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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ribblie Jun 14. 2021

특별한 경험을 원하시나요? in 영국

아이와 영국살이를 떠난다면 꼭 해봐야 할 것들

영국, 아이들 액티비티의 꽃, 뮤지컬 수업

 역시 영국은 뮤지컬의 나라. 아이들 뮤지컬 수업이 같은 동네에서도 여러 군데 개설될 정도로 흔하고 인기 있는 활동이다. 방학이 다가오면 학교에서는 방학이나 학기 중에 개설되는 아이들 활동 광고 브로셔를 나눠주는지 때가 되면 브로셔가 가방에 들려 보내졌다. 유심히 보면 시즌에 맞춰 이스터 행사, 할로윈 행사, 크리스마스 행사 같은 일일 활동도 있고, 재밌고 알차 보이는 수업들도 있다. 그렇게 브로셔 덕분에 가봤던 행사가 할로윈에 호박을 깎아 잭오랜턴을 만드는 행사, 인근 스케이트장, 무료 크리스마스 콘서트, 이스터 에그 만들기 행사 등이었다.

학교에서 보내온 브로셔 표지에 Stage Coach가 마침 소개되었다. 매번 우리를 영국사회로 연결해준 정말 보물같은 브로셔였다.


 아이 영어가 부쩍 올라왔던 두 번째 해 여름 방학이 다가올 때쯤 학교에서 보내왔던 이 브로셔에서 늘 마음에 두었던 뮤지컬 여름방학 특강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내가 기다리던 그때가 되었지.' 뮤지컬은 아무래도 영어가 제대로 붙어야 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마음에 품고 있었던 터였다. 2019년에 메리 포핀스 리턴즈가 개봉하면서 아이와 메리 포핀스 원작을 찾아 집에서 시청했는데, 아이는 1975년 줄리 앤드류스 주연의 원작에 푹 빠져들었고 리턴스보다 훨씬 좋아해서 세 번이나 다시 돌려보던 그런 찰나였다. 마침 만 7세까지의 수업에서 연습하는 뮤지컬이 메리 포핀스였던 것! 아직도 낯선 곳, 낯선 것을 하는 것에 방어심리가 있던 나이였던 녀석을 유인할 좋은 거리였다. 부담스럽지 않도록 무심한 말투로, 하지만 강한 기를 불어넣으며 말했다.


 어머, 메리 포핀스 수업이 있네? 재밌겠다. 5일 동안만 연습한다는데?


아이가 "그래??" 하면서 옅은 관심을 보이길래, "그럼 등록해볼까"하고 두어 차례 며칠 텀을 두고 확답을 받아 등록했다. 물론, 가야 할 때가 와서는 아이는 후회를 했지만, 때는 늦었다. Stage Coach는 꽤 유명한 뮤지컬 수업 체인이다. 킹스턴에만 세 개 학교에서 개설되었었는데, 요일과 시간대가 맞고 가까운 곳이었던 Surbiton High Prep School에 등록했다. 수업이 시작되는 때는 만 8세가 되는 나이이기도 해서 마틸다 수업에 등록할 수도 있었지만, 손위 언니들보다 어린아이들이랑 어울리는 것이 덜 부담스러울 것 같고 본인도 좋아하는 메리 포핀스를 등록하기 위해 예약 시 나이에 따라 만 7세 이하 반으로 등록했다. 꼭 영국에 장기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도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은 여름방학에 한번 이런 경험은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여름방학 뮤지컬 수업을 받았던 Surbiton High Prep School

 첫날 아이는 대본을 받아왔다. 놀랍게도 파트는 딱 한 줄! 5일에 15만 원이라는 돈을 냈는데! 아마 한국 부모라면 돈 아깝다 하겠다. 이것이 영국의 매력이기도 하지. 부담이라곤 없다. 그래서 뭐든 해볼 수 있다. 단체로 함께 하는 파트는 몇 군데 있어서 몇 번 등장하기는 했다. 나중에 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Prep School에 다니는 아이들이었고 긴 방학에 한번 활동하러 나온 것이었다. 그중 비중있는 역할을 맡은 아이는 이 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뮤지컬 수업을 듣는 아이어서 선생님들과 일면식이 있는 아이였던 것이었다.

