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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Oct 18. 2022

[서평] 문장과 순간

#2022-9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와 같은 작가의 전작을 읽으면서 작가의 삶에 대한 시선과 방향성에 많은 영감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 이번 책도 기대가 컸다. <문장과 순간> 이 책은 작가가 책 읽면서 밑줄  문장, 메모해둔 내용들과 그  문장들이 스쳤던 시간에 대한 공유다. 하얀 종이 위에 넉넉히 쓰인 인용 문구와 작가의 생각을 다 보면 정말 작가의 방 한편에서 작가의 메모를 엿보는 기분마저 다. 


인용된 책들은 내게는 낯선 책들이 많아서 살포시 책 장바구니에 담아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고, 책 곳곳에 있는 하얀 여백과 빨간색 작가의 손글씨는 읽는 나로 하여금 책을 읽는 동안에도 생각을 정리하고 쉬어갈 줄 틈을 주었다.

하얀색과 빨간색으로만 이뤄진 다소 낯선 느낌의 얇은 책 커버 안으로 밝은 노란 형광빛이 감도는 단단한 책 표지가 있었다. 하얀 선물 포장지를 풀고 받는 선물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것도 광고계에서 일하는 작가의 의도인가 싶어 괜히 쳐다보게 되고 밝은 색에 움츠러들었던 마음도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행복인지에 대한 가의 혜안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행복이라는 것은 욕심을 내지 않을 때 가장 행복할 수 있다는 것, 행복을 추구하는 순간부터 행복하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이라는 말, 인간이란 항상 있는 기적에는 별로 놀라지 않는다는 문장 등을 통해서 일상의 작은 것들을 충실히 수행해내는 것의 중요성과 감사함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엄마로서, 교사로서, 딸로서, 친구로서 내가 가진 역할에 정성을 쏟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일상이 성사(聖事)다 '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성스럽게 만드는 인생을 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작가를 보며 내 삶의 목표를  돌아보게 된다.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 그리 큰 게 아닐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행복이라는 것이 엄청난 행운이나 누군가에 의지하여 만들어진 행복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내내 확신하게 되었다.

책에서 내가 가장 처음 만난 문장,

'늘 찬란해지길 바랍니다.'라는 그의 말이 오늘 내 귓가에 머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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