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간호사의 미디어 매체를 이용한 공부

의사들의 유튜브를 보며 생각하다

by 간호사K

심방 중격 결손 폐쇄술 (Atrial Septal Defect, ASD closure) 로봇 수술을 지원했다. 심장혈관외과의 로봇 수술은 건수가 적어 매번 방이 바뀔 때마다 인계만 받아왔었고, 작년에 잠시 순회간호사를 도왔던 기억만 있는 정도였다. 수술에 대한 정보도, 방 세팅도, 심장혈관외과 수술에 필요한 소독/순회간호사 업무도 거의 아는 게 없어서 며칠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했다.


간호대학 시절에 해부학, 생리학을 배우지만 새로운 지식의 포화 상태에 밀려 심장의 해부 구조도 헷갈렸다.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 그렇게 열심히 외웠던 좌/우 심방, 심실, 삼첨판, 이첨판, 폐순환, 체순환 등 그 모든 개념이 흐릿했다. 그래서 기본 해부학부터 다시 공부해야 했었는데, 이번에는 해부학 책보다 유튜브에 먼저 검색을 해봤다. 서술된 정보보다 인체 구조와 기능, 수술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가 필요했기에 미디어 매체가 더 적합하리라 생각했다. 정보를 습득하고 인지하는 방법도,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접근해 사용한다.


심장의 해부와 기능은 정규 교과목에도 나와서 그런지 강의의 수도 많고 질도 좋았다. 이해가 잘 되게 조리있게 잘 설명해주었다. 진단명인 ASD를 검색하자 원리,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국내외 의사들이 환자 교육용/의사 교육용으로 만든 동영상 자료가 많았다. 쉬운 말과 특징을 잘 잡은 그래픽으로 이해하기가 쉬웠다. ASD closure를 검색하자 개복술, MIS (Minimally Invasive surgery, 최소 침습 수술), robot 수술(로봇을 이용한 수술)등 여러 유형의 수술법도 알 수 있었다. 중복되는 내용은 생략하고, 필요한 부분만 선별하여 속도 배수를 조절해가며 보았다. 중요한 개념은 천천히 반복학습하고, 흐름이 중요한 과정은 속도를 조금 빠르게.


대부분의 경우 유튜브에 수술을 검색하면 '의사'와 '환자' 위주다. 의사가 의사에게 수술을 가르치는 목적 혹은 의사가 환자에게 수술의 필요성과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수술실 간호사로서 수술과 관련된 주의사항, 상차림, 주요 기구 및 장비 사용법, 환경 세팅은 아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사항은 오래 전 해당 수술을 한 수술실 간호사가 정리한 자료를 보며 인계받고, 최근에 수술을 진행한 선생님들께 직접 여쭈어보며 공부해야 했다.


수술실 간호사의 미디어 매체를 이용한 교육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수요 측면에서는, 수술은 집도의에 맞춘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병원별, 교수별 공통적인 적용의 한계점이 있다. 선호하는 장비와 에너지 세팅, 기구, 수술 소모품까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포괄하여 제공하기가 어렵다. 공급 측면에서는, 수술실 간호사는 여러 과의 여러 교수의 모든 수술을 포괄하여야 한다는 데서 한계가 발생한다. 병원마다, 진료과와 교수마다 주력으로 내세우는 수술이 있어 실력과 빈도 차이, 루틴의 정도가 다르다. 게다가 수술실 간호사는 수술실에 속하며 여러 과를 로테이션하며 다양한 수술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과에만 몰두하여 교육, 학습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술 진행 만큼이나 수술실 간호사는 신경써야 할 담당 전문 영역이 많다. 환자 안전, 세척과 멸균, 기구 관리, 수술실 장비 부속 관리, 감염 예방 환경 조성, 진료 재료 관리 및 청구 등.


원활한 교육과 인계의 지속을 위해서, 개인의 기억력과 경험, 직감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교육자료를 통해 필수 숙지사항을 이해하고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줄곧 한다. 업무의 루틴화, 체계가 기본이 될 때 직무전문성이 향상될 수 있는 것 아닐까. 이를 위해서 개인적으로도 수술 노트 정리를 열심히 하고, 필요한 내용은 같은 수술방 선생님들과 빼놓지 않고 공유하려고 한다. 과거에 적은 인계 자료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계 자료를 최신형으로 수정할 수 있는 부분에는 계속해서 수정을 더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우리도 말과 글로 전하는 게 아니라 미디어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교육과 실력의 질을 올릴 수 있을텐데. 신규 시절에 절실히 알고 싶었던 기구의 이름과 사용법, 기구와 에너지 장비, 자동 봉합기 사용법 등은 간단한 수준의 영상이나 외국 수준의 영상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개개인적으로 교육 자료를 만들기 위해 병원의 환경이 서포트되는 것도 아니고, 경험과 기술도 충분하지 못하다.


수술 지원의 성격은 환자 안전과 집도의가 수술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로가 없으면 일 할 수 없지만, 집도의가 없으면 수술이 불가능하므로 집도의에 맞추어주는 환경의 느낌이 강할 때도 있다. 집도의와 환자 사이, 수술실 간호사에 빛을 비추는 일은 어떤 식으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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