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 기록 깨짐

내 업무시간 잡아먹는 주범, 찾았다 요놈!

by 소다

새해 다짐이 칼퇴하는 거였는데.
칼퇴 뿐만 아니라 퇴근 30분 전에는 행정업무를 하면서 조금씩 뇌를 이완시키는 게 목표였는데.
한 달 가까이 잘 지키다가 오늘 깨짐.
계획한 거보다 업무 진도가 너무 안 나가서 막판까지 붙잡고 있어야 했다 ㅠ

왜 이렇게 생산성 속도가 안 나올까 의아했는데.
좀 관찰하다 보니까 명확하게 내 생산성에 발목을 잡는 안 좋은 습관이 하나 있었다.

바로 백트레킹.

긴 기사를 쓰는 나는 전체적으로 글이 얼마나 잘 읽히나 시험 삼아 읽어보는 습관이 있다.
눈으로 쭉 따라가면서 처음부터 읽다 보면 어느 대목에서 이상하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다.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거나 연결점이 느슨하거나 좀 루즈한 지점이 탁 걸리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느낌을 받았을 때 왜 그런지 좀더 분석하지 않고 바로 수정하려 든다는 점이다.

써놓은 문장이 단지 흐름이나 연결이 부자연스러운 거면 그렇게 해도 금방 다듬어진다. 하지만 특정 영역이 아예 빠져있어서, 즉 취재를 안 해서 모르는 거면 그 공백이 뭔지 알아내려 애쓰느라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눈으로 반복해서 보면서 궁리하면 더 빨리 찾을 것을, 굳이 수작업을 해서 수십개의 나사를 넣어보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편.

백트래킹을 한 두번만 하고 전체적으로 글에서 부족한 게 뭔지 조금 더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일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늘 마음이 조급한 나는 결국 문장 안으로 뛰어들어가 나사를 넣고 빼보면서 더 잘 맞는 나사를 찾는데 시간을 들이고 만다.
이때부턴 엄밀히 말해 불안을 달래기 위한, 노동을 위한 노동에 좀더 가까워진다.

더 큰 줄기를 잡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잔가지 정리하면서 딴청 피우는 일도 많고...

오늘도 하루를 그렇게 날려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쓰는 것보다 읽고 분석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써야 하는데.
장기적으로 그게 지름길인데.
잘 안 됨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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