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休 / 仃

기대어 쉴 수 있게

by 신동욱

"이젠 좀 쉬고 싶다."


노래방을 운영하시던 한 사장님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기 전, 지인과의 통화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고 한다. 맥주집 사장님, 치킨집 사장님, 그리고 노래방 사장님까지... 코로나 이후 고통받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렀다는 뉴스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마음이 무겁다.


돈을 벌든 못 벌든 어김없이 닥쳐오는 임차료, 종업원 월급, 각종 요금 날짜 앞에 몸이 부서져라 일했다 한다. 영업이 어려워지자 낮에는 배달 대행과 막노동을,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그는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 했다 한다. 하지만 결국 현실 앞에 좌절하고 말았다. "이젠 좀 쉬고 싶다." 그의 마지막 말이 가슴을 후빈다.


'休'(쉴 휴). 사람(亻) 이 나무(木)에 기대어 쉬고 있는 모습의 한자다. 쉼은 어디서 올까.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면 쉬는 것일까. 동의하지 않는다. 진정한 쉼은 어딘가에 기댈 때 가능하다. 나무에 기대듯 자신의 등을 내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을때 편히 쉴 수 있다. 그 사장님이 정말 힘들었던 건 어디에도 기대지 못하고 그 모든 고통을 홀로 감내하며 외로이 서야만 했기 때문은 아닐까.


"나라에서 하라는 거 다 따랐잖아요 지금. 그래서 결과가 뭐죠?"


생사의 기로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절규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만든 것도 아닌데, 일부러 퍼뜨리고 있는것도 아닌데, 이 못된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 상당 부분을 이들이 고스란히 안고 있다. 사람(亻)이 못질(丁)하고 있는 모습의 한자가 '仃'(외로울 정)이다. 본업 외의 일을 하는 자영업자가 전년 대비 19.1% 늘어나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투잡, 쓰리잡을 불사하며 못질하듯 열심히 일하지만, 어디 하나 기댈 곳 없이 외로이 서 있는 모습이 안타깝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들이 든든히 기댈 수 있는 나무의 역할을 국가가 좀더 충실히 해주길 바란다. 또 그들이 잠시나마 기댈 수 있도록, 자신의 등을 기꺼이 내어주는 우리 이웃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사장님들이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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