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cribblie Dec 18. 2023

잠시 사라질 예정이예요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말 대잔치

안녕하세요 Scribblie입니다.

브런치를 버려두었나 싶을 정도죠..?

7월에 인사발령을 받고 현안이 많은 부서로 이동을 했어요.

그래서 영국의 도시계획 이야기도 쓰지도 못하고

이렇게 올해가 다 갔습니다.

그래도 점심도 안먹고 일하던 시기를 지나

이렇게 점심시간에 글을 쓰고 있노라니 꿀맛!이군요


이제부터 아무말 대잔치를 시작합니다.




글을 써서 우리는 무엇을 얻으려고 했을까.

어떤 결말을 기대했을까

수많은 재능있는 작가님들과

수많은 재미난 글들과


그 중에...
나는 무엇일까..


많은 브런치 작가들이 부품 꿈을 안고 글쓰기를 시작했다가

어느새 사라지는 이유가 아닐까요.


원래는 어떤 기대도 없이

'우당탕탕 런던 생활기' 초고를 쓰는 용으로 시작했던 브런치였는데

어느 순간 독자수와 조회수에 노예가 되었던 시절도 있었고

출간 제의는 왜 오지 않는지

출판 프로젝트에 올해도 낙방하겠지

이런 기대와 낙담을 반복하다


일상이 더 현실이기에

브런치를 떠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끔 그래도 글을 쓴 보람이 있을 때가 있고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썼다고 생각하는 날이 있기도 합니다.

영국으로 가시는 분들 중에 연락이 오시거나

종이책으로 갖고 가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댓글이나 연락을 주시거나

큰 도움 받았다고 피드백을 주시거나

할 때 말이죠.




글을 쓰는 것까지 할 수 있는데

세상의 장벽을 넘는 시도를 하는 것조차 힘겨운

나를 자꾸 마주하는 것도 버거워서 외면하며 지내는 것도 같습니다.


투고를 하고 선택을 받아야 책의 가치를 인정받는 거라는 고집이 있었어요.

그런데 '투고 조차 버거워하는 인간이 무슨 소리냐'하는 생각이 듭니다.

투고 해주는 AI라도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런 나약함으로 아직 죽지 않고 심지어 밥벌이도 하고 있다니
그게 외려 기적이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자고 시작했던 거니까

그 초기의 목적이라도 달성하자.

그리고 영국 초기 정착을 위한 글 중에 제도와 문화를 버무려서 뱉어놓은

나만한 글은 없다는 근자감도 아직 있나봅니다.

(다른 작가분들의 글을 안읽어서 이 모양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앞으로도 안읽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20일에 놀라울 것도 없이, 예외없이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낙방하고 나면

이번엔 진짜로 POD 출간을 할까합니다.


왜냐면.. 투고할 에너지가 없으므로.....


왜 이렇게 에너지가 없을까..남들은 열심히도 살던데. 난 왜..수험생활 이후에 20년 간 늘 쉬고 싶은 걸까. 특별한 성과가 없었지만 늘 쉬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어제서야 합리화에 아주 적당한 용어를 붙였습니다!

번아웃


  "나는! 능력도 안되는데 수험생활을 너무 열심히 해서  이후 20년간 번아웃 상태다"라고 찌질한 소리를 말이죠. 그래서  자식에게는 수험생활에 모든 것을 태워버리라 하지 않기로 했어요. 생체에너지를 인생 전반에 걸쳐 적절하게 분배해야..?; -_-




사실 너무 많은 컨텐츠를 하나의 책으로 묶으려고 챕터를 무리하게 합병했었습니다.

다시 챕터를 호흡에 맞도록 쪼개어

두권의 책으로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브런치북은 POD 출판으로 연계가 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 지리한 글의 끝에 드디어 이 글의 목적이 나옵니다.

브런치북을 내린다고요 ㅎㅎㅎ

없어질거에요 당분간

그리고 2개의 매거진으로 재구성하겠습니다.


그럼 POD 책이 출간되었어요!라는 글로 다시 뵙는 날까지

겨울 잘 나시구요.

겨울 잘 나시구요..

겨울 잘. 나시구요~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태어난  내가 내가 아닌  사람이 되어 있으면  좋겠다아…… -0-






작가의 이전글 용기와 부지런을 주소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