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Talk
요즈음 제가 하는 고민이 있어, 쉬어가는 글을 씁니다.
횡설수설 아줌마 Talk이니 혼란스러우시겠지만, 그래도 엄마들이 진짜 궁금해하는 내용이 쪽쪽 들어가 있으니 잘 캐내시길 바랍니다. ㅎㅎ
영어 한 자 못하던 아이가 영국 학교에 던져진 이야기 그리고 영어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어떻게 자기 언어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영국 교육과 관련해서 차차 진지하게 글을 쓸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이에요, 강남 목동 그런 데서 하는 영어교육을 원치 않아요!
그 영어 교육의 사다리를 타야 할까요?! 왜 사다리라고 말하는지, 차차 말씀드릴게요.
다들 그러지요, 이제 영국 다녀왔으니 영어는 걱정 없겠다.
사실 마흔 살 된 제 영어는 이야기 꺼내지도 않을 게요. 언어는 어려서 해야 하는 거라고만 해둘게요. (- _-)
하지만 다녀오면 다녀온 대로 고민이 아주 큽니다.
그래 봐야 어린이 영어일 뿐이기도 하고요. 꾸준히 해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다녀오나 다녀오지 않으나 똑같은 것 같아요.
속된 말로 재수 없다 하실 수도 있어요. 욕심이다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더 재수 없는 게 영어 사교육의 세상이라고 감히 말씀드릴게요.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가, 영국 다녀오기 전 후, 아이 영어에 대한 패러다임이 약간 달라졌어요. 전이나 후나 같은 마음이 있다면, 영어가 공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저에겐 여전히 영어는 공부이고, 수험 과목이고, 배워야 할 하나의 과목입니다만, 한국 나이 7세, 만으로 5세 반에 영국에 도착하여 2년 정도 지내다 온 아이에게 영어는 우리에게 한국어처럼 그냥 '언어'더라고요. 제 힘 들이지 않고 기관에 의탁해서 그 언어를 공부가 아닌 언어로 지켜주고 싶은 게 모든 바람인데요. 공부가 아니게 하는 그게 그렇게 쉽지 않네요.
한다 하는 영어학원에서 시험을 한 군데 가서 봤는데, 최최고 반 가는 성적은 물론! 안 나왔어요. 우리도 한국어를 한다고는 하지만 시중 국어 문제집을 씨가 마르게 풀고도 언어영역 100점이 안 나왔잖아요. 그리고 문제를 위한 문제들도 있고 말이예요. 한국 영어학원 레테라고 흔히들 부르는(그것도 귀국하고 알았네요. 리터니라는 용어가 있다는 것도요.) 레벨테스트는 사실 동 나이대 영국 아이들에게 풀라고 해도 최고반 안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예를 들어 틀린 과거형을 찾아내는 문제에서 eat의 과거형은 ate인 것인데 eated라고 나온다면 "내가 모르는 새로운 단어인가 보다"할 수 있다는 거죠. 상상도 안 해본 식으로 엉뚱한 단어로 문제가 나오는 거예요. 정확하게는 Make sense하지 않는(말이 안 되는) 문제를 내는 거죠. 그러니까, 아무리 현지식 영어를 한다는 학원을 가봐도 결국은 한국식 영어라고 느꼈어요.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딩이나 그런 부분의 수준이 높다면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최최고 반이라는 반의 리딩 레벨이 생각 같지 않았어요. 그 최최고반에 간다는 건 그 학원 영어 테스트 시험에 최최적화되었다는 표현이 조금 더 정확해보이네요. 그래서 그런지 두 학원 다니는 엄마들끼리 서로 어디 최고반 다니다 왔는데 (서로 교차로) 옮긴 데가 낫더라며 따로 글이 올라오더군요. 아닌 게 아니라 익숙함을 벗어난 변화는 새롭고, 발전으로 느껴지고, 실제로도 수준이 꼭 높아진 것이 아니라도 다른 옷을 입는 건 실력을 키우는 방법이 되기도 하죠.
