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실재계에 대하여

설명되지 않는 사건

by 신밧드

말이 먼저 무너진다

설명은 입안에서 부서지고

기도는 허공에서 식는다


한 사람의 몸이

나무 위에 매달린다

하늘은 닫힌다


어찌하여...

그것은 질문이 아니다

숨이 찢어지는 소리다


사람들은 흩어진다

맹세는 흙이 되고

은전은 차갑게 식는다


옳음도 그름도

그 밤에는 힘이 없다

의미가 먼저 죽는다


우리는 고통에 이유를 붙이려 하지만

어떤 사건은

이름을 허락하지 않는다


못 자국

찢긴 살

멎어버린 숨

그리고 새벽


몸이 있어야 할 자리에

비어 있음


설명이 아니라

공백이 남는다

그 공백이

사람들을 다시 부른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그 밤을 통과한

떨리는 숨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설명되지 않는 것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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