 아이는 그 짧은 5일 사이에도 금방 친구를 사귀어서 대기하다 수업에 들어갈 때나 하원할 때 그 친구와 꼭꼭 인사를 했고, 집에 와서도 그 친구와 어떻게 지냈는 지 알려주었다. 영국학교를 다닌지 1년 남짓일 뿐인데 이제는 어딜가도 쉽게 친구를 사귀고 자기 나라같이 지내는구나, 그렇게 한국에서도 갖지 못했던 사회성이 늘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뮤지컬이라는 기술을 얻는 것보다, 뭔가 꿀맛이었다. 5일의 마지막 날이 되면 4일간의 성과로 공연이 올려지는데, 그날엔 더 당황스러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미 학교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봤기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사설 기관에서 하는 아웃풋 공연의 무대가 천막 하나 걸어놓은 게 다라니... 유치원이 아닌 어린이집 재롱잔치도 저렇게 안 할텐데, 뭐든 했다 하면 상다리 부러지게 준비하는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저런 소박함은 참 당황스럽다. 그런데 아이들 행사만 그런 게 아니라 관공서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들도 격식 없는 걸 생각하면, 다른 시각으로 볼 때 참 편안한 영국이 아닐 수 없다. 꼭 그렇게 대단할 필요가 있나? 다 함께 Easy-going

소박해서 당황스러운 무대

소득이라면 오늘날까지도 super color fragilistic expialidocious를 외우고 다니고 친구에게까지도 가르쳤다는 황당한 사실. 한번 입에 붙으면 땔 수 없는 신나디 신나는 super color fragilistic expialidocious도 한번 들어보고 가시자. 메리포핀스 원작에서 근엄한 Mr.Banks까지도 흥이나 부르게하는 그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uZNRzc3hWvE


 영국은 세컨더리,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진학이 아이들의 첫 번째 입시가 되는데, 그때 아이들이 면접에서 자신을 잘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남 앞에 보일 수 있는 자신감 같은 걸 길러주기 위해서 뮤지컬 수업을 시키기도 한다고 들은 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때 웅변학원이 유행했던 것과 같은 원리일까?

동네 재롱잔치 같은 메리 포핀스 공연 한번 보고 가시겠다.


흠... 아이의 배역 비중과 상관없이, 아이는 5일간의 활동을 참 좋아했고, 정규수업을 등록하기로 했다. 정규수업은 1884년에 세워진 Surbiton High School에서 했다. 여름방학에 들었던 곳은 이 하이스쿨 아래 학년인 초등생들을 위한 사립학교였다. 영국의 세컨더리 스쿨들은 학교마다 특화된 것이 있기도 한데 예를 들어 Kingston Gramma School은 아트가 특화되어 있어 그림으로 특기를 인정받고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었고, Surbiton High School은 뮤지컬과 같은 Drama School이 특화되어 있는 학교였다.

1884년 세워진 Surbiton High school

동네 뒷산을 가도 등산복에 스틱까지 사야 등산을 가는 한국인들과 달리, 승마를 해도 복장을 갖추지 않고 탈 수 있는 소박 편안한 곳이 영국이다. 그래서 여름방학 특강 때는 그냥 운동화에 편한 옷을 입고 참석을 했었다. 정규 수업을 등록할 때는 댄스화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아마존에서 구입하였고, 꼭 구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추억 삼아 Stage Coach 티셔츠를 사서 입고 다녔다.

수업전 복도에서 대기하는 사람들. 그리고 데리러 가서 빼꼼 들여다본 연습장면


옆에 친구에게 어디로 가라고 알려주기까지 하고 있네?


