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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Aug 17. 2016

5. 에코 베이비 붐 세대, 희망을 담는다

   에코 베이비 붐 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의 자식 세대로 1979년생부터 1985년생까지의 세대를 말한다. 나이로 치면 27세부터 33세까지로 이제 막 사회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세대이다. 에코 베이비 붐 세대는 약 510만 명으로 베이비 붐 세대와 2차 베이비 붐 세대에 이은 또 다른 거대 인구집단이다. 에코 부머라는 용어는 미국 푸르덴셜생명보험회사가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봉사활동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2000년대 주역이 될 세대로 베이비 붐 세대가 낳았다고 해서 에코 세대(메아리 세대)’라 부른 데서 기인한다.


   에코 베이비 붐 세대는 부모 세대인 베이비 붐 세대의 경제적인 풍요 덕분에 부모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랐고, 이로 인해 부모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형성해 왔다. 이들은 어학연수 또는 교환학생으로 인해 외국어 구사능력뿐만 아니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인주의적인 성향도 강하다. 문화적인 감성에 민감하고, 유행에도 민감하다. 모바일 및 SNS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개진한다.


   그러나 성장기에 경제적인 풍요를 누린 에코 베이비 붐 세대들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냉혹한 현실을 맞이해야 한다. 한때 88만 원 세대로 불리기도 한 에코 베이비 붐 세대는 현재 심각한 취업난에 직면해 있다. 88만 원 세대는 경제학자 우석훈과 기자 출신 블로거 박권일이 함께 쓴 책 《88만 원 세대》에서 시작된 말이다. 88만 원 세대에서 88만 원은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인 119만 원에 20대의 평균 소득 비율 74퍼센트를 곱해서 산출한 금액이라고 한다. 88만 원 세대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일해야 하는 20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선배인 2차 베이비 붐 세대들은 취업에는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에코 베이비 붐 세대들은 첫출발부터 좌절을 겪어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러나 역경 속에서 이를 헤쳐 나가는 지혜도 빛난다. 에코 베이비 붐 세대들은 자신들의 불안한 미래를 직시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준비를 한다. 먼저 그들은 일찌감치 아파트 구입을 포기한다. 이들에게 아파트는 더 이상 자산을 불리는 투자수단이 아니라 주거 수단에 불과하다. 부동산이 아니라 금융자산을 축적하는데 주력한다. 투자에 있어서도 베이비 붐 세대와 2차 베이비 붐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투자를 한다. 금융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부모 세대인 베이비 붐 세대와는 다르게 금융지식도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금융지식을 받아들이는데도 적극적이다. 취업을 함과 동시에 재무설계 상담을 받아 미래의 재정적인 준비를 하는 에코 베이비 붐 세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제 막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 붐 세대와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2차 베이비 붐 세대들보다도 30년 후에 있을 은퇴 준비에 더 적극적인 에코 베이비 붐 세대들의 투자행태는 바로 이런 위기의식 속에서 출발한다. 에코 베이비 붐 세대들은 역경 속에서 희망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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