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저연차 의사의 협력적 성향과 성장에 대한 고찰
성실히 자기가 맡은 일을 수행하면서도 성정이 무던하고 가끔 농담을 주고받을 여유도 있는 레지던트 L 선생님과의 일화. 환자의 수술전 피검사에서 특정 장기 관련 수치가 높게 나와 전신마취 자체가 부담이 되어 관련 소화기내과 컨설트가 오기까지 환자가 수술방에서 기다려야 했다. 그는 누구보다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아랫년차를 통해 조치를 취하고 교수님과 소통하며 또 기다리고 있는 환자에게 다가선다. "상황이 이러하여 갑작스러우시겠지만 답변을 기다렸다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환자분께서 안전한 상태에서 수술하실 수 있는게 가장 좋으니까요."
과 특성상 국소 수술도 많은데, 그가 들어오면 미덥다. 간호사들처럼 환자의 상태에 관심을 가지고 환자가 편안해질 수 있도록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과 신뢰가는 어투로 말을 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굉장한 노력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일이니까. 시간이 지나면 저런 모습이 될까, 생각해보았지만 이건 그의 인품과 관련된 요인이 크다.
그러나 어떤 교수는 그가 외과적 수술을 보는 눈이 부족하고, 손기술이 못미덥다 한다.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탓에 속도가 느릴 수 있고, 또 그대들만한 수술 경험의 폭으로 단련되지 못한 탓도 없지 않아 있으리라. 이런 사람들은 외래에서, 병동에서 빛을 발하는 좋은 의사이지만 수술실에서는 좋은 의사가 되지 못하는가, 물으면 그것도 확답하기 힘들다.
수술 실력이 좋은 의사는 여러 특성으로 구성될 것이다. 환자 병변 특성에 대한 이해, 환자에 맞는 외과적 수술 계획(surgical plan), 신속하고 정확한 절개와 지혈, 결찰, 봉합, 전체 수술 장기와 상황을 바라보며 어시스트들을 통솔하며 수술을 이끄는 능력 등. 그렇지만 대학병원에서 수술은 혼자 진행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고, 나는 그들의 수술을 보는 눈 만큼이나 '수술 팀원들과 소통하는 귀와 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진료과나 수술 팀원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판단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일 수 있고, 원활한 의사소통은 빠른 진행과 긍정적인 협조를 가능하게 한다. 팀내 분위기가 좋아진다면 '서로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지면서, 본인이 여유가 있을 때 서로의 일도 도와주며 응급상황에서 상호보완의 능력도 커질 수 있다. 전체적인 수술 환경 및 팀원에 대한 이해를 통해 타과 협진, 비배정 방에서도 원활한 수술 진행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A가 뛰어난 이도 있고, B가 뛰어난 이도 있다. ㄱ은 쉽게하는 반면, ㄴ은 고역처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 일하고, 또 소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완벽한 사람도 실수할 수 있고, 변하지 않는 환경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시간이 지나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 우리는 점점 더 나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서로를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시선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