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cribblie Jan 27. 2024

차 팔아치우기

게도 마음도 가장 무거운자동차 팔기

 Car Giant에서 샀더라면 그냥 속 편하게 헐값에 Car Giant에 팔았을 텐데 아쉬웠다. 벤츠에서도 중고차를 다시 산다고 해서 알아보니 연식이 얼마 되지 않은 차들만 사들였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Auto Trade와 영국사랑, 한인 인터넷 카페, 동네 중고차 거래상, 어쩌다 알아낸 We buy any car라는 K-car 같은 중고차 매입하는 포탈이었다.

대충의 최저 매매가를 파악해볼 수 있는 We buy any car

 먼저 차의 가치가 얼마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그 수단으로 같은 차종과 연식의 차를 얼마에들 올려놓았는지 Auto Trade에서 검색해보았다. Auto Trade에 올리자니 외국인들이 와서 차를 시운전해본다고 같이 타고 돌아다니는 걸 상상해보니, 아이와 둘이 생활하면서 안전문제가 너무 우려되어 Auto Trade에서 거래하는 건 애 진작에 포기했다. Auto Trade에서 팔리고 있던 금액은 원래 샀던 금액의 55% 정도였다. 그럼 동네 가라지나 We buy any car에 팔면 훨씬 덜 나오겠구나 느낌이 왔다. 실제로 We buy any car에 입력해봤을 때는 매입가의 20%가 안 되는 터무니없는 가격이 나왔고, 근처 지점에 갔을 때 실물을 보고 챙겨갔던 MoT 등의 서류를 보고 책정해준 금액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인 간 거래가 부담스러워 뉴몰든에 지나다니며 보았던 커다란 가라지에 가서 가격을 물어보았다. 처음엔 We buy any car 가격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불렀는데, 이제 좀 다녀봤다고 "엔진 소리 좋지 않냐, 그 가격은 안된다." 그랬더니 "오늘 놓고 갈 거면 300파운드 더 줄게"라는 흥정도 해보게 됐다. 하지만 역시 성에 차지 않는 금액이었다. 사실 경험이다 생각하고, 최후에 여기다 넘겨야겠다는 마지막 보루를 이곳으로 두게 되었다.

이런 곳엘 다 가서 중고차 흥정을 했다니. 다시 하래도 부담스러울 것 같다.

 결국, 한인 카페에서 차를 팔게 되었는데 한국인에게 팔자고 드니, 책임감이 크게 느껴졌고 연식 있는 차니 잔고장이 나도 원망을 듣지 않을 금액에 팔는 게 소심한 속이 편한 길이겠다 싶어 Auto Trade 매물 금액에 비해서 많이 싸게 내놓았다.

 우리의 P를 사간 부부는 외국살이가 두 번째인 쿨한 거래자였고 중간에 약간의 곡절이 있었지만, 귀국하는 입장을 이해해서 그런지 문제를 크게 만들지 않고 깨끗하게 거래가 끝났다. 쿨한 거래자이긴 했지만 꼼꼼한 거래자였고, MoT 내역을 모두 인터넷으로 DVAL에서 찾아볼 줄 아는 똑똑이였다. 시운전을 하러 왔을 때도 정지 상태의 엔진 소리까지 들으며 기계적 상태를 체크했다. 서로 스타일이 잘 맞는 거래자였던 것 같고, 그런 꼼꼼함 뒤에 정확하고 책임감 있는 결정이 있었던 분들이라 깔끔한 거래가 가능했던 것 같다. 무작정 덮어놓고 산다고 하고, 나중에 걱정에 걱정을 꼬리 물며 번복하는 거래자보다는 처음에 꼼꼼한 경우가 좋은 것 같다. 나 또한 결벽한 데가 있어서, 이미 계약금도 받고 거래 날짜도 정해졌지만 꽤 큰돈을 들여 점검도 한번 하고 차를 보내는 날엔 세차도 해서 사는 분들을 맞이 하였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세차였는데, 받는 분들이 놀라며 고마워해서 마음이 덩달아 좋았다. P의 떠나가는 엉덩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떠나보내기 전 마지막 세차. 생각해보면 처음엔 세차 코인을 사서 기계에 코인 넣고 번호 넣고 자동세차에 들어가는 것도 얼마나 새롭고 어려웠던가.
잘 가, 애증의 P. 고마웠어.

 여기까지가 차를 보내는 낭만적인 부분이었다면, 꼭 처리해야 하는 행정 절차를 짚어보자. 요즘은 인터넷으로 DVAL에서 차의 소유권 변경 절차를 다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차를 처음 샀을 때 받았던 자동차 등록증인 Log는 잘 갖고 있으면서 매수인에게 녹색 부분에 인적사항과 정보를 기재해서 넘겨주는 것이 원래의 방식이다. 매수자와 함께 DVAL Buysellvehicle.servise.gov.uk.에 인적사항을 서로 입력하며 명의이전을 그 자리에서 마쳤다.

log에 차 팔 때 기재해서 넘겨줘야하는 녹색부분
인터넷으로 이전 등록이 뚝딱!


 그 이후에 매도자는 보통 Road Tax를 환불받는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데, 차를 넘기는 날짜가 Road Tax 기한에서 한 달 이상 남았을 때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해야 할 것이 보험금 정산이다. 이 또한 원래 계약된 날보다 일찍 보험이 종료되기 때문에 환불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도 약관에 따라 그 일수가 며칠이냐에 따라 환불이 진행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2년간의 타지 생활을 담아준 집에서 떠날 준비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