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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ribblie Jan 27. 2024

2년간의 타지 생활을 담아준 집에서 떠날 준비하기

퇴거 알리기

 가장 중요한 것이, 집주인에게 퇴거일을 알리는 것이다. 계약 만료일에 퇴거하는 것이 아니라면 퇴거 예정일 2개월 전에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 집주인과 부동산 모두에게 이메일로 동시에 알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퇴거를 동의하는 이메일을 받아두어야 한다.


Tax 정리

 주인과 퇴거일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주민세를 정리해야 한다. 한국인들이야 보통 덜 내는 경우는 없을 테지만 1년 치를 기준으로 부과되는 주민세는 Move out 신고를 하면 카운슬(구청)에서 정산을 해준다. 다만, 신청을 하고도 한 달이 되어가도록 아무런 말이 없어서 전화를 걸어보니, 계약서에 쓰여 있는 날짜에 퇴거하는 것이 아니라 일찍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주인이 동의한다는 증빙을 해야 한다는 미처리 사유를 그제야 알려줬다. '아니, 안되면 안 되는 이유를 고지해줘야지 아무리 연말이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다지만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말야, 일은 좀 똑바로 하자!'그런 마음이 들었다.

 영국 행정에 기대할 걸 기대해야지. 외국에서 행정처리를 해본 사람이라면, 민원사무처리 기한이 있고 뭐라고 답답한 회신이라도 해주고 담당자 전화번호라도 훤하게 나와있는 한국 행정이 최고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집주인의 간단한 이메일을 보냈더니, 카운슬텍스를 정산해서 고지한 후 환불해주었다.


Move out Clearace와 보증금 돌려받기

 하.. 이게 퇴거하면서 가장 사람을 곤두서게 하는 부분이다. 한인 인터넷 카페에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악덕 악덕 그런 악던 집주인들이 있을 수가 없다. Deposit(보증금)을 이런저런 사유로 다 깎아서 안 돌려주거나 오히려 배상을 하라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소심한 사람답게 입주하는 그날부터 집을 갈고닦고 페인트를 칠해가며 살았다. 그런데 사실 좀 오바였다는 것을 마지막 Inventory Check에서 알게 되었다.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은 청소가 가장 중요하게 연결되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집도 엄청 깨끗하게 썼는데 청소를 내가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몇십 만원씩 내고 청소를 하기 싫어서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하지만 계약서에 청소한 영수증을 첨부하라는 문구가 있어서 찝찝한 마음이 들어 Move out cleaning 업체를 쓰기로 했다. 여기저기 알아보았지만, 결국 부동산이 소개해준 업체에서 하게 되었고, 청소업체와 Inventory Check 하는 사람들도 결국 부동산을 통해서 오기 때문에 서로 늘 봐온 잘 아는 사이였고, 약간 걸리는 부분은 그 자리에서 지적해주고 업체에서 바로 해결하여 보증금이 차감될 요소가 없도록 해주었다.

 살면서 생길 수밖에 없거나, 사용자의 과실이 아닌 Worn-out의 경우는 보증금에서 깎지 않는다는 사실도 마지막에 알게 되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그렇게 긴장하지 않고 2년을 살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도 하면서, 집주인이 워낙 좋은 사람이었고 서로 잘 지내던 터라 무난하게 보증금을 다 돌려받았는지도 모른다.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이라 원칙이 다 적용되는 것도 아니라고 어떤 사람이냐가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

 보증금은 보증업체에 맡겨져 있었고, 한국에 도착했을 때 퇴거 후 근무 5일 내에 들어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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