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恭 / 敬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나

by 신동욱

고등학생들이 담배 심부름을 거절한 할머니에게 폭언하고 조롱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어른 공경의 차원을 떠나 사람에 대한 존중이 사라져가는 시대임을 실감한다.


'공경'(恭敬)은 삼가서 공손히 섬긴다는 의미다. '恭'(공손할 공)은 '共'(함께 공)과 '忄'심이 합해져 함께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공손해야 하고, 이것은 아이이고 어른이고 할 것없이 누구에게나 가져야 하는 마음이다.


'敬'(공경할 경)은 그 유래를 살펴보면 오늘날의 관점으로는 다소 마음이 불편할 수 있는 한자다. '苟'(진실로 구)와 '攵'(때릴 복)이 합해져 구성되었는데, 苟는 귀를 쫑긋 세우고 앉아있는 개를 표현한다. 인간에게 충성스럽고 진실한 개의 모습에서, ‘진실로’ 또는 ‘참되다’라는 뜻을 가진다. 그런데 이렇게 진실하도록(苟) 때려서(攵) 예의를 갖추도록 만든다는 의미의 한자가 敬이다. 예의없고 무례한 사람은 두드려 패서라도 예의를 갖추게 하라는 뜻이다.


그 고등학생들이 힘없는 할머니를 꽃으로 때리고(그것도 위안부 소녀상에 놓였던 꽃을...) 손수레를 발로 차는 영상을 보고 있자니,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나 참담한 마음이 든다. 가해 학생들이 폭행 혐의로 입건되었다고 한다. 敬의 의미를 생각하자면 적절한 처벌을 통해서라도 그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깨닫게 되길 바란다. 다만 이 학생들이 자라며 보고 배운 건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계라는 사실에 무척 마음이 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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