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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호사K Oct 21. 2023

알레르기 환자의 개별성과 특수성 존중하는 간호

라텍스 알레르기 환자 수술 준비 과정


살다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에 제한을 받거나 아나필락틱 쇼크 등의 커다란 합병증의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최근에 라텍스 알레르기, 피부기묘증(피부묘기증. 두드러기의 일종으로 피부를 어느 정도 이상의 압력을 주어 긁거나 누르면 그 부위가 붉게 변하면서 부어오르는 현상), 금속 알레르기 환자의 수술 지원을 경험했다. 수술실 간호사는 수술 전후 욕창, 화상, 찰과상 등과 관련한 피부 간호가 아주 중요한데, 여기에 알레르기 반응이라는 위험 요인을 통제해야 한다. 라텍스 알레르기 환자 간호는 수술 전과정 특수 프로세스가 체계적으로 인계될 정도로 중요한 특수 환자 수술 간호 중 한 부분이다.


라텍스 알레르기latex allergy는 라텍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알레르기로,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피부 알레르기로 나타날 수도 있고 라텍스 입자를 흡입하여 호흡기 알레르기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라텍스 알레르기 환자가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 재료와 글러브에서 라텍스 프리latex-free 제품을 대체하여 준비하며, 표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 수술 재료 업체에 연락하여 안전성을 확인해야한다. 수술 기구의 경우에도 의료기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장갑이 라텍스 장갑이기에, 비닐 혹은 라텍스 프리 장갑을 이용해 세척, 멸균을 새로이 하고 멸균 후에도 파우더 수준의 라텍스라도 남아있지 않도록 접촉을 제한한다. 수술 전날부터 수술방안의 실장, 기구, 장비, 침대, 무영등 등 모든 환경을 환경소독티슈로 닦으면서 라텍스 파우더가 남아있지 않도록 하고, 고무줄 등 라텍스 제품이 환경에 있지 않도록 정리하고 입출입을 통제한다.


이송 중에도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동에서 수술실로 환자를 내릴 때에도 해당 과의 의사, 마취과, 수술방 간호사와 상의하여 환자가 전처치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수술방에 들어올 수 있도록 미리 조율한다. 환자는 수술 전 미리 항히스타민제를 맞아 알레르기 반응을 최소화하고, 수술 진행 중 활력 징후는 물론 피부 상태에서도 면밀한 사정이 요구된다. 수술이 진행하면서 해당 수술방에는 입출입을 최소화하고, 인력의 여유가 된다면 해당 방에 순회간호사를 두 명 두어 한 명은 수술방 바깥의 기구 지원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환자는 수술 후 마취에서 깨기 전까지 라텍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복실이 아닌 수술방에서 회복을 진행하고 병실로 올라가게 된다.


라텍스 알레르기로 수술을 진행하신 환자분 중 한 분은 본인이 라텍스 알레르기인지 모르다가 입원 때 시행한 초기 간호 사정에서 알게 되었다고 하셨다. 고무장갑을 끼면 간지럽고 부어올랐다는 정보에 알레르기 검사를 진행하시게 된 경우였다. 일상 생활에서 라텍스 베개, 매트리스, 라텍스 장갑, 고무장갑, 고무줄 등 라텍스에 크고 작게 지속적으로 접촉되었다 하더라도, 경미한 접촉성 피부염, 소양감, 두드러기인 경우 일상 공간을 둘러싼 복합적 요인 중 하나를 특징짓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수한 요구를 지닌 환자라면 더 많은 수술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 수술 중에도 의사, 마취과와 수술실 간호사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워 일한다. 하지만 그건 환자분이 수술을 받으면서 느끼지도, 거기 들인 노동과 시간을 비용으로 체감하지도 못할 것이다. 알레르기 환자 또한 최대한 동질 수준의 간호를 제공해주는 것은 생체적, 의학적 개별성과 특수성을 존중하는 일이다. 누구나 건강 앞에서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진 혹은 자신의 가족, 친구도 언젠가 그런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일로 환자를 차별하지도, 어느 누구도 하소연하지도 않고 각자의 몫을 하는 병원 구성원들이 참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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