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신없는 정착의 시간을 건너오셨나요.
아마 1년쯤 지났을 거에요.
갈등, 번뇌, 미궁, 런던에 대한 울분 등등 수많은 감정들을 지나 ‘병원갈 일만 일어나지 않으면 이제 그렇게 어색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겠다.’ 싶었을 때가 1년쯤이었다. 그때쯤엔 마트에 가면 물건을 사고 계산하고 봉투를 받고 하는 일련의 모습이 자연스러웠는지, 캐쉬어들도 내가 이곳 생활인이라고 인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포인트 카드 없다구요? 왜 안만들었어요!
떠날 거니까 굳이 만들지 않았었다.
2년쯤 되었을 때가 다음 1년을 산다면 내 몸에 내 옷을 입은 것처럼 흐르듯 살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때가 귀국해야하는 때였다.
Do you need a bag?
이 말이 비닐봉지 필요하냐는 말인지도 모르고 왜 갑자기 가방 필요하냐고 하느냐고 당황하던 그런, 희비의 시간이 흐르고 그냥 받아들여진 상태가 되었는데 그때가 바로 떠날 때 였던 것이다.
극J인 인물이므로 정착이 끝나자마 귀국 1년 전부터 귀국정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