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2주의 긴 휴가를 가지며 업무와 일을 분리하는 감각을 연습했다.
당시 긴 휴가를 마무리한 뒤 내가 결심한 것은 '일이 끝나지 않아도 반드시 퇴근 시간이 되면 일을 멈추는 것'.
뒤꼭지가 불편하더라도 그 상태로 노는 것.
예전에는 그냥 업무를 빨리 끝내기 위해서 월요일 밤 9시, 10시까지 압축적으로 일해서 화요일에 일을 끝내는 식이었다.
마감날은 목요일인데 화요일에 마감을 하니 회사에서는 얼마나 좋아하겠냐마는 나 자신은 샌드위치처럼 일에 짓눌려 있다가 다 끝나면 탈진해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도 그다음 주가 되면 똑같이 했는데 왜냐면 마감이 내가 원하는 퀄리티로, 원하는 시간 안에 나오지 않을 것에 대한 불안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지금은 안다.
그 불안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어떤 식으로도 해소되지 않을 거라는 걸.
그 불안을 잘 달래가며 일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이지 스스로를 갈아넣어 마감을 앞당기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걸. 그래서 하반기에는 일이 좀 덜 끝났어도 반드시 책상을 떠나려고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고 또 일 끝나고 쉬는 것도 좀 낯설어서 의미있게 쉬기보단 그냥 스낵컬쳐 소비하는데 그쳤지만.
그럴지라도 일로부터 의식적으로 도망치는 연습은 매우 필요하고도 유용했다.
올해는 더더욱 정시 퇴근에 정신을 집중해보려고 한다.
나는 아직까지도 퇴근시간이 7시~8시 인 경우가 많다.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한 적이 없는데 내가 그냥 그때 퇴근한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같은 템포로 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후 4시나 5시쯤 되면 집중력이 고갈되며 잠깐 딴짓을 하고 싶어진다. 그럴 땐 블로그도 좀 쓰고 맛집도 뒤적이곤 했다. 예전에는 그럴 때 딴짓을 하는 게 직장인으로서 과도하게 일에 몰두하는 걸 방지한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브레이크처럼?
그런데 자세히 보면 그렇게 리프레쉬를 하고 나서 오후 5시 반쯤에 갑자기 다시 부스트를 올린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 온다는 조바심과 좀전에 잠깐 놀았다는 자책 때문에 갑자기 일을 바짝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5시 반에 시작한 업무 흐름을 6시에 끊기는 쉽지 않다. 그러면 7시 8시 쭉쭉 가다가 식사 시간을 넘기거나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다시 또 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고 나면 일을 멈춰도 상당히 지쳐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운동을 하거나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침대로 기어 들어가 웹툰을 보거나 누워있게 되는 것이다.
휴가 직전에 읽은 여러 책들은 '적게 일하고 잘 살기'를 다방면으로 알려주고 있다.
조만간 그 책들도 별도 리뷰하겠지만,
업무시간에 최대의 효율을 낸 뒤 퇴근시간이 되면 미련없이 헤어지는 게 가장 좋다.
오히려 위의 사례처럼 질질 끌기만 해서는 일도 휴식도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
정시퇴근을 하면서 성과를 잘 내기 위한 분석 툴을 책들이 많이들 소개해 준다.
그 기술도 조만간 리뷰 찜쪄올리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