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빵 살리기>

by 백백백

살려야 한다. 수분기가 제로에 가까워진 빵 조각은 사흘 전, 제주도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빵집에서 산 빵이다. 오늘 아침의 주인공으로 선택된 녀석들. 입으로 바로 가져가 보니, 돌도 이런 돌이 없을 듯 이만 흔들거린다. 전자레인지에 물 한 컵을 넣고 30초를 돌렸다. 띵― 소리에 열어보니, 촉촉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먹을 수준은 아니었다.


검색의 힘을 빌려 보기로 했다. 네이버 창에 ‘딱딱한 빵 살리는 방법’을 입력하자 경쟁하듯 줄지어 있는 블로그 글들 사이로 눈에 띄는 단어 하나. ‘발뮤다 토스트기’.

몇 해 전 남편이 “죽은 빵도 살리는 토스트기”라며 사고 싶다던 그 제품이었다. 그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죽은 빵 살려 먹을 일 없어.”

그땐 항상 살아 있는 빵만 먹을 줄 알았나 보다.


원하던 검색 결과는 아니었지만, ‘딱딱해진 바게트로 토스트 만들기’라는 블로그 글을 클릭했다. 표면에 물을 묻히고 오븐에 굽는다는 내용. “프랑스에서 하는 방법”이라는 말에 이상한 신뢰가 생겼다.


빵 표면에 물을 적셨다. 속까지 스며들면 죽처럼 된다는 말에, 겉에만 살살 — 피부에 연고를 바르듯 물을 묻혔다. 오븐은 없으니 전자레인지로 대신한다. 20초를 누르고, 위잉―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전자레인지 앞에 섰다. 20초의 시간은 짧았다. 손가락으로 눌러보니 제법 탄력이 느껴졌다.


커피를 내리고, 발사믹에 오일을 섞어 빵을 찍어 먹을 소스도 준비했다. 먹기 전 사진을 찍었다. (7개월 전부터 음식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소스를 찍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꽤 먹을 만하다.

빵 소생술에 성공한 듯한 기분. 별것 아닌 일에 큰 기쁨이 밀려왔다.


그 기분을 기록하고 싶어, 먹다 말고 노트를 꺼냈다. 제목을 썼다.

‘죽은 빵 살리기.’

중간쯤 쓰다가 다시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이미 굳어 있었다. 처음보다 더 단단하게.


다시는 살아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게 보내는 것처럼.


결국, 살리지 못한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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