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풀이 학습법’의 핵심은 최초 뿌릿말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말은 대개 재질, 특성, 색깔, 모양, 목적(용도), 지역, 발명자, 소리 같은 계기로 이름을 짓습니다.
최초의 뿌리와 현재의 열매를 매칭시키면, 엄청난 이해력과 스토리 텔링이 나옵니다.
영어 하나보다, 우리말, 한자어, 일본식 한자어, 라틴유럽의 언어까지 함께 들여다 보는 게, 훨씬 더 즐겁더군요.
그렇다고 라틴어나 스페인어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대표적인 단어가 철학입니다.
philosophy에서 phil이 love고, sophy가 wisdom입니다.
이를 일본이 난학식 한자 ‘철학’이란 말을 만들어 동양에 도입합니다.
이전까지 동양에선 사상이나 사조 같은 말을 사용했습니다.
*[일본은 서양문물을 네덜란드(홀란드/화란)와 교류하며 흡수했는데, 이러한 신식문물 도입 관련 학문을 난학(화란의 ‘난’ 적용)이라고 부릅니다.]
철학의 철은 밝다란 뜻 외에 ‘지혜/슬기’의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의 뜻을 제대로 옮긴 아주 잘 만든 한자어입니다.
건축, 과학, 언론같이 우리가 자주 쓰는 근대화 이후 한자어들은, 대부분 일본이 도입한 난학식 한자어입니다.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
어떤 철학자가 언제 무엇을 주장했는지보다, ‘그 시대엔 어떤 배경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방식이 널리 퍼졌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른 말풀이 하나로, 철학은 공허한 암기가 아니라 실용적 지혜로 다가옵니다.
말뿌리 찾기는 참 재미있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정치나 사회 용어도 원어로 풀면 재미있어집니다.
난학식 한자어에는 일본 특유의 우회와 은유적 표현이 많습니다.
한국인의 정서로는 직관적 이해가 버거운 말들이 많습니다.
한국은 식민지 강점기에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사시에 합격한 엘리트들조차, 법률용어의 원래 뜻을 모르고 기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들이 허다합니다.
말뜻과 본질도 모르면서 법치주의를 고정불변의 진리로 숭배하는 사람들을 가끔 봅니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헌법도 바꿔왔는데요.^^
예전에 방송사 토론단으로 활동할 때, 대형 로펌 부대표 변호사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그 점은 헌재에서 위헌 판정이 나서 절대 바뀔 수 없습니다.”
군복무를 이행한 젊은이들에게 적합한 보상과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모 의원의 주장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제 전개논리에 비약이 있다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도 있습니다.
이해는 유연성과 융합으로 이어지는데, 암기는 그걸로 끝인 경우가 많습니다.
식민지시대의 일본어 찌꺼기를 전문용어인 것처럼 남용하는 이들도 허다합니다.
언론, 건축, 패션 분야엔 왜놈말 천지에, 대중에겐 ‘간지’ 같은 기형어가 멋스러운 말로 자리잡아버렸습니다.
바르고 고운 말을 써야한다는 계몽적 주장은 아닙니다.
최소한 우리가 쓰는 말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면, 세상이 보다 합리적이고 지혜롭게 변화할 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저 그 ‘쉽게 이해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찾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어원풀이가 널리 퍼지면, 세상을 좀더 합리적으로 변화하리라 믿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그렇게 바꿀 겁니다!
어원풀이는 금과 같습니다.
쏟아낸 땀방울이 커다란 가치로 빛나리라 확신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또 해괴망측한 악몽을 꾸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