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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팔청춘 Jun 16. 2022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가는 길

책, <비즈니스 혁명, 비콥>



비즈니스 혁명, 비콥
(크리스토퍼 마퀴스/ 착한 책 가게/ 1판 1쇄/ 2021.11.19)

-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가는 길 -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 경영,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하겠다 혹은 한다고 말한다. 국내 대기업, 공공기관 중 현재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안 하는 기업이 없을 정도다. 의문인 건 모든 기업들이 지속 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왜 그 기업이 속한 사회와 환경은 그렇지 못하느냐이다. 또 왜 같은 문제가 또다시 발생하는가이다. 이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무엇일까.


해결책은 모르겠지만, 그 원인은 자본주의 방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평가 방식과 이익을 내는 방식, 자본주의가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은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익을 내는 방식이 환경과 사회를 고려하지 않고, 또 평가가 사회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이것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지 못한다면 결코 기업과 사회, 환경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원인이 이것이라면 이것을 바꿔야 한다. 평가에 환경과 사회를 넣고, 이익을 낼 때 환경과 사회도 고려하고, 그 피해비용까지 정확히 가격에 담고, 이를 통해 영향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책, <비즈니스 혁명, 비콥>은 비콥(B corporation - B Corp)의 탄생부터 비콥이 가진 문제의식과 운영, 참여하는 기업,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쓴 책이다. 비콥이 과연 현행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었다.


기업이 환경과 사회를 고려하지 않고, 이익만을 고려한다면 기업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의문점은 기업이 왜 그렇게 되어야 했고, 이런 방식을 통해 이익을 얻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점이다. 이는 앞서 말한 자본주의가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에게 있어서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들은 주주다.


주주는 기업 주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의결권을 갖고 의사회를 구성하는 투표를 한다. 뽑힌 의사회는 경영인을 뽑는다. CEO다. CEO는 주주 뜻을 거스를 수 없다. 정치 투표와 마찬가지다. 국민 뜻을 거스르는 대통령은 뽑힐 수 없다. 이처럼 주주 뜻을 거스르는 CEO는 경영을 할 수 없다. CEO와 이사회는 연임을 하기 위해 주주 이익을 우선으로 대변한다. 더 많은 배당금을 주어야 하고, 배당금을 주기 위해 이익을 많이 내야 한다. 이익은 값싸게 생산해 많이 팔 때 발생한다. 그 때문에 인건비가 싼 곳으로 공장이 옮겨가고, 인력은 최소한으로 하고, 그러다 보니 인명 피해와 환경 파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주주 우선주의이고, 이것을 넘어서고 바꿔야 진짜 지속 가능할 수 있다.


비콥이 가진 문제의식은 주주 우선주의다. 기업이 주주를 대변하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한 기업은 파괴적 방식으로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환경과 사회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주주 우선주의를 깨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넘어가야 한다. 그걸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이 비콥이고, 현재까지 약 4,000개 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비콥에 대한 모든 걸 알 수도 없고, 이야기할 수도 없지만 흥미로웠던 건 비콥의 문제의식과 평가 방식, 협력이다.


비콥은 비 임팩트 평가(B Impact Assement)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인증한다. 평가에서는 환경, 지역사회, 지배구조, 기업 구성원, 고객 5가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평가부터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여를 고려하는 것이다. 해당 평가로 환경, 사회적 성과와 투명성, 책임성을 측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기여다. 즉, 기업이 어떤 영향을 줬느냐이다. 이는 단순히 환경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고, 점수를 높일 수 있다. 평가 자체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업 구성원, 고객에게 +영향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를  안 만드는 게 아니다.


이게 쉬울까? 쉽지 않다. 불가능한 것으로 기준을 정해놓고, 어떻게든 만들어 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비콥 역시 이를 안다.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체계와 표준, 집단적 의사 표명을 말하고 있다.


법적 체계란 기업이 주주 이익에 반해 환경과 사회를 위한 비즈니스를 했을 때 주주들의 소송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국내와 달리 미국은 주주들이 집단 소송을 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설립된 법안이 '베네핏 코퍼레이션' 법안이다. 현재 미국 몇 개 주에서 발의되어 일부 기업이 베네핏 코퍼레이션으로 인정받은 상태다. 베네핏 코퍼레이션이 되기 위한 요건은 아래와 같다.


