정한 가치를 얻지 못하고, 돈을 쓰지 않으면 너무 많은 가치를 잃게 돼 있다.(p.85)


- 산업계는 독성 화학물질이 경제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불가피한 물질이라고 주장하면서, 독성물질이 야기하는 치명적인 암 발생 '비용'을 독성물질에 대한 '수요'와 비교한다. 그리고 생명을 구하는 비용이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되었다고 주장한다.(p.88)


- 시스템이 삶에 득이 되기보다는 해가 되는 부산물을 만들어낸다면, 그런 시스템은 당연히 비경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진정한 경제는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다.(p.90)


- 환경을 정화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산업 시스템의 구조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은 보지 못한다. 화학물질, 독성물질, 에너지 부산물에 점점 더 의존해 경제성장을 이룩한다면 우리를 살려줄 거라고 믿어온 경제성장이 결국 우리를 죽이게 될 것이다.(p.90~91)


- 최근 한 친구가 양심적으로 사업한다는 것이 브레이크를 밟은 채 운전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비즈니스와 문화와 생태계가 서로 불가분의 관계임을 깨닫게 된 상황을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다.(p.98)


- 미래를 꿈꾸려면 새로운 구조가 필요하다. 과거를 보상하려면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 행동하려면 행동할 방법이 필요하다. 지금이 어려운 시기고 기존의 시스템이 이미 만신창이 상태라서 급격한 변화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구소련이 냉전 시절에 10조 달러가 넘는 돈을 썼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10조 달러면 전 세계의 모든 학교, 병원, 도로, 빌딩, 농장 등의 기반 시설을 모두 교체할 수 있는 돈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정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전 세계를 사들였다가 되판 셈이다.(p.100)


- 비즈니스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비즈니스가 진정 환경과 사회 모두에 기여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는 비난이 아니라 엄밀한 사실이다. 회복의 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기업들이 현 세계의 변화 요구에 부응해 변화해 나가야 한다.(p.102)


- '서비스 이용물' 구상에 의하면 생산업체들은 원료와 생산 공장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되돌아오는 제품을 어떻게 재사용 또는 재생해야 할지 늘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겐 '쓰레기가 곧 식량'이라는 자연의 법칙을 반영한 전혀 새로운 디자인 법칙이 필요할 것이다.(p.114)


- 많은 사람들의 생각처럼 생활 쓰레기를 열심히 분류하고 줄이는 일은 환경을 위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탠다는 의미에서 어쨌든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재활용 프로그램이 가속화할수록 자치단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학교와 병원을 위해 쓰여야 할 돈이 빈 콜라 캔, 원치 않는 광고 우편물, 신문 등을 수집하고 분류하는 데 쓰인다는 얘기다.(p.119)


- 계속해서 쓰레기를 생산하게 하는 동기가 사라져야만, 그리고 모험과 비용을 감수하는 것이 이윤을 얻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 되어야만 비로소 디자이너, 엔지니어, 화학자, 발명가들이 대안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점이다.(p.120)


- 자유시장 제도가 그토록 효율적이라면, 어째서 전체적인 경제 제도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서 보듯이 그토록 비효율적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자유시장이 가격 책정 기능은 뛰어난지는 몰라도 비용을 파악하는 능력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자유시장은 진정한 생산 및 서비스 비용을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자연과 인간 사회 모두에게 피해와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p.122)


- 시장은 생산이 소비를 낳는 장소다. 그 생산이 파괴와 쓰레기도 낳는다는 사실이 지금의 시장에서는 반영되지 않는다. 시장은 가격에 의존하는 시스템이므로 당연히 최저가를 들고 오는 사람에게 유리한데, 최저가란 '반영되지 않은' 비용으로 보면 최고가를 뜻하기도 한다.(p.128)


- 기업들인 이미 이런 식으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자신들도 더 깨끗하고 효율적이며 덜 소모적인 생산 방식을 통해 비용 절감, 생산성 증대, 작업장의 안전을 추구할 줄 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몬산토사는 오염물질 배출을 90퍼센트까지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완전히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몬산토 사의 노력은 칭찬할 만하지만, 비즈니스의 숨은 비용 중 한 가지만 말하고 있을 뿐이다. 드러나지 않은 나머지 비용은 이 회사가 사용하는 원료(석유, 가스, 독성 화학물질)와 생산하는 제품(살충제, 제초제 등의 독성물질)으로 인한 환경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이다. 대개 '외부 비용'으로 다루는 두 가지 비용을 이제는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p.131)