드디어! 한 학기를 마치고 공연 날이 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200년 된 기운이 느껴지는 강당에 들어섰다. 관객석은 포터블 하게 한쪽 벽으로 접어 넣으면 압축되어 공간으로 쓸 수 있고, 공연이 있을 때 당겨내어 좌석이 되는 철제 프레임 형식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건축쟁이답게 놀라운 늑골같은 목조 보를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보를 구경하고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다.


여름방학 특강에 비해 소품도 있고 공연의 규모도 있지만 역시 소박하다. High School Musical이라고 뮤지컬 중에서는 고전인 축에 속하는 작품이었다. 나이대가 8세부터 16세까지 버라이어티 해서 공연은 더 난잡(?)했다. 이것이 운영하는 입장에서의 가성비인가 싶었다. 영국의 가성비는 어찌 항상 공급자 위주다? 나이 든 언니 오빠들이 주요한 역할을 맡고 어린아이들은 소품같이 작은 역할들을 맡았다. 아이가 다니는 동안 총연습 기간에 왔을 때, 대기 시간이 길어서 지루하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었다. 아마 주배역들이 연습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어야 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도 보고 배우는 것이 있겠지, 또래들 하는 영어만 듣고 보는 것보다 그 사이 언니오빠들이 쓰는 영어도 들어볼 기회도 있고 하는 생각으로 지나갔는데, 공연장에 가보니 무슨 말인지 와닿았다. 하지만 대기하는 사이, 다음 순번으로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며 의상이나 소품을 챙기고 나름 아이들은 긴장감을 갖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럼 공연의 한 장면 보고 가시겠다. 대사도 소품처럼 써서 손에 들고 있다니. 참 편한 영국이다. 생음악으로 연주되고 있는 피아노 소리가 인상적이다.


꼬맹이들이 열일하는 파트


 우리는 물론 이 학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귀국을 해야 할 입장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소개를 들어보니 게 중 조금 잘한다 생각했던 아이는 6-7년씩이나 다녔던 것. 오래 다녔다고 마지막엔 상도 주더라는. 그 아이는 앞으로도 계속 다니면 한 10년 다닐지도 모르겠다. 한편, 이 정도를 하기 위해서 영국 부모들은 그 돈을 내고 6-7년씩 다닐 가치를 부여하는 건가 싶었다. 아이가 뭐 당장 마틸다 주인공으로 설만큼 빼어나게 잘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High School Musical의 하이라이트 주제곡

공연을 마치는 아이들의 얼굴은 참 밝고 신나 보였다. 성취감도 있어 보였다. 자기 효능감이라고 하던가? 어린 나이에는 자잘한 성공의 기쁨을 자주 맛보며 자신감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영국은 그 점에서는 성공이다. 그 기대치가 좀 낮아서 그렇지 참 잦은 격려와 성취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행복한 곳이다. 우리나라가 아이들에게 너무 높은 성취도를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게 한국의 현실이다. 줄곧 어설프다고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뮤지컬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다시 가더라도 꼭 시킬 활동이다. 방학에 한번 다시 가게 된다면 사전에 예약해서 5일짜리 수업에 한번 참석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왜냐면? 영국이 아니고는 체계적으로 접할 수 없는 활동이고, 그 안에 내가 보지 못한 무수한 경험수를 아이는 겪었을 것이므로.


가성비 생각하면 눈물나는 나라, 하지만 그래서(?) 그리운 나라 영국.



영국 리치몬드 너른 들판, 말달려보자


 이상하게 한 번씩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날이면 동물 똥냄새가 나고, 출근길에 섬유질 가득 모닝똥이 푸짐하게 길거리에 철퍼덕철퍼덕 떨어진 것을 자주 목격했다. 리치몬드 파크 입구에서 말이 심심찮게 교통을 마비시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승마장이 우리 집과 등을 맞대로 있었던 것. 어쩐지 말똥 냄새가 나더라니만.


