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중동여행기48_친구 만나니 한결

숨통이 트이네

by 소다

"너 괜찮아? 얼굴이 너무 안좋아보여. 나 안 반가워?"

호텔 주차장에서 만난 J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차, 그래도 J를 만나러 온 건데 내 표정이 너무 안좋았구나. J에게 미안했다.


"어어, 여기 오는데 택시비도 바가지 쓰고 이래저래 익숙지 않아서 좀 고생했거든. 미안미안."

"그래, 낯선 나라 오는 거 쉽지 않지. 난 오만에 오겠다고 하는 애는 니가 처음이라니까?"


우리는 J의 차를 타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내로 나갔다. J를 만나니 불안했던 마음이 싹 걷혔다.

시내의 레스토랑으로 나가 빵과 후무스, 익힌 생선과 양고기를 먹으면서 J의 오만 생활을 들었다. 중동생활을 처음 해 봤다는 J는 그래도 식사며 직장 일이며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낯선 땅에서 벌이를 하고 거주지와 차도 마련한 J가 어른처럼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J의 차를 타고 나가 시내를 돌아봤다. 멋없는 황토빛 사각형 건물이 많은 다른 중동국가와 달리 오만엔 꾸며진 건물이 많았다. 정통 이슬람 양식에 포르투갈, 영국 등 교역이 활발했던 국가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것이라고 한다. 낮보다 가로등 켜진 밤에 더 운치가 있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J가 일하는 직장과 주변 건물들을 구경했다.

이런 거리
저런 거리

오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기준 1만5천달러로, 3만달러를 넘긴 한국엔 못 미치지만 헝가리나 폴란드(각각 1만5천달러)쯤은 된다. 1960년대 중반까지는 아랍국가 가운데서도 최빈국이었으나 1967년 석유가 발견되면서 급속한 근대화를 이루었고 때마침 즉위한 카부스 현 술탄의 적극적인 서방 교역 정책도 맞물리면서 크게 성장했다고 한다.


확실히 아랍국가 중에서도 부유한 나라라 그런지 마구잡이로 사람을 붙잡는다든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인종차별 농담을 한다든가 하는 일은 확실히 적었다. 치안이 꽤 좋은 편이라던 J의 말이 이해됐다.

아랍간식 크나파

마트에 들러 저녁식사 거리로 크래커와 브리치즈, 디저트 크나파, 산딸기를 샀다. J가 매일 출퇴근해야 해 내일부턴 나머지 시간을 혼자 보내야 했다. 장 본 것을 J의 차에 싣고 호텔로 돌아왔다.


내일 아라비아해 스킨스쿠버를 할 수 있는지 몇 군데 연락해 물어봤는데 대부분 전화를 안 받거나 왓츠앱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스쿠버 말곤 일정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다 내일도 호텔에서 손가락 빠는 거 아냐, 걱정이 될 즈음 한 업체가 5시간 만에 왓츠앱 메시지로 답장했다.


"내일 10시 오케이? 장비 수수료 20리얄(6만원) 추가해야 함."

이미 40리얄(12만원)을 체험료로 내는데 장비 수수료는 뭔 또 장비 수수료야.

짜증이 잠깐 났지만 다른 수가 없었다. 다른 업체는 아예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오케이. 내일 10시."


일정이 생겼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간단히 일기를 쓰고 잠들었다.


"던전형 여행지를 너무 오랜만에 만나 마음이 힘들었는데 J 덕분에 용기를 다시 얻을 수 있었다. 퇴근하고 시간을 내 준 J에게 고마웠다.


내일 아침엔 J와 함께 장본 것들로 아침을 해 먹어야지. 누군가 빼앗아간 한두 푼을 또 다른 누군가가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의중동여행기47_낯선 땅에 서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