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발행하고 나면 내게는 긴장감 흐르는 시간이 찾아온다. 글의 조회수도 라이킷 수도 아니다. 바로 울리는 카톡 알림 소리다. 발행 버튼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의 의식처럼 카톡이 울린다. 카톡의 주인공은 늘 한 명으로 같다.
"글 잘 읽었어요."라는 톡이면 좋으련만 친한 후배가 매의 눈으로 글을 읽고 틀린 글자를 찾아냈다는 톡이다. 카톡을 열고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틀렸다는 창피함, 이걸 어떻게 찾았지 하는 놀라움, 이렇게도 글을 꼼꼼히 읽어주는 데에 대한 고마움이 교차한다.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한결같은 방법으로 늘 틀렸다고 알려주는데 틀린 부분을 빨간 펜으로 표시를 한 후 화면을 캡처해서보내주곤 한다.
유일하게 나를 도 작가라고 불러주며 요란하게 작가 대접을 해주는 후배. 지난 추석 연휴에 글을 발행하자마자 톡이 울렸다. 역시나 오류 수정 요청 톡이다. 틀린 내용을 확인하고이제는 너의 톡이 오면 또 뭐가 틀렸나 생각하게 된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랬더니 자신이 검토하니 글을 편하게 쓰란다.
그 말이 왜 그렇게 힘이 되는지. 그 뒤로 정말 조금 더 글을 자주 편히 쓰고 있다. 요즘은 매일 한번 써보자는 생각으로 자주 글감을 모으고, 문장을 만들어 두고 짧든 길든 좋든 나쁘든 글을 써보고 있다. 누군가 지켜봐 주고 있다는 느낌이 참 좋다. 어설픈 내 글의 열혈 독자이자 전용 맞춤법 검사기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후배에게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려 깊게 무언가를 되돌려주고 싶다.
틀린 글자와 띄어쓰기를 살펴봐주던 후배가 오늘은 어제 글에서 시간이라는 말보다 시각이라는 말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줬다. 듣고 보니 더 정확한 말이라서 바로 수정했다.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나의 전용 맞춤법 검사기 덕분에 내 글도 조금씩 다듬어지며 좋아지고 있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기 시작한 지 어느새 일 년 반. 그동안에글을 썼다고 남에게 자랑할만한큰 변화는 없지만 글을 쓰면서 더 사람을 잘 보는 사람, 더 잘 느끼는 사람이 되고 있다.더 많이 지인들이 주는 온기를 느끼고 더 많이 감사함을 표현하는 삶 속에 내 인생의 정답이 있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