- 자유 시장주의자들은 정부가 가격 결정에 관여할 때마다 시장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한다. 하기야 정부가 비즈니스의 거래와 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고 자만한 소비에트 체제의 종말이 금방 잊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시장이 외부 비용을 반영할 수밖에 없게끔 시장의 여건을 조성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지금은 시장에서 거래하지 않지만 19세기까지만 해도 인간은 합법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었다. 정부는 시장 스스로 노예제도를 규제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간단한 이유로 노예제도를 폐지했다. 시장 거래가 해악과 고통을 야기하는 부분이 있다면 시민을 대표해 정부가 어떤 식으로라도 폐해를 막아야 한다.(p.131~132)


- 석탄 가격에 외부 비용을 포함시켰다면 석탄 회사들이 어떻게 했을지 추축해 볼 수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석탄 채굴과 광부들의 고용에서 더 바람직한 방법은 비용은 많이 든다는 이류로 퇴짜를 맞는다. 다들 세계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대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석탄을 파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효과적'이라는 말은 '파괴적'이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석탄 회사들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직접적인' 피해에 대해 마지못해 책임졌다고 한들 지금 석탄이 대기 중에 일으키고 있는 영향, 즉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까지 책임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구의 10억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탄소의 '폭탄 세일' 중이다. 모든 화석연료는 저렴한 값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수억 년짜리 이 화석 연료는 한번 팔리면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진다.(p.135)


- 석탄은 가장 싼 에너지이기는커녕 가장 비싼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에너지 기술들이 가장 싸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환경과 미래 세대에 대한 비용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문에 비경제적이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술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좋은 기술을 놔두고 해롭기 그지없는 석탄을 쓰고 있다.(p.140)


- 회복의 경제가 추구하는 시장은 모든 거래 행위가 사실상 파괴와 해악을 야기하는 지금의 시장과는 반대로, 모든 거래 행위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장이다. 기업들은 생태계를 지속시팀으로써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며, 또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의 회복은 불가능하다. 선구적인 '회복적'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무시하고 더 비싼 값에 물건을 사는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소비자 덕분이었다. 이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알아주고 지지해주기를 희망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외면하는 외부 비용을 자발적으로 부담한다.(p.143)


- 내가 아는 한, 전통 문화권에 자기네 제품과 브랜드를 보급하면서 그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문제 삼는 기업은 없다. 미국의 탄산음료 회사는 아슬아슬한 옷을 걸치고 엉덩이를 흔드는 여자가 나오는 자사의 TV 광고가 불교 국가 태국의 한 시골에서 방영되면 그 지역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지 않는다.(p.147)


- 현재 대부분의 금융자본이 다국적 기업의 성장에 투자되고 있다. 투자자가 몰리느냐 외면하느냐는 기업의 성장과 그에 따른 수익으로 결정된다. 사회적∙환경적인 투자의 기준은 전무하며, 시장 외부에서 그런 기준을 제시해봤자 시장 내부에 반영되지 않는다. 아무리 완벽한 금융시장이라 해도 투자 대상이 부패한 정부를 지원하는 기업인지, 지역 어린이 야구단을 지원하는 기업인지는 알 길이 없다. 금융시장에 서식지나 생태계에 대한 고려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피해를 입은 사람, 파괴된 문화, 오염된 수계에 대한 연민도 있을 리 없다. 금융자본의 글로벌화는 인간과 자연에 중대한 영향력을 지닌 산업 활동을 그저 소수점 몇 자리, 이율 몇 퍼센트, 순 현재 가치 등으로 축소시켰다. 추상적인 금융 증서의 매매를 통해 순간순간의 이익을 즐기는 자본가들에게, 우리는 이 세계의 돈 관리를 떠넘겨버렸다.(p.150)


