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 Scene
Quentin Tarantino.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할리우드 감독입니다.
그 중에서도 Inglorious Basterds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작품 중 하나죠.
서서히 긴장감을 끌어 올리며 숨통을 조여 오는 오프닝 시퀀스는 말할 것도 없고 워낙 명장면 릴레이인 작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긴장감과 wit 넘치는 저 술집 scene이 참 인상 깊고 여전히 TV에서 우연히 마주치노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늘 앉아서 시청을 하고는 합니다.
되돌이켜 보면 저 장면에서 정말 다양한 술이 나오는데 설정 상 프랑스에 위치한 술집임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 그 누구도 와인을 마시고 있지 않습니다.
감독의 의도였을까요? 나치 점령으로 인해 정체성을 잃은 국가(와인의 대표 고장 중 하나인 프랑스)를 상징하는 거였다던가.. 하는..?
혹은 와인은 좀 더 식사와 곁들여 마시는 술로 인식 되어 그런 것일까요?
저 장면에서 밥을 먹고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만취하려고, 감시하려고, 또는 은밀한 작전을 짜려고 모였으니까요.
반면 맥주는 정말 진탕 마십니다(독일 병사들이니까..?). 샴페인도 나왔던 것 같고.. (여주가 마시던거) 그 외에도 슈납스 (schnaps)라는 독일 술이 등장합니다.
한국에서는 먹어본 적이 없고 예전 직장에서 홍콩 파견 나가 있던 시절 종종 들르던 술집에서 저 음료를 팔아 허세 삼아 친구들과 여러잔 들이키고 만취했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네요...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는 결국 위스키가 등장을 합니다.
영국 장교인 Archie Hicox (마이클 파스밴더)와 그의 일행들은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 셋 다 위스키를 마십니다.
독일 술 문화를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독일 장교 셋 다 굳이 위스키를 마시는 행위도 상당히 Un-German 했겠죠? 찐 독일인들이 보기에는...
그 때 이미 이들의 정체는 들통난 것일지도.
3개 손꾸락 사태 직전 독일 소령이 한 잔 사겠다며 위스키를 내오라 합니다.
이딴 거 멀고 저기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산으로다가....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고... 죽기 직전임에도 적국에서 생산한 고급 술은 먹고 싶었나 봅니다. 그 맘 이해합니다...
그러고서 이어지는 본 영화 최고의 명대사 중 하나...
"there's a special rung in hell reserved for people who waste good scotch..."
그렇습니다. 좋은 술 낭비하면 지옥 갑니다.
그래서 오늘도 남김 없이 홀짝 삼켜 넘겨 봅니다.
Till nex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