체험해보자, 리치몬드 파트 말타기

 그래서 가보기로 했다. 처음 마음엔 너도 타고 나도 타고 였지만, 말 타는 값이 그리 싸랴. 뭐든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들이대면 거부반응 오는 녀석이기에 가볍게 Richmond Pony Riding으로 시작했다. 가이드가 말을 끌어주며 40분 정도 리치몬드 파크를 조금 돌아다니다 돌아오는 것인데, 말을 (내가 타진 않았어도 말을 탄 기분으로) 타고 리치몬드 파크를 보는 시선은 보행 시선과는 또 다른 신선함이 있었다. 킹스턴 게이트로 들어가는 데까지만 10분이 걸리다 보니 실제로 공원은 돌려다 말고 나오는 그런 기분에 가깝지만 그래도 Must-Do 아이템이다. 게다 우리의 첫 포니 Tom Tom은 공원에 들어서자 풀을 뜯기 바빠 더 못 다녔달까? 하지만 아이한텐 그것조차 즐거운 경험이니 돈타는 내 마음은 속에 고이 담아둔 채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만약 한국에서 승마 연습을 좀 하고 가서 혼자 말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면 말타기에 천국 같은 환경이었다. 가끔 리치몬드에 피크닉을 가면 마치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 연출되곤 했는데, 멋지게 근육질 말을 타고 혼자 또는 그룹으로 그 리치몬드 평원(?)과 둔덕을 거침없이 내달리는 걸 보면 진심 부러웠다. 승마 수업 비용은 검색해보니 영국과 한국에 차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말 타는 환경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출정! 말 달리자~ 말 달리자~ 물론 그럴 순 없었다. 승마를 1도 몰랐기 때문이다. 만약 승마를 좀 할 줄 알았더라면 라이딩하기에 천국같은 환경이었으리라. 어우 눈부셔
얘야, 풀 그만 뜯어먹고 말좀 태워 주거라~


수업을 등록하다.

 그렇게 통 크게 지갑을 열었다. 막상 스탬프 찍힌 걸 보니 4번밖에 레슨을 안했다는데 그럴리가 없다 그럴리가 없어, 왜 나는 10번은 한 기분일까? 그래도 한 달이나 석 달, 10회 차 이런 식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되고 내킬 때 전화해서 등록하면 되니 참 다행인 내 지갑이었다. 다만, 당시에는 예약 시스템이 전화 밖에 없어서 전화도 부담스러운 데다가 통화도 잘 안되어서 예약이 힘들었다. 지금은 홈페이지에 예약 시스템이 갖춰진 듯한다.

 우리가 영국을 떠나올 때쯤 그 자리가 주택으로 건축 허가가 나는 것에 대해 킹스턴 카운슬에서 주민의견 조사를 한다는 레터가 집에 도착했고, 나중에 라이딩 센터에 체싱턴으로 이전한다는 안내가 붙은 것을 보았다. 주민들 중에는 서운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주변에서 라이딩센터의 냄새나 이용객들로 불편을 겪었을 사람들은 반갑기도 했을 것 같지만, 우리는 내심 서운했고 영국 있는 동안 이전하지 않고 잘 활용하고 떠날 때나 되니 20-30분 거리로 이전하는구나 싶어, 어쩜 운명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체싱턴으로 이전하여 리치몬드 포니 라이딩은 사라졌지만 Hack이라는 이름으로 가이드가 끌어주고 라이딩을 경험하는 레슨이 있나 보다. 비용은 그때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때와 같이 방학 캠프 개념의 승마 수업도 여전히 있고 그때는 보통 모자가 포함된 가격이었는데 지금은 레슨 종류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처음 정식으로 수업을 듣는다면 Lead-Rein이 가장 기초인데 37파운드로 우리 돈 5만 5천 원 정도 된다.