˙사업과 운영을 통해 재정적으로 수익을 낼 뿐 아니라 사회와 환경에 중요한 긍정적 영향을 창출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사진의 신인의무를 확대하여 그들의 결정이 주주뿐 아니라 광범위한 영역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독립적이고 투명하며 신뢰할 수 있고, 포괄적인 표준을 이용하여 회사가 환경, 직원, 회사의 고객, 회사와 관련 있는 지역사회 등에 대해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공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준비하여 회사의 전반적인 목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p.149~150)


위에서 알 수 있는 건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과 기업 의사결정에서 이해관계자까지 고려하고, 이해관계자에게 미칠 영향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이 사업에서 환경,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베네핏 코퍼레이션이 된다는 건 경영에서 환경과 사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고, 법적으로 허용됐기 때문에 주주의 공격에서 보호받는다는 뜻이다.


표준은 주주 우선주의가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고객, 내부 구성원 모두를 고려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주주 우선주의가 기업의 이익과 주주에 대한 배상금이 기준이었다면, 비콥 표준은 그와 반대로 세우는 것이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고객, 내부 구성원에게 미친 +영향이 표준인 것이다. 이 표준이 확립되고 많은 기업이 이 표준을 따른다면 주주 우선주의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다.


이해관계자 의견이 담기고 확장되기 위해선 비콥 기업들이 서로 협력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견고한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 때문에 서로 연대하고 사업을 펼친다. 책에서 몇 가지가 소개됐는데, 대표적으로 파타고니아가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해서 몇 년 전 태양광 패널을 대규모로 설치하는 사업을 벌였다. 이때 협력한 곳이 비콥 기업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비콥 인식을 점점 넓히기 위해서 '비 무브먼트(B Movement)' 운동을 펼치고 있다. 비콥 인식을 확산시키고, 개선해가도록 협력하는 것이다. 비콥 기업을 꾸준히 모으고, 그들이 다음 평가에서 더 나은 점수를 받도록 하고, 그 평가 과정에서 내부를 점검해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다.


비콥은 그 출발이 주주 우선주의의 전환이었다. 때문에 주주 우선주의와 대척점에 서서 표준과 법적 체계를 만들고, 협력하고 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모습은 최근의 ESG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언론 기사들을 살펴보면 국내 기업 ESG는 +를 만들기보단 -를 줄이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ESG가 추구하는 건 주주가치의 제고다. ESG 경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헛되다 할 순 없다. 다만 주주가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진짜로 기업과 환경, 사회가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나는 그 해답이 주주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속한 사회, 환경, 마주치는 고객사와 공급망, 내부 구성원을 두루 살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경영에 반영해야만 정말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인은 그대로인데 상처만 덧대는 꼴이 될 것이다.


사실 비콥을 안지는 몇 년 됐다. 지난 2017년에 비콥 컨퍼런스가 있었고 당시 취재를 갔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비콥을 단순 사회적 기업 인증 제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때는 내 생각이 얇았고, 단순히 사회적 책임만 다하면 되지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생각이 조금씩 발전했고, 주주와 자본주의에 대한 것까지 넘어왔다. 그리고 얼마 전 읽은 <자본주의 대전환>에서 다시 비콥을 만나서 이 책을 읽었다.


<자본주의 대전환>에서 레베카 핸더슨은 자본주의 대전환을 위해선 주주의 권한 축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권한 축소 이후 거버넌스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내용은 찾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그 거버넌스는 이해관계자의 의견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축소된 주주 권한에 이해관계자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주주 권한 축소에 따르는 거센 반항을 견디고 보호해 줄 법적 시스템과 이해관계자를 더욱 반영할 표준 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콥이 완벽한지는 모르지만, 책을 읽은 시점에서 이해관계자로 가는 길에 비콥이 가장 근접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말 그런지는 차차 따져볼 일이다.


책 읽기의 장점은 전에 모르던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책을 읽고 알게 된 관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책을 찾고, 생각으로 이어지게 한다. 다음에는 주주 자본주의가 도대체 왜 나타났고, 정말 문제인지 그 점을 생각할 책을 읽어야겠다.


