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1위 브랜드에 후·설화수 경쟁 치열…“루이비통 매출 넘어선 에르메
‘16년 면세점 매출 1위 브랜드 ‘설화수’→‘17년 ‘후’
에르메스,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3위로 매출 급성장
올해 매출 30위권에 포함되지 못한 ‘헤라’·‘이니스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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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당시 면세점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처음으로 설화수·후 K-뷰티가 해외 명품 브랜드를 넘어서 1·2위를 차지한 이후 2016년 및 2017년 1~8월 매출에서도 1·2위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2015·2016년 당시 설화수가 1위를 차지했으나 2017년 8월까지 매출에선 후가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1·2위 다음 순위에선 지난해에서 올해로 넘어오며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18위에서 3위로 반등, 루이비통은 3위에서 6위로 주저앉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이 박광온(더불어민주당,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8월 면세점 브랜드 판매실적에서 LG생활건강의 ‘후’ 브랜드가 약 3,650억 2,600만원의 매출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3,649억 4,700만원의 매출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부터 그 이전까지 1위 매출인 루이비통 브랜드를 넘어선 설화수가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후에 내준 것이다. 판매금액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올해를 마쳐봐야 진정한 1위를 가릴 수 있다는 반응이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1·2위 이후 순위에서 브랜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루이비통이 지난해 3위에서 올해엔 6위로 주저앉았으며, 그 자리를 대신해 3위부터 순차적으로 에르메스(패션), 디올(화장품), 에스티로더(화장품)가 차지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은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을 변화시키거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반면 에르메스는 고전적인 DNA를 꾸준히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에르메스는 고가(高價) 중에 고가 상품이다”라며 “에르메스 상품이 면세점에서 매출이 반등한 이유도 내국인 및 중국인의 명품 소비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후·설화수 브랜드를 제외한 K-뷰티 브랜드가 지난해에 비해 매출 순위가 내려가고 해외 화장품 브랜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디올(4→4위), 에스티로더(7→5위), 입생로랑(10→8위), SK-Ⅱ(16→10위), 랑콤(11→11위) 브랜드가 매출이 성장하거나 순위가 올라섰다. 반면 헤라(15→30위권 밖), 이니스프리(23→30위권 밖), 숨(8→15위) 브랜드 순위는 주저앉았다. 또한 MCM 브랜드도 지난해 13위에서 23위로 밀려났다.
면세업계에선 사드로 인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함에 따라 브랜드 매출 순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인 구매객이 줄어들어 내국인 매출 비중이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면세점 매출 중 내국인 비중이 지난해 28.4%, 올해 1~8월에서도 27.8%로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내국인 매출 비중이 아닌 방한 외래관광객의 소비경향이 변화함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 눈에 띄는 브랜드는 리파, 포레오, 끌레드뽀 보떼 브랜드다. 리파와 포레오는 뷰티디바이스 제품이다. 리파는 지난해 면세점 매출순위에서도 25위를 차지했으며 올해엔 13위로 반등했다. 포레오는 스웨덴 출신 브랜드로 올해 13위에 첫 이름을 올리며 면세점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끌레드뽀 보떼는 시세이도 화장품 브랜드로 올해 처음으로 매출 순위 16위에 랭킹됐다.
한편, 면세점 1위를 차지한 ‘후’ 브랜드의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비첩 자생 에센스를 비롯한 대표 제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고, 스페션 에디션과 다양한 기획세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립 루즈 및 립 에센스 등 색조 신제품도 더욱 확대해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밝혔으며, 설화수를 품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는 세계 각국에 진출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특히 ‘자음’ 라인이 면세점을 비롯한 백화점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화수는 올해 8월까지 면세점 매출에서 후에 비해 근소한 차이로 적으나 판매물량에선 압도적으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