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수(長壽)

아빠가 아들에게 매일 하나씩 알려주고 싶은 365가지 단어

by 신동욱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보통은 장수풍뎅이가 이긴대. 장수풍뎅이는 힘도 무척 세지만 태어날 때부터 멋지게 자란 긴 뿔이 있거든. 이 뿔을 사슴풍뎅이의 몸 밑에 쑥 집어넣고는 뒤집어 버려. 사슴벌레도 멋진 뿔이 있긴 하지만 이기기 힘든 신체구조를 가진거야. 사슴벌레는 참 억울하겠지. 노력해서 그런 뿔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태어나면서부터 다르게 생긴 뿔때문에 번번히 싸움에서 진다는게 말야. 싸움에서 진 사슴벌레는 맛있는 먹이를 빼앗긴 채 또다른 먹이가 있는 곳을 찾아 다시 떠나야 해.

그런데 사슴벌레가 가진 진짜 무기가 뭔지 아니? 바로 긴 수명이야. 장수풍뎅이는 겨우 1년 정도를 살지만, 사슴벌레는 그보다 훨씬 긴 3~5년이나 되는 수명이 있다는구나. 장수풍뎅이 이름 앞에 붙은 '장수(將帥)'는 '군사들을 이끄는 대장'이라는 뜻이지만 같은 발음으로 읽히는 또다른 장수(長壽)란 말도 있어. '오래 산다'라는 뜻이야. 장수란 말이 붙은 장수풍뎅이보다 사슴벌레가 훨씬 오래 산다는게 흥미롭지 않니?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각자 다른 조건을 가지고 태어나. 누구는 장수풍뎅이의 멋지고 긴 뿔을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누구는 사슴벌레같은 뿔을 갖고 태어나지. 어른들은 이런 현실을 한탄하며 금수저, 흙수저같은 말도 지어냈단다. 맞아. 세상은 태어날 때부터 불공평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야. 아빠도 솔직히 그런 사람들이 부러워.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장수풍뎅이로 태어날 수는 없는거야. 그게 세상의 이치야. 그러니 태어날 때부터 장수풍뎅이인 사람들을 너무 부러워만 하지는 말자. 대신 우리는 수명이 긴 사슴벌레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렴. 힘으로는 장수풍뎅이를 이길 수 없어도, 그래서 또 다른 먹이를 찾아 힘겹게 살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너에게 주어진 삶을 악착같이 견디며 멋지게 살아낸다면 결국 세상은 너를 더 훌륭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될꺼야.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말을 기억하렴.

아들아, 세상에 가치있고 좋은 것들이 많지만 아빠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이 한가지야. 네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거라. 장수(長壽)하거라. 너에게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힘껏 이겨내고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 아빠가 가장 바라는 한가지는 오직 그것이란다.

돈 많고 빽도 많지만 불행한 장수풍뎅이의 삶보다 돈 없고 빽 없어도 행복한 사슴벌레의 삶을 살기를 바라.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굳세게 잘 이겨내고 견디어내길 바란다, 아들아.


오늘의 단어

장수(長壽) : 오래도록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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