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더 중요해
13살 지구인 이야기(61)
올해가 가기 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진즉에 받았으면 좋았을 것을 미루고 미루다 이제는 받아야겠구나 싶다. 언젠가 집으로 온 건강검진 안내문을 다시 꺼내서 건강검진 기관 목록을 훑어보았다. 받아야 할 항목과 검사가 가능한 병원들을 보며 집 가까운 곳을 찾고 있었다.
"그거 건강 검진이야?"
아이가 곁눈질로 나를 보더니 묻는다.
"응. 네게 아니고 이건 엄마 거야" 병원을 싫어하는 아이가 혹시 자기가 받아야 되는 건가 걱정하나 싶어 재빨리 안심시켰다.
"그건 왜 받는 거야?" 아이의 질문에 엄마는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엄마가 받을 거니까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했더니 아이가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나한테는 더 중요해."
"뭐가 중요해?"
"엄마의 건강이 내게는 더 중요하다고."
혼잣말처럼 툭 던지고는 아무렇지 않게 자기 일을 하는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제일 많다는데 아이는 늘 엄마인 나에게 더 관심이 많다. 그 관심으로 하루하루 조금 더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게 된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나도 관심을 보여주고 싶어 아이 방으로 갔다.
"엄마가 너 좋아하는 거 알지?" 하면서 무턱대고 안아주었다.
"엄마 왜 이래? 술 마셨어?"라고 밀어내면서도
아이도 눈이 반달이 되며 웃는다.
아이를 한참 그렇게 못 살게 굴다 "엄마 저리 가!" 소리를 듣고서야 나왔다. 아이의 관심에 조금이라도 보답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씩 웃게 된다. 이렇게 작은 행복들이 쌓여가니 우리는 행복할 수밖에 없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