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예수는 그런 적 없다

왜곡된 예수 & 잃어버린 목소리

by 신밧드

복음서를 읽다 보면 낯설고도 무서운 구절이 튀어나온다.

“네 눈이 너를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버리라.”
“네 손이 범죄하면 찍어 버리라.”
“부모와 형제를 미워하지 아니하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우리가 기억하는 자비롭고 따뜻한 예수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정말 예수가 이런 말을 했을까?

아니면, 후대의 신앙 공동체가
예수의 입에 이런 말을 얹은 것은 아닐까?

나는 확신한다. 예수는 그런 적 없다.


진짜 예수의 메시지

예수가 전한 핵심은 단순했다.

약자를 향한 연민. 권력에 대한 저항.
그리고 하나님 나라라는 대안 공동체의 꿈.

예수는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을 향해 돌을 들고 몰려온 사람들에게 말했다.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사람들은 하나둘씩 돌을 내려놓고 떠났다.
예수는 조용히 여인에게 말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정죄가 아니라 용서, 폭력이 아니라 자비.
이것이 진짜 예수였다.


왜곡된 목소리의 탄생

그런데 복음서 속에는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언어가 섞여 있다.
왜일까?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된 뒤,
남은 제자들과 신앙 공동체는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 자신을 지켜야 했다.

새로운 종교가 태어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질서와 통제였다.
리더십을 강화하려면 강력한 규율이 필요했다.

그래서 “눈을 빼라”, “손을 자르라” 같은 과격한 구절들이 삽입되었다.
그것은 죄를 다스리기 위한 경고가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통제의 언어였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은 사랑과 비폭력이었지만, 교회의 필요는 달랐다.
그들은 권위를 원했고, 그 권위는 종종 예수의 목소리를 빌려 세워졌다.


예수 세미나의 실험

현대 신학자들은 이 문제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1985년, 미국의 학자들이 모여 만든 **예수 세미나(Jesus Seminar)**는
복음서의 구절 하나하나를 놓고 토론했다.

그 구절이 실제 예수의 말인지, 아니면 후대의 덧붙임인지를
투표로 가려내는 실험이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네 복음서에 기록된 말씀 가운데
예수가 실제로 한 것으로 판정된 것은 약 20% 남짓이었다.
나머지는 공동체가 덧붙였거나 수정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 실험은 복음을 의심하자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진짜 목소리를 찾아내려는 시도였다.


두 목소리

우리가 복음서를 읽을 때
항상 구분해야 하는 두 목소리가 있다.

약자를 품고 돌을 내려놓게 하는 예수의 목소리.
그리고 눈을 뽑고 손을 자르라 명령하는 왜곡된 예수의 목소리.

이 둘은 전혀 다른 세계를 가리킨다.
하나는 사랑의 혁명이요, 다른 하나는 통제의 신학이다.


역사 속의 반복된 왜곡

역사는 이 왜곡된 목소리를 반복해 왔다.

중세 교회는 십자군 전쟁을 예수의 이름으로 선포했다.
“거룩한 전쟁”이라 불렀지만, 그곳에서 흘린 피는 믿음이 아니라 탐욕의 결과였다.

종교재판은 “진리를 위해”라며 수많은 사람을 고문하고 화형에 처했다.

마녀사냥은 “거룩한 공동체를 지키겠다”는 명목으로 공포를 제도화한 사건이었다.

예수가 만약 그 현장을 보았다면 그는 분명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적 없다. 나는 그런 명령을 내린 적 없다.”


오늘의 교회도 다르지 않다

오늘날 교회에서도 여전히 사랑의 복음보다 협박의 복음이 더 크게 울린다.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
“교회를 떠나면 멸망한다.”

이건 예수의 목소리가 아니다.
이건 교회의 생존을 위한 언어다.

예수는 죄인을 위협하지 않았고, 오히려 권력자들에게만 단호했다.
그는 사람을 다그치지 않았고, 언제나 품으셨다.


결론 ―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서

예수는 그런 적 없다.
눈을 뽑고 손을 자르라 협박한 적 없고,
가족을 미워하라 명령한 적도 없다.

그는 사랑과 자비, 그리고 권력에 맞선 비폭력의 혁명가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성경 속에서 진짜 예수의 목소리를 가려내는 것.
그리고 왜곡된 목소리에 **“아니다”**라고 말하는 용기를 갖는 것.

그 용기가 신앙을 더 깊게 하고, 예수를 더 인간답게 되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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