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을 보낸지도 어언 10년쯤 지난 것 같다. 종종 그때를 추억할 때면, 마음이 아련해지곤 한다. 그 당시 나는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그래서 내가 어떤 감정인지조차 애매하게 잘 몰랐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나의 감정과 행동에 더 용기를 가지지 못했다. 이런 과거이기에 추억하면 할수록 내 마음은 더 아련해지는 것 같다. 그렇다. 용기다. 지금이면 별것 아닌 것들이 그 어린 시절에는 왜 그렇게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을까.
<바다가 들린다>에서 이런 대사가 정말 마음에 와닿더라.
"너의 세상이 좁았던 점을 반성하는거야?"
어렸기에 지금보다 더 좁을 수 밖에 없었던 나의 세상, 그렇기에 지금만큼의 용기를 내지 못 했겠지. 굳이 반성이라면 그 당시 서툴고 소심했던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라고 해야할까.
그럼에도 학창시절의 서툴고 어수룩했던 과거가 아련함이 되어 내일을 더 맛있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주는 듯 하다. 어쩌면 불완전했던 과거가 미래를 영화처럼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10년 뒤에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또 서툴고 어수룩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 그럼 또 그 맛에 또 미래의 내일이 더 맛있어지겠다. 나는 그렇게 과거를 아련하게 양분삼아 오늘을 내일을 살아간다. 앞으로도 계속.
<바다가 보인다> 그렇게 인상적으로 남은 작품은 아니지만, 어딘가 모르게 작중 남자 주인공의 감정선에 자꾸만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한 느낌이다. 작품을 보면 많은 부분들이 생략되었지만, 그럼에도 그 보여지지 않는 감정과 사건들이 어떻게 흘러갔을지 괜히 알것만 같고 공감이 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