킹스턴 라이딩 센터 2021년 레슨과 비용 (출처: Kingston riding centre)


두둥! 드디어 첫 수업이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포니로 연습을 시작했는데 포니도 크기가 두 종류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작은 말들로 시작했다. 수업 중간쯤에 조금 더 큰 말인 Spider로 바꿔 달라고 다음 레슨에는 이야기하라고 해서 중간에 말의 크기가 한번 바뀌었다. 승마장은 실내가 있고 실외가 있는데, 여름이 되면 실내는 너무 덥기도 해서 또 다른 더운 실외에서 한다. 그래도 갇힌 공기의 더움보다는 뙤약볕이 낫달까? 역시 수영장처럼 시설은 기대하면 안 되는 것이 영국이다.

실내 승마장과 실외 승마장

키가 작아서 올라타기 어렵다. 그래서 단이 만들어져 있는 곳에 올라가서 말에 올라탄다. 처음에는 말을 가고 서게 하는 명령을 배운다. 말이 고개를 떨구지 않도록 고삐를 잘 잡고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 줄 몰랐다. 어느 정도 고삐 조절을 익혀갈 때쯤엔 가볍게 뛰는 트롯팅을 했다. 그러다 우리의 승마는 완성되지 못하고 끝이 났다.

올라타기, 고삐연습, 빌려착용한 모자와 신발. 신발은 찝찝해서 나중엔 그냥 본인 레인부츠를 신겼다.
말을 타는 것 이상으로 좋은 경험이 한번 있었는데, 말을 마구간으로 끌고 가서 넣고 고삐를 풀어주는 경험이었다.


 9월이었나 보다. 마지막 승마수업은 리치몬드로 트롯팅을 나간 것이었다. 처음 리치몬드 라이딩 때는 너무 아쉽게 잠깐 찍고 돌아왔는데, 이번 가이드는 아이가 말 타는 것이 아주 처음도 아니고 대화도 조금 되고 하니 트롯팅을 할 수 있는지 묻더니 몇 번 시켜주었다. 승마장에서 연습하는 트롯팅과는 또 사뭇 맛이 다르게 느껴졌다. 좀 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트롯팅 in the Richmond Park
트롯팅을 하다 만난 사슴떼. 계절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좋은 때라 그렇지 봄과 가을 이맘때가 사슴떼를 만나기 가장 좋은 시즌이다.


스페셜 이벤트! 할로윈 라이딩.

 영국에는 이스터, 할로윈, 추수감사절 등등 잊을만하면 다시 오는 홀리데이 건수도 참 많은 데다, 건수마다 돈을 벌 기획도 열심히 한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할로윈은 아이들의 하프텀 방학이다. 하프텀 홀리데이 캠프 승마수업도 있다. 하지만, 이미 승마에 마음을 비우기도 했고, 비싸기도 하고, 그냥 할로윈 코스춤을 갖춰 입고 탈 수 있다는 이벤트만 경험해보기로 했다.

 나중에 보니 부모가 이 승마 클럽에 회원인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가이드도 그 부모이거나 심지어 누나가 동생의 가이드를 맡은 경우도 있었다. 자기 아이들 이벤트에 판매를 곁들였달까?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지만 지금은 한국에도 Team Work라는 소수 그룹 운동 프로그램이 있듯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Community가 이렇게 사적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많다. 상당히 Localising 되어 있달까?

각자 키에 맞는 말을 타고! 출정 준비!
단체로 줄지어 리치몬드 파크로 향한다. 이제 제법 가이드와 쑥스러워하지 않고 대화도 나눌 정도로 익숙해졌다.
리치몬드 파크 안에 들어섰다. 말을 좀 탈 수 있는 아이들은 앞으로 모아서 오르막이나 내리막에 속도를 좀 내서 달리도록 하기도 했다.
라이딩 센터로 돌아오는 길. 영국의 한가함이 느껴진다.
우리의 용사들. 뱃지에 살고 죽는 영국인들답게 할로위 라이딩 인증 뱃지를 각자 가슴에 달아주고 기념 촬영!


또 하나의 추억이 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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