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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Oct 04. 2016

38. 펀드는 자산배분이 중요하다

세 번째 펀드 투자일기 -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2007년 11월 16일 금요일 코스피 지수 1,926.20 

불과 2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펀드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중국펀드로 집중되었다. 국내펀드에 들어있는 돈을 환매하여 중국펀드로 옮기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실제로 필자에게도  국내펀드를 환매하여 중국펀드로 갈아타는 것을 문의하는 투자자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단기적인 수익률에 따라 펀드를 갈아타는 것은 금물이다. 물론 필자는 그 투자자를 설득하여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한 달 만에 수익률이 거의 12% 정도 떨어진 것이다. 아마 펀드를 처음 투자하면서 중국펀드에 집중한 투자자나, 아니면 중국펀드로 갈아타기를 한 투자자들은 지금 깊은 시름에 빠져 있을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국내펀드도 수익률이 하락했지만, 상대적으로 중국펀드의 수익률 하락 폭이 더 크다. 펀드 투자는 자산배분전략이 중요하다. 국가별 분산투자와 운용스타일에 따른 분산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잘 분산된 펀드 포트폴리오는 이처럼 하락장에서 그 위력을 발휘한다. 


   펀드 투자는 욕심이 화를 부른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욕심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에는 국내펀드, 중국펀드, 중남미펀드, 인도펀드 등 국가별로도 잘 분산하고, 가치주, 성장주 등 운용스타일에 따라 잘 분산된 펀드 포트폴리오를 짠다. 그런데 몇 달 후 펀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국내펀드는 죽을 쑤고 있는데 동유럽펀드는 펄펄 날고 있다든가, 아니면 최근 몇 달 전처럼 대형 성장주펀드는 수익률 고공행진을 하는데 중소형 가치주는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다. 이를 경우 많은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낮은 펀드를 환매하여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욕심 때문에 ‘펀드 갈아타기’를 한다. 


   그런데 ‘펀드 갈아타기’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친다. 주식시장은 많이 올랐는데 내 펀드의 수익률은 형편없는 경우가 바로 이 ‘펀드 갈아타기’를 잘못한 경우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내가 사면 내려가고 내가 팔면 올라간다” 고 하소연하는 것과 같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너무 많이 오른 펀드는 오히려 앞으로는 수익률이 내려갈 가능성을 안고 있다. 반대로 단기적으로 오르지 않은 펀드는 앞으로 주식시장의 흐름이 바뀌면 올라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펀드 투자는 자산배분이 중요하다. 따라서 단기적인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애초의 포트폴리오를 인내심을 가지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있는 경우에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돈이 필요하지 않으면 굳이 지금 환매할 필요가 없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머지않아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생각

   중국펀드는 현재까지도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언제쯤 투자자들의 고통을 덜어줄지 짐작도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중국펀드처럼 당시 유행하는 펀드에 몰빵 투자를 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마음이 한결 가벼울 것이다. 수익률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는 포트폴리오는 금융위기와 같은 큰 위험을 넘어서기가 한결 쉬웠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처럼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포트폴리오 분산은 투자 위험을 낮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 입증됐다. 분산투자는 더 높은 수익을 내는 방법이 아니라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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