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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Oct 19. 2021

마지막글. 試 / 圖

멋진 책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제 두 번째 책 <그래서 역사가 필요해> 출간 이후, 다음으로 쓰려고 구상 중이던 책이 있었습니다. 기획 기간이 조금 길어지면서, 제 글쓰기 기간에도 살짝 공백이 생겼습니다. 시간 가는 게 아까웠고 글쓰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그냥 뭐라도 써봐야겠다 싶었습니다. 그즈음 한자풀이 강의 영상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무척 재밌고 신박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한자풀이를 통해 깨달은 제 생각을 페이스북에 짧은 글로 올려봤고 꽤 재밌다는 페친들의 격려가 있으셨습니다. 용기가 생겼습니다. '매일 한편씩, 총 100편을 써보겠습니다!'하고 호기롭게 선언하고, 매일 아침 한편씩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목차나 계획 없이 그냥 그날그날 느꼈던 일들을 한자로 연결 지어 글을 쓰기 시작했던 거라, 갈수록 힘들더라구요. 소재도 점점 떨어져 가고... 그래도 매일 한편씩 써보겠다며 호기롭게 저 자신과 약속한 만큼 꾸역꾸역 매일 아침마다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정말 감사하게도 제 글을 책으로 만들어보자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고, 어제 공식적으로 계약서도 보내주셨습니다.


처음 시작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은 시도(試圖)였습니다. '試'(시험 시)라는 한자에는 '시험삼아'라는 뜻이 있는데, (말씀 언)과 (법 식)이 합해진 한자입니다. 내가 말하는(言)대로 법(式)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圖'(그림 도)는  '囗'(에운담 위) 안에 '啚'(꾀할 도)가 들어간 모양입니다. 囗이라는 백지장 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꾀하면, 멋진 그림이 됩니다. 나만의 법을 만들어내고, 멋진 그림을 그려내려면 한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내가 '말해야' 하고, 내가 '꾀해야' 합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저절로 되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뭐라도 시도해보면 뭐라도 나옵니다. 그게 내가 원하던 것이면 더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얻은 경험을 가지고 또 다른 시도를 해보면 되니까요.


試라는 한자를 보고 있자니, 방송인 유재석 씨가 가사를 쓴 노래 '말하는대로'가 떠올랐습니다. 이 가사의 일부를 옮기며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ps. 제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년쯤 너무 늦지 않게 멋진 책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기회를 주신 포르체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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