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우리가 편집이라고 부르는 것들:1프레임의 감정

서울에서 드라마 편집하기

by 송둘기

우리는 일상에서 시각적 정보를 통해 타인을 판단한다. 눈이 뇌와 연결되어있기 때문일까 그 눈빛에서 감정과 생각, 성격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스쳐 지나가는 시선과 찰나의 눈 깜빡임에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 그만큼 눈은 인간관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것은 현실 속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대리 경험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예술의 영역, 특히 영화나 드라마같은 영상 콘텐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세한 움직임 하나로 인해 서사를 확장시키도 하고, 반대로 무너뜨리기도 한다. 단 1프레임이 어떻게 시청자들을 몰입 시키거나 깨뜨리는지 알아보자.


출처: https://vimeo.com/19788132
KakaoTalk_20250814_181359808_02.jpg 출처: https://vimeo.com/19788132
KakaoTalk_20250814_181359808_03.jpg 출처: https://vimeo.com/19788132

위 실험 영상에서 시청자의 시선은 작은 점으로 표시되며, 자석에 이끌리듯 인물의 얼굴과 눈 주변에 머문다. 심지어 다른 곳을 바라보다가도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거나 대사가 시작되는 순간, 시선은 다시 얼굴로 집중한다. 이것은 영상 콘텐츠에서 인물의 얼굴, 그중에서도 눈이 얼마나 강력하게 시청자의 주의를 끌어당기는지 잘 보여준다.

'PTA-There Will Be Blood, 출처: DIEMProject'


1. 1 프레임이 흔드는 감정들

드라마에서 인물의 눈빛은 서사를 쌓고 감정을 전달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인물의 시선이 머무는 방향, 눈빛에 담긴 미묘한 떨림 하나가 인물의 감정과 관계, 더 나아가 극 전체의 분위기까지 좌우하기때문이다. 이때 단 몇 프레임의 미세한 움직임만으로도 인물의 감정선이 흔들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감정 씬에서 눈을 깜빡이는 그 찰나의 프레임으로 인해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단절시킬 수 있다. 몰입이 깨지고, 인물의 감정에 의구심을 품게 된다.

출처: https://youtu.be/dM0quIEmrYA?si=gHlM9cqFef155pl8&t=16
시간 제약이 많은 예고편에서 원하는 컷과 길이를 쓴다는 것 어려운 일이다.

이야기의 방향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극 중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는 미묘한 인물의 감정이 눈 깜빡임 하나로 인해 아쉬워진 장면이다.

시간 제약이 많은 예고편에서 원하는 컷과 길이를 쓴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테이크에 여유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컷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꼭 써야 힌다면 효과를 써서라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출처: https://youtu.be/reIGz8aRQGw?si=s5iQsBGxCAwQ5lO0&t=12

예고편에서 첫 번째 목적은 시청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시청자가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김다미 배우의 어리둥절한 표정이 나오기 전, 미묘한 표정의 짧은 프레임이 추가됨으로서 두 인물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다.

컷 마지막의 눈 깜빡임은 의도적인 연출이 아니라면, 단순히 확인을 못한 부분일 가능성이 크다. 필자 역시 작업할 때 많이 놓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의 눈은 거짓인 경우가 많다. 계속해서 봐야 비로소 인지가 가능하다. 일어서서. 멀리서. 혹은 눈을 흐리게 하거나 하는 등 본인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단 1~4 프레임의 차이만으로도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 깔끔하지 못하고 투박하게 잘린 감정의 단면은 시청자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연출,제작팀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오직 작업하는 편집자만이 디테일하고 예민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2. 시선을 방해하는 1 프레임

광고처럼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해야 하는 매체에서는 소비자의 집중도를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단 몇 프레임의 움직임만으로도 집중되어야 할 대상을 흐리게 만들 수도 있다. 광고 카피나 타이틀이 등장하여 시선을 집중시켜야 할 때 미묘하게 움직이는 몇 프레임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분산된 시선은 메세지 전달력을 약화시키고, 브랜드에 대한 집중도까지 떨어뜨린다.

출처: https://youtu.be/t6uNUn19kYU?si=gYZSRXDjU_6PJyNs&t=13

이 광고를 처음 봤을 때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의도적인 연출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물의 움직임으로 인해 집중도가 떨어진 건 사실이었다. 타이틀에 집중을 했어야 한다면, 인물의 움직임은 없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처: https://youtu.be/hUtnGbYIWxA?si=oo4ZJAHFRXUTczze&t=9

편집자는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하여, 인물의 내면과 극의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한다. 주인공은 멸망한 현실에서 유일하게 결말을 아는 중요한 인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른쪽 남자 출연자의 짧은 움직임으로 인해 주인공을 향한 시청자들의 집중을 방해하고 있다. (본편에서 가져온 소스의 한계로 보인다.) 남자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때문에 주인공은 극중에서의 유일한 캐릭터가 되기엔 조금 아쉬워보인다.


편집은 단순히 불필요한 장면을 잘라내거나 이어 붙이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1 프레임에 담겨있는 인물의 내면과 서사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작업이다. 수많은 프레임 중에 단 하나의 프레임에 담긴 힘을 이해하여야 한다. 편집기사의 예리한 시선과 섬세한 감각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 글은 편집기사님들의 전문성과 노고에 대한 존경을 담아 개인적인 의견들로 작성하였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필자가 그동안 경험했던 편집 작업의 일상과 느낀 점들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자르고 붙이는 단순한 편집의 재미를 넘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매력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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