밑줄

- 비영리 조직인 비랩(B Lab)이 시작한 비콥 운동은 '사람, 지구, 이윤'이라는 세 가지 성과기준(Triple Bottom Line, TBL)을 DNA에 각인시킨 새로운 기업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일의 핵심은 엄격한 심심사를 통해 기업의 성과를 수익뿐 아니라 사회와 환경에 대한 기여도로 평가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이 평가를 받았다. 이 비콥 인증 기업들은 주주뿐 아니라 기업과 관련 있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신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을 진다.(p.11~12)


- 기업들은 자신이 만들어내는 오염물질로 인한 피해에 대해 값을 치르지 않고 있는데, 만약 그런 피해 비용을 사업 운영에 반영하면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기업들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할 경우 최상위 사업 부문 중 수익을 내는 곳은 없다.(p.21)


- 기업들이 사내 괴롭힘의 악습을 무시하거나 혹은 현재의 급여 이상을 요구할 처지가 못 되는 사람들에게 급여를 적게 지급함으로써 이익을 챙기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이런 일들은 공평과 공정을 배제하고 기업 이익과 주식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주주 우선주의의 직접적인 결과물이다.(p.21)


- '주주 우선'이라는 기치 아래 기업들은 자신들이 져야 할 책임을 외면해왔다. 사업을 운영하는 지역의 공기 질이나 직원의 의료비 등 회사 운영의 직접 범위를 벗어나서 생기는 비용은 일반적으로 외부효과로 간주했다. 주주 우선주의에 기초하는 경제 이론에서는 주주에게 더 많은 돈을 가져다주기 위해 기업이 외부효과에 지불하는 비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 때문에 우리는 지금의 중대 전환점에 서게 되었다.(p.21~22)


- 이제는 외부 효과로 치부해버릴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기업과 지역사회, 소비자, 직원, 지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이 관계망에서 한 주체가 내리는 결정 하나하나는 다른 모든 주체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p.22)


- 다논 북미법인이나 캐스케이드 엔지니어링 같은 회사들을 여타의 '책임을 다하'거나 '깨어있는' 기업들과 구별 짓는 중요한 특징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위에서 말했듯이 이 회사들은 자신의 활동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받고 그 결과를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사람들은 회사의 활동을 '보고'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둘째는 기업이 사회와 깊은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회사의 법률적 토대에 사회적 사명을 통합함으로써 자신의 지배구조를 변회 시켰다는 점이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과 경제는 더 나은, 더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다.(p.30~31)


-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은 첫 번째 단계일 뿐이다. 그에 수반되는 법적 변화가 없으면, 이 선의의 변화들은 시간이 흐르고 그 회사들에 새로운 경영진과 투자자들이 들어오면서 시들해질 수 있다.(p.35)


- '비즈니스 원탁회의BRT'에서는 "기업 목적에 대한 성명서"를 변경하여 기업이 주주뿐 아니라 직원, 소비자, 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도 충족해야 한다는 내용을 반영했다. (중략) 이 CEO들이 자신들의 말을 행동으로 뒷받침하지 않는 한, 잉는 기업가들이 기업을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 운영하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입에 발린 말을 던지는 또 다른 사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p.41~42)


- 예를 들어 이 성명서를 현실화하려면, CEO들은 회사가 이해관계자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지원하고, 회사 내부의 성과 기준을 이해관계자 지향적인 목표들에 맞추고, 가장 중요하게는 이러한 목표들에 대해 투자자 및 정부 인사들과 논의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대규모 변화를 위해서는 회사의 임원진이 자본시장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해관계자 중심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납득시키는 것이 필수다.(p.42)


- 기업의 책무와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수년간, 자본주의가 주주 우선주의에 점점 더 기울면서 기업들은 외부효과를 악용하는 쪽으로 바뀌어왔다. 이는 환경 파괴와 노동 착취 때문이든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든, 환경적 비용과 인적 비용을 사회에 떠넘겨 그로 인해 사람들이 피해를 입더라도 기업에게는 그렇게 할 만한 커다란 유인이 있다는 뜻이다.(p.47)


- 기업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측정 공식에 외부효과를 포함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공해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비용에 반영하면 기업은 적자를 볼 것이다. 환경 데이터 수집 회사인 트루코스트의 연구는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트루코스트는 여러 기업이 초래한 환경적 피해 중 가장 심각한 100가지 사례를 조사하고, 이들이 세계 경제에 끼친 연간 손실액을 4조 7천억 달러라고 결론 내렸다. 가장 큰 피해를 끼친 부문은 동아시아와 북미 지역의 석탄을 이용한 전력 생산과 전 세계적인 농업 생산, 특히 물 부족 지역에서의 농업 생산이다. 이러한 부문에서의 환경적, 사회적 비용은 이 부문들에서 벌어들이는 전체 수익을 아득히 넘어선다. 달리 말하자면, "환경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그 어떤 지역의 어느 부문에서도 피해를 상쇄할 만큼 충분한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자연이라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자본 비용을 내부화할 경우, 그 대부분은 소비자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p.55~56)