결국, 현지에서 영어와 한국 영어는 균형점이 다른 거죠. 환경과 조건이 다르고, 요구되는 것이 다르고, 또 사설 교육기관에서는 그 특성상 부모와의 피드백도 있기 때문에 한국적 아웃풋이 중요하다는 것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러니 다들 영국문화원은 안 보낸다고 하겠죠. 얼마나 영어를 하고 있는지 부모들이 당최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영국문화원에서 걸어 나오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등부가 있는 이유가 뭘까요? 저도 참 궁금합니다.
나름 선별해서 목동에 있는 영어 학원 너댓군데를 들러보았습니다. 뭔가 이상해요 이상해. 그들은 설명도 안 해주고 돈 받고 레테 먼저 보라고 합니다. 레테를 봐도 책도 안 보여주는 경우도 봤어요. 누군가는 목동의 영어 학원들은 콧대가 높아서 받아주면 고마운 줄 알아라 하는 마인드라 그렇다고 하더군요. 레테도 2만 원이나 하던데 애는 애대로 1~2시간 고생하고 돈도 내고 시험 봤으면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테니 그런 걸까요? 또 다른 고생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용하려구요? 한 군데는 레테를 봤는데, 거기도 책을 보여달라고 해도 우왕좌왕이였어요.
레테를 보지 않았고 책을 보여달라고 두어 번 말해서 보게 된 곳에서는, 논픽션 책은 한 챕터씩 읽어서 한 권을 1년 동안 읽는다는데요, 우리나라 초등학교 고학년이 한국어로도 안 볼 것 같은 사전 두께에 깨알 같은 글씨였어요.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어요. 글밥 내성을 기르게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아니면 딱 보고 주눅 들게 하려는 걸까요. 외려 얇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나오는 책이 그 책 보다 내용적 수준이 더 높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자 수에 다양한 영역의 내용을 접하게 해줬으면 했어요. 왜냐하면! 집에서는 아이가 부모 말을 듣나요? 책도 본인 좋은 것만 편식해서 보잖아요. 하지만 선생님 말은 들을 거 아니에요. 반면에 미국 교과과정을 따른다는 교재는 쉬워보였어요.(그건 사실 이유가 좀 있어요. 영국은 학제가 미국보다 1년 빠르거든요.) 학원들에게서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균형이었어요. 균형이 아쉽다는 것은 리터니가 아닌 학원 고민 이미 다 해본 5학년 선배맘도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다 만족스러운 학원은 없었다. 뭔가 한 부분 항상 찝찝했다고요. 저희 아이 기준으로 느낀 대로 말씀드리면, 미국 교재는 영국 학제가 빨랐기에 이미 했던 거라 쉬워서 재미없고, 논픽션 책은 질리게 두꺼워서 보기도 싫을 것 같았어요. 질리는 책 한 권을 1년씩 보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규모에 맞는 두께와 글씨 크기, 그림이 적당히 있는 책을 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학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이, "지금 어느 학원 다녀요?"입니다. 코로나로 아무 데도 보내지 않고 있는 저는, 뭐라도 대답해야 했기에 "런던에서 2년 살았습니다."라고 대답을 하곤 합니다. 그랬더니 한 학원에서는 "사립학교 다녔나요?"라는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공립학교는 취급도 안 하겠다는 건가 봅니다. 학원에 가면 엄마와 학원 사이에 묘~한 기싸움이 느껴집니다.
그들은 그들끼리의 리그 안에서 어느 학원이면 어느 정도 영어 하겠지라는 기준을 두고 이미 답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자기네는 아이를 수용할 수준이 못된다면서 다른 곳에 가보라고 하는 학원에서조차 "영국문화원은 보낼 생각도 하지 마세요. 거긴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쳐주지도 않습니다."라는 이야기도 들어봤어요. 마치 명문학교 수순을 밟듯 00학원을 다니다 고학년이 되며 00학원에 가는 그런 사다리를 타야 한다는 거죠. 영국문화원에 가려고 서초까지 3시간 왕복을 한다고 하면 박장대소할 것 같네요.
