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마티스의 컷아웃 기법과 나의 글쓰기
앙리 마티스 전을 보고 왔다. 마티스는 처음 그림을 그릴 때는 사진과도 같은 세밀하고 현실적인 그림으로 시작하다가 점차 자신만의 목소리와 색깔을 찾아 나갔다. 다채롭고 화려한 색감에 야수파로도 불리던 마티스는 말년에 먼 발치에서 붓을 이용해 그리거나 컷아웃 기법(색을 칠한 종이를 잘라 그림을 구성하는 기법)을 활용해 작품을 선보였다.
피카소의 어릴 때 그림을 보아도 그렇다. 그러다 현실의 반영과 모사에는 만족하지 않고 본질적 의미와 개성을 추구하며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인간성’인 것일까. 많이 그린 자일수록 자유롭고, 추상화와 단순화를 통해 그림과 세계의 본질을 탐구하게 된다. 주저함이 없으며 명료하고 절제한다.
그것 또한 수많은 그림들을 그려 온 눈과 손이 있기에 가능하리라. 내 의지대로 표현되고, 우연과 숙련됨이 교차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작가들의 삶도 그러하리라. 처음에는 잘 쓰인 글과 생각을 읽고 따라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회 속에서 잘 융화되며 공감받지만 대중적이라는 평가 아래 특별함이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화가들이 꾸준히 붓을 들어 색과 선의 조화를 고민하듯 작가들도 단어와 문장, 여백으로 세상을 넓혀간다.
아끼는 후배가 물었다. “계속 일기와 글을 쓰면 뭐가 좋아요? 글 쓰기 실력이 늘어난다고 느껴져요?” 그렇지는 않았다. 그저 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게, 거침없고 자유로워질 뿐이었다. 언어의 세계를 확장하고 사고를 정리하며 기억을 추억으로 만드는 게 두렵지 않았다. 이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교류하며 세상 보는 기쁨을 넓혀준 기회가 편하고 반가웠다. 그저 읽고 쓰게 될 뿐이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듯, 생각이 고플 때 글을 쓴다. 성찰과 체념의 글쓰기에 가깝다. 아무것도 희망하지 않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그저 자유롭다. *
* I hope nothing. I fear nothing. I am free.
<<그리스 인 조르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