- "타인의 행동에 적용되는 규칙과 그들을 옭아매는 권력관계에 대해서는 모른 체하면서 그들에게 옳은 일을 하라고 설교하는 것은 사회 진보에 책임을 다하는 길이 아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관련 법률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어려운 문제들에 맞서는 것은 영리 기업이 책무를 다하고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첫 번째 발걸음일 수 있다.(p.63)


- 즉, 기업의 지배구조와 목표가 일치할 때에만 기업의 CEO들이 기업의 목적과 장기적 이익을 염두에 두고 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기업의 법적 토대가 주주 우선주의에 너무 매몰되어 있어서 CEO들이 핑크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으로 노력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행동하라는 핑크의 외침은 CEO들을 향한 것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동료 투자자들과 투자자 모임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일 행동하라는 자신의 외침에 스스로 부응하고 베네핏 코퍼레이션 같은 새로운 기업 지배구조 형태의 도입을 지지한다면, 그는 정말로 우리 경제의 근본적 변화를 옹호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p.77)


- "세상에는 또 다른 사회적기업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그런 기업은 이미 많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시작한 뒤로 깨달은 건, 그런 기업들이 모두 어느 지점까지는 성장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로는 외부 자본이나 계속해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p.97)


- 사회적 책임 기업 부문에서는 이 세사람이 개요를 잡기 시작했던 세 가지 기본 토대, 즉 표준, 법적 체계, 집단적 목소리 등이 크게 부족했다.(p.97)


- 비콥 표준은 노동자, 회사의 제품, 지역 공동체, 공급망 그리고 환경과 지배구조 등을 포함해 회사를 전체론적 관점에서 심사한다. 홀라한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인증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완벽하게 친환경적이라고 해도 직원을 쓰레기 취급하거나 지역사회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통과할 수 없다는 겁니다. 혹은 훌륭한 노동환경을 갖추고 종업원지주제도를 운영하는 회사라 해도 뒤로는 오폐수를 방류한다면 통과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제한적인 제품 인증이나 사업 관행 인증에 머물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업 전체에 대해 인증하려면 기업 전체를 평가해야 합니다."(p.115~116)


- 비콥 인증은 처음부터 법적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인증을 받으려면 기업은 노동자, 지역사회, 환경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신인의무를 확장하기 위해 관리 문서 전반을 수정해야 한다.(p.136)


- 베네핏 코퍼레이션으로 등록되면 기업가는 주주의 이익 외에 다른 이해관계도 고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부 자본의 유입으로도 회사가 원래의 사회적 사명에서 "어쩔 수 없이" 벗어나지 않도록 보호받기도 한다. 베네핏 코퍼레이션 법안 기본 모델에 따르면 기업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사업과 운영을 통해 재정적으로 수익을 낼 뿐 아니라 사회와 환경에 중요한 긍정적 영향을 창출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사진의 신인의무를 확대하여 그들의 결정이 주주뿐 아니라 광범위한 영역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독립적이고 투명하며 신뢰할 수 있고, 포괄적인 표준을 이용하여 회사가 환경, 직원, 회사의 고객, 회사와 관련 있는 지역사회 등에 대해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공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준비하여 회사의 전반적인 목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p.149~150)


- 주주 우선주의를 무너뜨리려면 기업에 대한 법적 토대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베네핏 코퍼레이션 법안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다. 베네핏 코퍼레이션 법에 따르면 이사진의 의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 주주만이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더욱 나아가기 위해서는 베네핏 코퍼레이션이 법에서 규정하는 투명성 요건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력한 집행 없이는 법이 담고 있는 이념이 정당성을 잃고 더 큰 운동으로 발전하는 데 방해가 될 위험이 있다.(p.168)


- 많은 기업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회사의 중요한 정책이라고 내걸면서도 이를 실천하지는 않는다. 비콥은 가장 넓은 의미로 포용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성과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가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회사 안에서도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기업들에게 이해시키고자 한다. (중략) 포용성과 다양성은 서로 연관되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다양성은 사람들을 셈에 넣는 것을 의미하지만, 포용성은 사람들이 셈을 하도록 만다는 것으로서 우리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모든 이를 대접하는 것을 말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정성은 모든 사람이 성공에 필요한 자원을 갖도록 보장하는 것이다.(p.217)


- 수탁자의 책임 확장하면, 즉 회사의 법적 책임을 주주를 넘어 자연과 사회에까지 확장하면 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적극적으로 행동할 터였다.(p.254)


- 비콥 운동은 비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비콥의 목적은 모든 기업을 비콥 인증 기업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비콥처럼 움직이도록 격려함으로써 주주 우선주의 체제를 뒤엎는 것이다.(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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