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누나는 화가 많지만 먹을 걸 잘 사주고, 둘째 누나는 예쁜데 지랄맞고, 셋째 누나는 착한데 뒤끝이 있어.”
내가? 뒤끝이 있다고? 처음엔 의아했다. 하지만 살 비비고 산 8살 어린 동생이 한 말이니 신빙성이 있다. 궁금했지만, 직접 묻지는 않았다. 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속이 좁다고 여겨본 적도 없어서 살짝 억울했다.
사실 동생과 싸운 기억은 많다. 동생이 개인 국인 곰탕을 떠먹던 숟가락으로 식탁 중앙의 공용 김치찌개를 떠먹었다는 이유로 나는 동생 머리를 숟가락으로 친 적이 있다. 이 일은 명절 술자리에서 늘 등장하는 단골 싸움 에피소드다. 숟가락 위에 둥둥 떠다니던 기름 때문이었다. 밥 먹다가 날벼락을 맞은 동생을 떠올리면, 지금도 미안하다. 싸움의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번은 동생의 책상을 엎었던 적도 있다.
뒤끝의 이유를 찾고 싶어 동생과의 싸움을 하나하나 떠올리다 보니, 바로 인정하지 못한 내 태도 자체가 뒤끝이었던 것 같다. 뒤끝은 마치 곰탕 숟가락 위에 둥둥 떠다니던 기름처럼, 내 마음 한켠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나의 뒤끝을 인정하기로 했다. 쿨하지 못하면 미안해야 하는 사회에서, 쿨한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긴 한다. 하지만 나는 오래 곱씹는 사람이다. 쿨하지 못함을 글로 써 놓으니, 왠지 사유 깊은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 덕에 세상을 조금 더 깊게 보고 느낄 수 있다.
동생아, 이제부터는 이렇게 소개해 주기를. “셋째 누나는 착하고, 오랫동안 깊게 곱씹는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