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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Oct 06. 2016

39. 이제 재테크는 펀드투자로 통한다

네 번째 펀드 투자일기 -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2007년 12월 28일 금요일 코스피 지수 1,897.13

올해는 어느 해보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한 해였다. 관심만큼이나 좋은 성과를 기록한 한 해이기도 하다.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2007년 국내 주식형 펀드 및 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 풍성한 성과를 거두었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33.05%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1.06%를 기록하여 코스피 지수 대비 8.81%의 초과수익을 올린 셈이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높은 수익을 기록한 한 해였다.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30.50%를, 신흥시장에서는 59.02%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초 인기를 끌었던 섹터펀드는 6.25%로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펀드의 경우 연초 대비 60 ~ 70%의 고수익을 자랑했다. 


   올해는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펀드를 통해 돈을 굴린 투자자들을 즐겁게 해 준 한 해였다. 그러나 이러한 펀드 투자 열풍은 올 한 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리라 판단된다. 이제 재테크는 펀드 투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자산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말고 내년에는 자신의 재테크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2008년부터는 새로운 마음, 새로운 전략으로 자신의 자산을 알차게 늘리는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올해와 같은 높은 수익률로 인하여 펀드 투자에 대해서 자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매년 올해와 같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연 15% 이상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다가 자칫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펀드의 열풍에 늦게 동참해 단기적인 손실로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펀드에 집중해서 높은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들은 자신의 예측력에 대한 과신을 빨리 버리는 것이 좋다. 주식시장의 예측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운으로 돌려야 한다. 특히, 금융기관 직원이 중국펀드에 집중 투자해 고객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겼다고 자랑한다면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일단 한번 의심해봐야 한다. 이 또한 자기과신이며, 실력이라기보다는 운으로 돌려야 한다.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올렸더라도 투자의 정석에 어긋난다. 사상누각이다. 


   존 R. 노프싱어가 쓴 『투자의 심리학』이란 책에 보면 자기과신이라는 말이 나온다. 자기과신이란 어떤 의사결정이 좋은 결과를 빚으면 그것을 자신의 기술과 능력 덕분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의사결정이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나면, 그것은 운이 나쁜 탓으로 치부한다. 성공을 많이 경험할수록 자신의 능력이 출중하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아 성공한 경우에도 그렇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호황기에 투자자들은 성공적인 투자를 자신의 예측능력 탓으로 생각하는 자기과신 경향을 갖게 된다. 이러한 자기과신은 하나의 자산에 또는, 하나의 펀드에 집중하여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등 점점 더 위험한 투자방식을 따르게 되며, 심지어는 자금을 차입하여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호황기 때의 자기과신은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면 큰 위험에 처하게 한다.


   최근 중국 주식시장의 고평가 논란 이후 조정을 받은 중국펀드를 대신해 브릭스펀드, 이머징마켓펀드 등 여러 나라에 분산해서 투자되는 펀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나마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자산운용사들도 이러한 투자자들의 욕구에 맞추어 다양한 자산배분형 펀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투자자의 수익은 주식 호황기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이 하락할 때 어떻게 위험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내년에도 재테크는 여전히 펀드 투자로 통한다. 특히,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보다는 펀드 투자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내년에는 펀드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라는 투자의 정석을 확립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하는 법이다.  

    

지금 생각

   2007년의 높은 수익률 시현으로 인하여 투자자들이 펀드에 열광했다. 그러나 2008년 들어 지지부진하던 주식시장은 2008년 9월 폭탄을 맞게 된다. 아마도 ‘이제 재테크는 펀드 투자로 통한다’고 한 말을 믿고 투자를 시작했다면 필자를 원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가 이 말을 한 것은 2007년의 단기적인 수익률 때문이 아니다. 저금리 구조가 고착화되는 우리나라의 금융 현실을 감안하면 정기예금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지금도 ‘이제 재테크는 펀드 투자로 통한다’는 말을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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