- 요컨대 숲이 상징하던 돈 자체가 숲보다 더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숲이 사라지고, 회사가 벌어들인 돈은 글로벌 자본이 되어 또 다른 숲의 소유주에게 숲을 현금화하라고 압박하게 된다. 모든 기업이 이러한 '양의 피드백 루프(어느 한쪽의 극단으로 강화하는 피드백 루프)' 안에 갇혀 있다. 장기적인 가치를 순 현재 가치로 줄여버리면, 기업은 주주 수익을 극대화하고 금융시장의 할인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돈, 오직 돈만이 무엇이 가치 있고 왜 가치 있는지를 결정한다. 주주 수익률이 4퍼센트에 불과한 고대 삼림이 교외 주택의 마룻바닥이 되고, 올림픽 반도의 처녀림이 사과 상자가 되는 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사회가 결정하는 것도, 개인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바로 시장이 결정한다.(p.151)


- 거대 기업들은 자신들이 돌볼 줄 아는 것만 돌본다. 즉 공장이나 대규모 시장 같은 또 다른 거대한 것들 말이다. 이런 점에서 기업은 자연과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자연 생태계에서는 작은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다. 우리 인간은 1평방미터의 비옥한 흙에 사는 미생물들의 상호작용만큼 완벽하게 짜인 구조를 아직 만들어내지 못했다.(p.161)


- 기업이 변하려면, 변화할 수밖에 없는 법적∙경제적 동기가 주어져야 한다. 모든 권리에는 합당한 책임이 따르며, 기업들이 계속 책임을 회피한다면 법으로써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p.184)


- 기업에는 자체 수명이 있으며, 기업의 소유권이 분산되고 팔리고 상속되기 시작하면 이런 사실은 더욱 분명해진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대체 가능한 것이다. 기업은 인간에 의해 태어나고 존재하지만 어떤 인간에게도 생존을 의지하지 않는다. 창업자는 죽고, 그 가족도 죽고, 경영진은 바뀐다. 노동자들은 본래부터 잘 바뀌게 되어 있고, 단순 노동직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p.188)


- 고의로 사회에 해를 끼치려고 만들어진 기업은 없다. 기업의 파괴적인 행위는 대개 선의에 의한 것이거나, 과거의 방식을 답습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인류의 환경 파괴에 대해 급속도로 많은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심히 불편한 기분을 갖게 되었다. 불편함의 이유 중 하나는 확실하다. 환경에 신경 쓰지 않는 기업은 자기 회사의 노동자와 관리자들에게도 똑같이 신경 쓰지 않는다.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여기며 스트레스, 과로, 건강 악화, 사기 저하로 몰아넣게 마련이다.(p.198)


- 비즈니스가 약속하는 신용과 성장이 더 거대한 약속의 일부라는 점을 이해해야만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 자연, 아동, 여성, 그리고 노동자들이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제도 아래서 혹사당하는 한 비즈니스의 실질적인 적자, 즉 비즈니스가 가져가는 양과 돌려놓는 양 사이의 차이, 비즈니스가 가치를 높이는 양과 가치를 없애는 양 사이의 차이는 계속 벌어질 것이다. 가져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줄 때, 그리고 자신의 삶이 어떤 식으로든 전체의 이익에 기여할 때 우리는 의미를 발견한다.(p.210)


- 지속가능성은 회복의 경제를 위한 '금과옥조'로, 다음과 같이 간단명료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 환경을 이용할 때 처음보다 나은 상태로 남겨둔다, 필요한 수준 이상은 소모하지 않는다, 생명과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피해를 줬다면 복구한다. 지속가능성은 이미지, 힘, 스피드, 포장 등에서는 제품 및 서비스의 경쟁력이 떨어짐을 의미할지 모르지만 과소비, 에너지 소모, 유통 비용, 경제 집중화, 토양 침식이나 대기오염 등의 환경 피해를 줄이면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p.217)


- 발전한다는 것은 현 상태를 더 완전하고 더 훌륭하고 더 바람직하게 만든다는 것, 혹은 그럴 가능성을 넓히는 것이다. 따라서 발전이란 더 많은 기술뿐 아니라 더 숭고한 목표를 가짐으로써 부의 양적인 측면에서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하는 경제는 몸집만 커지지만, 발전하는 경제는 더 건강한 몸을 갖게 된다. 경제는 성장 없이 발전만 할 수도 있고 발전 없이 성장만 할 수도 있다.(p.218)


- '성장'은 규모만 중요시하지만, '발전'은 사람들이 자원 소모를 줄이도록 돕는 동시에 그들의 삶을 향상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공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복의 경제에서는 제품과 서비스가 사람들의 삶을 양적으로가 아니라 질적으로 향상하는 것을 기업의 기본 이념으로 삼는다.(p.218)


