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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Aug 16. 2016

4. 2차 베이비 붐 세대, 대한민국 40대의 그늘

   대한민국에서 40대로 살아간다는 건 아픔이다. 과거 X세대 또는 F세대(Forgotten Generation)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2차 베이비 붐 세대인 대한민국 40대는 IMF 이후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라는 큰 경제적 난관에 부딪쳐 있지만, 대한민국 경제활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할 세대이기도 하다. 1968년에서 1974년간 7년간 태어난 세대로 나이로는 38세에서 45세까지이다.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596만 명으로 전체 인구 중 12.4%로 베이비 붐 세대에 이은 거대 인구집단이다. 


   그러나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와는 사뭇 다른 경제적, 사회적 경험을 한 세대이다. 사회에 진출할 시기 또는 막 사회에 진출한 시기인 1998년 IMF 외환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충격과 2003년 카드 사태로 인한 신용버블의 충격을 경험했다. 이런 경험 등으로 인하여 저축이 미덕이라는 베이비 붐 세대와는 달리 라이프 스타일과 돈에 대해서도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돈은 인생에서 중요하며, 그래서 돈에 대해서도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다. 돈을 굴리는 데도 적극적이다. 그리고 본인이나 가족들을 위한 여가나 취미활동에 훨씬 적극적이고,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 등 디지털기기와도 친숙하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면 되었던 베이비 붐 세대와는 달리 일과 함께 가정에서의 남편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양성평등의식도 가지고 있다. 또한 자녀교육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이러한 2차 베이비 붐 세대의 가치관으로 인해 지금 대한민국은 사교육에 매몰되어 있다. 대한민국 40대의 그늘은 바로 과도한 사교육비에서부터 출발한다.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기러기 아빠도 마다하지 않는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은 자신들의 노후준비마저도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양보를 한다.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에게 사교육비는 개인의 힘으로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인 셈이다. 여러 언론매체에서 에듀 푸어(edu poor)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에 이르렀다. 에듀 푸어는 과도한 자녀 교육비 부담으로 빈곤하게 사는 가구를 말한다.


   아파트도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중의 하나다. 베이비 붐 세대와 마찬가지로 아파트가 재산 목록 1호다. 그러나 오랜 기간 아파트 평수를 키우면서 재산을 불린 베이비 붐 세대와는 달리 IMF 외환위기 이후 공급 부족과 저금리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시기인 2003년 이후 아파트를 구입한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은 앞으로 아파트의 가격의 대대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가계부채 문제가 현실화할 경우 자칫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의 그늘은 앞으로 은퇴까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은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은퇴 후 엄청난 경제적인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다.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은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수입과 지출 구조를 다시 한 번 면밀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재무설계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저축할 돈을 최대한 확보하고, 재무목표를 미리 설정하여 합리적인 자산관리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자산을 굴릴 때에도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구조에서 벗어나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시대에는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보다는 금융자산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금융자산 중에서도 안전한 은행 예금에서 벗어나 투자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 10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의 은퇴 후 삶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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