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에 빠뜨리는 자

허황된 기준을 만들어 낸다!

by 남유복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들 마음이 다 내 마음 같지가 않다. 아무리 설득하려고 해도 끌고 가려고 해도 이리저리 튀는 사람들 천지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으로 튀어 오르는 사람의 기를 누르는 방법이 허황된 기준 속에 그 사람을 빠뜨려 버리는 것이다.


순리에 어긋나는 틀로 그 사람을 인도해 낸다면, 이미 절반 정도는 성공한 셈이다. 이미 불완전한 바탕에 기초를 세우도록 유도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목표물이 어느 정도 자신의 기개에 무르익을 때쯤 풍선 터트리듯 지탱하고 있는 지반을 터트려 버리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목표물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전개로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그 사람은 풀이 죽어 복종의 자세를 취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예컨대 건설현장에서 사수와 부사수 간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현장소장은 이미 막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교의 대상으로 간택당한 한 무리의 동물들은 서로를 물어뜯으며, 흘리게 되는 피를 완악한 뱀파이어에게 상납하고 있는 셈과 같다. 처음에는 은근슬쩍 부사수를 추켜세우면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의 경우다. 사수와 비교하며 마치 경험과 경력이 없어도 부사수의 똘똘함으로 사수보다 나은 청출어람을 조기에 달성한 것처럼 치켜세운다. 그러다 점점 입질이 느껴지면, 만인 앞에서 부사수에 대한 칭찬을 반드시 사수와 비교하며 반복 또 반복한다. 그 결과 부사수는 사수보다 자기가 더 낫다는 착각 속에 빠지게 되고, 사수는 부사수를 미워하며, 현장소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열심히 부사수를 깎아내린다. 그리고 부사수의 감정이 폭발할 때쯤 현장소장은 풍선을 터트려 버리면서 사수의 손을 번쩍 들어버린다. 이것이 모두 현장소장이 의도한 '착각의 늪'이라는 프레임의 결말이며, 그로 인해 남은 건 현장소장의 막강한 리더십과 사수와 부사수의 복종의 자세 그리고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뿐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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