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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박마차 Sep 03. 2020

영어 포기하지 마세요.

할 수 있어요!!


나와 남편은 중학교  영어를 처음 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했다.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이 되어 영어를 처음 접하게  것이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던 중학생 때의 나는 영어가 너무 좋았다. 곡선이 주를 이루는 멋진 모양의 알파벳들, 보습학원을 다니며 했던 선행 학습 때문에  친구들에 비해 앞서 있다는 우월감에 영어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였지만  1  상황은 변해갔다. 나는 좀처럼 영어 수업을 따라잡지 못했고 고등학교 때는 포기 하게 되었다. 너무너무 잘하고 싶고 곁에 두고 싶었지만 내가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렇게 시들어갔던  짝사랑 감정은 대학교  또다시 불타올랐다. 졸업  취업을 위해 토익 토플 점수 따기가 통과 의례가 되어,  캠퍼스가 들썩이면서 나 또한 무릇 대학생이 되었으면 영어 실력 정도는 당연히 갖춰야  덕목이라 생각하며 나는 다시 시작했다. 학교와 집을 오가며 단어도 외우고 서점에서 문법책을 사서 보기도 하고 방학 때는 학교에서 마련한 영어 회화 강의에도 참석했다. 결론은 또다시 실패……

대학 졸업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이런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부지런히 뭐라도 하지 않으면 뒤쳐질 거라는 조바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다 할 자격증 하나 없는데 영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업무를 마치고 저녁이나 주말에 영어 학원에 영어 과외에 이것저것 시도를  봤지만 그마저도 바쁘면 자꾸 빼먹게 되어서 오래가지 못했다.

자연히 영어와는 거리가 서서히 멀어져  생애  인연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다 캐나다로 떠나기로  결정하고 우리는 부랴부랴 1 동안 아침저녁 주말   없이 말 그대로 올인을 했다. 떠날 날짜까지 받아 놓으니 더욱 초조해졌다.
모든 언어가 그렇듯이 1 열심히  것으로는 택도 없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실력이 늘지 않아 힘들었다.

남편과 나는 굉장히 다른 방법으로 영어 실력을 늘려나갔다. 사람들을 만나 열심히 떠들면서 습득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 여겼던 나는 영어를 연습할  있는 언어 모임에 적극적으로 나갔다. 뭐든 언어만 연습할  있다면 시간과 거리를 따지지 않고 나갔다.  즐거웠던  아니었다. 극도로 긴장한 탓에 모임이 끝나고 나면 위경련이 일으킨 적도 있었고, 흔히 언어 관련 모임은 규모가 너무  탓에 사람도 많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같은 장소에서 말을 하다 보니 도대체  앞에 있는 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듣기 힘들 때가 많았다. 그래도 딱히 다른 대안이 없었으므로 열심히 나갔다. 반면 남편은 나와는 성격이 매우 달라 언어교환 모임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같이 나가자고  번을 얘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대신 남편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유튜브를 적극 활용했다. 하루 종일 영어로  동영상을   없이 보면서 연습을 했다. 일종의 시뮬레이션으로 동영상에서 나온 표현들을 보면서 본인이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말을 했을까?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뭐라고 답했을까? 상황을 만들어 계속해서 연습을 했다. 나는 나의 방법이 더욱 성공적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단순히 나와 남편의 예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서로 알아차리지 못한 부분에서 효과를 봤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현재 우리의 영어 실력은 비등비등하다.

남편과 나의 영어는 유창하지 않다. 우리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일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현지 친구들을 만나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이어  정도의 실력이다.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지도 못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유학 한번 , 해외 어학연수 한번 가본 적이 없는 아주 평범한 중년의 결혼한 부부도 영어를 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을 하다 보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로 시작하는 것이 거부감을 줄여준다. , 음악, 유튜브, 영화, 잡지…. 어떤 매체의 모습을 하건 상관없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길 바란다. 나는 한 문장을 말해도 완벽하길 원했지만 남편은 달랐다. 어차피 모국어로 말하는 게 아닌걸 상대방도 알고 있고 완벽함을 우리에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주의였다. 때문에 나는 원하는 만큼 실력이 늘지 않을  마음고생을 했고 괴로워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했던 바보 같은   하나였다. 언어를 익힌다는 것은  여정이다. 실력은 들인 시간에 비해 정비례해서 올라가지 않았다. 오히려 계단식 그래프의 모양을 그리며 성장한다. 하다 지치면 조금 쉬어도 된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계속 조금씩 앞으로 나가시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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