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혁명으로 잉여생산물이 생겨난 이후의 인류 역사는 서로 더 많이 갖기 위한 투쟁으로 점철되어 왔다. 그 역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인생 대부분을 더 많이 얻고 소유하는데 매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얻는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로 '取'(취할 취)와 '得'(얻을 득)이 있다. 取는 '耳'(귀 이)와 손의 모양을 본뜬 '又'(또 우)가 결합한 모습인데, 마치 손으로 귀를 잡고 있는듯 하다. 사실 이 한자가 만들어진 유래가 좀 끔찍한데, 옛날 전쟁때는 적군을 죽인 전과로 인정받기 위해 귀를 잘랐다고 한다. 목숨을 건 싸움터에서 타인을 죽이고 내 것을 쟁취하는 것, 그것이 원래 取의 유래다. 승자독식하는 오늘날의 경쟁사회와 닮았다.
得은 '彳'(조금 걸을 척)과 '貝'(조개 패), 그리고 손 모양의 '寸'(마디 촌)이 합해진 한자다. 조개는 옛날에 귀중한 화폐로 이용되었는데, 해변가를 천천히 걷다가 조개를 손으로 득템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여기서 얻는다는 의미가 생겨났다.
이렇게 보면 무언가를 얻는 방법은 취하는 것과 득하는 것, 두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누군가를 밟고서라도 얻을 것인가, 해변가를 부지런히 찾으며 얻을 것인가. 나는 취하기보다 득하는 삶을 살고 싶다.
직장은 전쟁터다. 때로 내 승진과 출세를 위해 누군가의 귀를 자르고 취하기도 하는 냉혹한 세계다. 대기업의 임원은 단 1%만 살아남는 대단한 자리다. 하지만 난 그런 능력도, 내 적성과도 맞지 않다는걸 일찌감치 알았다. 열심히 해변가를 다니며 조개를 득해보려고, 이리저리 글도 써보고 강의도 해보려 애쓰며 사는 이유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길이 나에게는 더 맞는 듯 싶다.
다행스런 일이다. 취하는 것 말고 득할 수 있는 선택지도 주어져서. 그리고 남들보다 조금 덜 얻고 살아도 그리 나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