- 자연을 존중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를 분리하고 속박하는 경제적 관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지구를 구하자'며 소비자 운동을 벌이는 것에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비즈니스의 구조를 바꾸는 편이 지구를 구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선형적 관정에서 순환적 과정으로 변화하는 것이 비즈니스 재창조의 관건이라면, 비즈니스가 책임감을 갖게 만드는 '피드백'이야말로 중요한 요소이다.(p.228)


- 환경 파괴적인 진로를 바꾸는 모든 중요한 변화는 기업에서 시작돼야 한다. 기업들이 환경 문제에 관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모른 척하는 것은 우리 소비자를 바보로 여기는 것이다.(p.229)


- 훗날 회복의 경제에서 중시될 근본 원칙은 기업과 고객의 약속이다. 비즈니스의 도구인 수동적인 고객은 사라지고 비즈니스가 고객의 도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기업은 앞으로 몇십 년 후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p.241)


- 불행히도 환경세 얘기가 나오는 시기는 대개 정부의 적자 규모가 늘어날 무렵이다. 그러나 환경세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환경세가 적자를 해결해주는 수단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미국 정부의 적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경 파괴와는 아무 관계도 없으며, 정치적 문제일 뿐이다. 환경세가 예산 적자를 메우는 수단으로써 제안되면, 그저 '세금 인상'으로만 인식되고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 뻔하다.(p.258)


- 환경세를 실질적으로 부과하면, 시민의 삶의 질은 높아지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구식 장비와 공정에 대한 투자는 감소할 것이다.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는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p.265)


- 모든 사회 제도와 마찬가지로 세금 제도 역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집행돼야 한다. 환경세 부과는 중앙정부를 통해 이루어지겠지만, 환경세의 우선적인 목표는 각 지역 차원의 경제를 돠실리는 일이다. 값싼 에너지와 자원 보조를 통해 고도로 집중화된 지배적인 영향력이 감소함에 따라 많은 기업이 경쟁력 우위를 잃게 될 것이다. 자기 지역에서 생산된 맥주가 더 싸고, 더 맛있고, 유리병을 재사용하는 데다 자기 지방 사람까지 고용한다면 누가 전국적으로 광고하는 맥주를 마시겠는가? 온실 재배된 자기 지역의 토마토가 더 붉게 잘 익고 값도 더 싼데, 설익고 농약 뿌린 분홍색 수입 토마토를 누가 먹겠는가? 경제의 경쟁 구도를 재편해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안겨주는 대안으로 환경세를 고려해봐야 한다. 우리는 지금의 시스템에 너무 시달려서 다른 대안들이 얼마나 창조적인지 보지 못하고 있다.(p.267)


- 탄소세는 에너지 효율성을 대폭 증가시킴으로써 우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탄소 연료를 대기와 기후의 역동성을 해치지 않는 지속 가능하고 청정한 에너지로 교체하는 것이다.(p.274)


- 환경세가 농부들이 마음껏 일할 터전을 닦아주고, 화학 농법 중독의 고리를 끊어준다면, 가장 싼 식품이 가장 양질의 식품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승자와 패자를 가려낸다는 시장의 목적은 본래의 의미를 되찾고, 승자의 자리는 단기적인 수입을 위해 땅을 혹사하는 기업이 아니라 자신의 땅과 가축과 후손들까지 최대한 배려하는 농부에게 돌아갈 것이다.(p.283)


- 현재의 시스템에서 식품 가격이 그토록 저렴한 것은, 우선 싼 가격으로 팔아도 토양 침식, 오염된 물과 생명에 대해 실제 비용을 치르는 것은 몇 년이나 몇십 년 뒤이기 때문이다.(p.283)


- 시장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기능하려면, 모든 실제 비용을 반영해야만 한다. 시장이 자원 회복 비용(처녀림, 연어, 북극의 석유 등)과 사회적 비용(가장 대표적인 예로 담배)을 정확히 반영할 때만 시장과 사회의 관계가 정상화될 것이다.(p.298)


- 회복의 경제는 지금 당장 뭔가를 한다는 의미다. 어쩌면 실패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일을 시도한다는 의미이다. (중략) 파괴하고 피해를 끼치고 책임지지 않는 기업의 제품을 사줄 이유가 없다. 비즈니스 활동 속에서 사회적∙환경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시장에서 그러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가려내야 한다.(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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