영국문화원을 다니면 루저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저는.. 사실 목동에 영국문화원이 없어져서 애통해하는 한 사람입니다. 아이들 수업 시작과 끝에 엘리베이터가 마비되어서 건물 대관 문제로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저는 여전히, 셰익스피어가 주제인 학기에는, 셰익스피어 시대를 배우고, 튜도시대 직업명과 그 시대 지도를 그려보는 영국문화원의 교육을 더 선호합니다. 영국문화원이 더 쉽다고도 생각하지도 않고, 덜 체계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 안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아이들 수준에 맞는 비디오 클립도 보고 읽어도 보고, 캐릭터 분석도 하고 했습니다. 간단히 아이 수준에서 그걸 요약해서 오기도 하고요. 그만하면 된 것 아닐까요? 숙제? 없어요! 그것도 제가 바라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냥 손으로 만든 미니북에 일기나 써오거나, 수업시간에 못다 한 것을 해오라는 정도이긴 해요. 그런데 왜 고민하고 있냐고요? 1시간 반씩 왕복 3시간 서초로 주 1회도 실어 나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영어학원 보내야 할까요? 초저학년부터 학원 타기를 하지 않으면 정작 학원을 가야 할 고학년이 되어 학원을 갈 수 없는 건 아닐까, 그 사다리를 일찌감치 타야 순항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모두의 고민이자 두려움입니다. 저도 그 영어학원 사다리 다리를 끊어버리고 타지 않는 것이 두렵습니다. 다들 그러잖아요, 어려서 수학 선행하는 학원 안보내면, 나중에 본 학년 수학을 잘해도 선행을 안 해서 갈 수 있는 대형 학원이 없다고요. 이제 대체 무슨 일입니까! 그냥 제 나이에 적당한 예습과 복습하면서 지내는 게 그 나이 지적 수준에 맞게 정신병 안 나게 정상적으로 사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저 혼자 뭐 "내 뼈 굵다."라고 버티면 되는 걸까요? 저희 아이만 학원도 안 가고 늑대소년 마냥 남들과 다른 세상에 살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수학 학원은 가보지도 않았지만, 영어학원을 가보니 "오오오오~ 들여보내만 주세요~ 믿겠습니다~~~"할 종교적인 상태도 아니고 말이에요. 영어 하나에 50-60만원 들여서 보내려니 눈물이 납니다.
이즈음 되면, 대치동은 다를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결국 리터니는 대치동이라는 엄마, 결국 대치동도 목동이랑 다를 바 없이 다 똑같다는 엄마, 다양하더군요. 학원이 나빠서가 아니라, 제 기준이 애매하다고 결론내기로 했습니다. 결국 저는 영어학원 노마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멋진 친구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까요? 한국을 떠나본 적 없는 초2이고 아무런 학원도 아니지 않습니다. 1학년 들어 엄마와 그냥 시중에 파는 옥스포트 리딩트리 쉐도잉으로 책을 읽고, 지금은 Horrid Henry를 재밌다고 웃으며 읽는다고 합니다. 작년 하반기에 시작한 화상영어에서는 필리핀 선생님과 책을 읽고 조금씩 이야기하고 문제도 풀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영유도 아니 다녔어요. 그 댁이 언어에 재주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어 능력이 어려서부터 참 좋은 아이 었고, 독서력도 좋은 아이예요. 초2인데 시공주니어 고학년 책을 읽고 공감, 동감, 판단 다 하고 내용도 요약할 수 있는 아이니까요. 그래서들 그렇게 '한국어 능력이 먼저다. 그래야 영어도 늘 수 있다.'고 하는 거 같아 보입니다. 언어는 기술이 아니니까요. 저희 아이도 한국에 들어온 지 1년이어서, 분명 영어가 줄어든 부분도 있습니다만, 코로나 때문에 고작 일주일에 한 번 가는 영국문화원을 1년에 반도 안 갔는데, 지적 성장과 함께 영어가 성장한 부분도 있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이 영어교육을 위해 한번, 영문권으로 가시려면 왜 영국으로 가셔야 하는지, 어떤 나이에 가면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도 다음에 또 진지한 글을 쓰다 지치면, 횡설수설 아줌마 Talk 한번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