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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May 28. 2023

오늘도 난, 땡구!

남매일기/아홉살/딸/열세살/아들/일상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아빠 : 땡삼

엄마 : 땡구

아들 : 땡칠

딸 : 땡오


이웃강아지를 보고 왔던

어느 오후


이런저런 장난을 치다가

오빠가 동생에게 말했다.

“손! 착하지~손!”


동생은 손을 내밀었고

오빠는 착하다며 동생을 쓰다듬었다.


그때부터였다.

이 놀이가 시작된 건.


우린 서로에게 별명을 지어줬고

내 이름은 땡구가 되었다.

 

아이들은 나를 땡구라 부르며 자꾸만 엄마노릇을 한다.


어두운 밤 컴컴한 방에 엎드려

핸드폰으로 글을 쓰는데

딸아이가 와서 방에 불을 켜줬다.


“땡구, 불 켜고 해야지~

땡구, 이렇게 하며 눈 나빠져~“


알았다! 이 놀이가 왜 싫지 않은지…

아이들의 말투는 꽤나 다정하다.

땡구 엄마가 된 아이들은 사랑으로 나를 보살펴준다.

그래서

아이들보다 내가 이 놀이에 더 빠져들었다.


땡구가 되어

아이들에게 답한다.

“앙! 앙!”


우리는 서로를 반려견 돌보 듯한다.


우리는

이렇게 가끔 다 같이 한 놀이에 빠지기도 하고

또 가끔 다 같이 한 노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 온 가족이 일주일 내내 같은 노래만 부르며 다닌다.


가족이 함께 무언가에 빠질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이 즐겁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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