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 > 태도 > 실력
오늘은 좀 진부한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태도가 중요하냐 아니면 실력이 중요하냐는 이야기 말이죠.
우선 제 생각부터 이야기하자면 저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제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능력이 좋아도 태도가 좋지 않은 사람은 왠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물론 실력이 없으면 무대에 서는 것조차 쉽지가 않겠죠.
하지만 일정 이상의 실력이 뒷받침된다면.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력보다는 태도나 인성 위주로 상대를 평가할 겁니다.
웹소설 업계도 결국 사람 사는 곳입니다.
사람이라는 건 똑같죠.
상대가 잘 해주면 나도 괜히 좀 더 잘해주고 싶고.
상대가 못 해주면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1도 들지 않습니다.
글쓰기가 힘들고 여러 개인적인 사정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쳤다고 하더라도.
그건 내 사정이지 상대의 사정은 아니니까요.
많은 작가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글 실력이 형편없어도.
공장식으로 찍어 내고 있어도.
작품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워도.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계속 쓰다 보면 하나가 얻어걸려서 터질 가능성도 커지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계속 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 글실력이 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늘죠.
글을 무기로 삼는 작가로서 글실력이 좋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조금 부족해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얼마나 '꾸준히', '계속' 쓰는 냐의 문제일 테니까요.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롤모델, 하루키 선생도 그리 말하지 않던가요.
링 위에 올라오는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대다수는 반짝하고 사라지고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이 꾸준히 링에 남는다고.(최근에 책 정리를 하면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아무리 찾아봐도 어디있는지 찾지를 못해서 정확한 워딩을 찾지 못했습니다만 아무튼 비슷한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실력은 꾸준함 다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했을 때는 태도보다도 뒷순위입니다.
작가가 만나는 건 독자만이 아닙니다.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플랫폼도 있고, 에이전시(출판사)도 있죠.
동료 작가도 있고, 웹툰 업체나 드라마 제작업체도 있을 수 있겠죠.
한두 작품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면.
대체로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가는 게 좋습니다.
그게 평판이 되고, 인맥이 되고, 네트워크가 되죠.
태도가 나쁘면 평판이 나빠지고.
그러면 무언가같이 하려다가도 상대는 주저하게 될 겁니다.
저 사람하고 같이 일을 해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죠.
물론 그 모든 걸 압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면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시잖아요.
우리한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거.
왜 대다수 주인공이 먼치킨인 웹소설이 인기가 있을까요?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렇겠죠.
이걸 플랫폼이나 에이전시에게 한 수 접고 들어가라는 말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할 말은 하고 잘못된 게 있으면 당당히 요구해야죠.
그런 당연한 잘잘못을 말하는 게 아니라.
메일 본문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마감을 지키고.
답장은 빠르게.
전화할 땐 친절하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당연히 요구되는 것들 말이죠.
이건 작가뿐만 아니라 플랫폼이나 에이전시의 담당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요구되는 스킬들입니다.
평판이 나쁘면.
빠르게 도태되어 집니다.
꼭 웹소설 업계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다 똑같죠.
여기서 형편없이 굴면서.
다른 데 가서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 생각하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