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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Aug 06. 2022

스트레스를 피하는 5가지 방법

나는 직장인이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월급과 맞바꾸는 일을 한다. 때로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고, 내 성격과 맞지 않는 사람과 일해야 할 때도 있다. 내 의지에 반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니,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아마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여기지 않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스트레스 자체가 전혀 없는 직장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그 상황 자체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없애기보다 잘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지금도 받는다. 그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스트레스는 늘 있어왔다. 그래서 이제는 내 나름의 스트레스 관리법도 생겼다.


1. 유머를 즐긴다.

나는 말장난을 매우 좋아한다. 내 기억에 내 인생 첫 말장난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친구가 어디서 들은 중국어로 '니 하마?'하자, 내가 '니 코끼리?'라고 받아쳤던 것이 내 첫 번째 기억. 그 이후 난 30여 년 가까이 말장난을 연구(?)하는 자세로 살아왔는데, 이게 종종 회사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나의 생각을 상대방의 언어로 이해시키는 것에 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화를 내거나 '뼈 때리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기보다, 유머로 돌려 말하는 게 때로는 더 큰 효과를 얻는다. '화'는 스스로 자가증식하는 속성이 있다. 화를 내다보면 그 화가 더 커지고 번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화는 火다. 화내고 있는 나도 스트레스받는다. 매우 치명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유머를 섞어서 말하는 게, 스스로의 감정 컨트롤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시도 때도 없이 말장난하거나, 성격상 그런 걸 잘 안 받아주는 팀원들이라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


2. 먹는다.

食少事煩(식소사번)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그 제갈량이 식사는 적게 하고, 업무량은 너무 많다 보니 결국 과로사로 죽음에 이른 것을 말한다. 그렇다. 안 그래도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은데, 죽지 않으려면 우리는 먹어야 한다. 그래서 나도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종종 풀곤 한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 관리법이 오남용 되면 비만과 성인병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져오니 주의를 요한다. 난 이번 여름휴가로 인해 132번째 다이어트를 실패하고, 이제 133번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3. 잔다.

도저히 앞이 안 보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걱정과 근심에 쌓여 극심한 스트레스가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냥 잔다. 자는 동안 그 시간만큼은 시름을 잊는다. 이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될 수 없지만, 자고 일어나면 '그래 뭐, 까짓 거 부딪쳐보지 뭐.'라는 새 마음과 의지를 심어주기도 한다. 눈앞이 깜깜했던 일도 어찌어찌 부딪치다 보면 어느새 지나가 있더라. 물론 어떨 때는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고, 분노에 사무쳐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있다. 그런 날이 내 인생에 있어서 매우 많지는 않았다는 사실은 감사할 일이다.


4. 글을 쓴다.

처음 이직을 했을 때, 직장이 바뀌면 내 삶도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직장인은 어디서나 직장인이었다. 환경이 바뀌고 주변 사람이 달라져도 직장인은 직장인이다. 직장인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스트레스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그것을 깨달은 즈음부터, 나는 글을 쓰고,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다 보면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내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감정도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행위는 사진을 찍는 것과 유사하다. 내 인생의 한 순간을 사진이라는 기록으로 남기듯, 내 인생의 한 순간에 있었던 일들, 생각했던 일들, 고민했던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글이다. 기록은 기록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 기록을 정리하는 일은 내 정서의 안정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


5. 직장인을 넘어선 삶을 꿈꾼다.

사실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단지 기록을 남기는 것 이상의 더 큰 의미가 있다. 나에게 있어 글이란 직장인을 넘어선 나라는 개인 자체의 성장으로 이끌어주는 매개체다. 언젠가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날이 왔을 때에도 꾸준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희망이다. 직장인의 삶 이후에도 뭔가 내가 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은 내가 직장에 집착하지 않고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아마 내 삶에 있어 회사가 전부였다면 어땠을까? 늘 리더의 평가와 고과에 전전긍긍하고, 나보다 빨리 승진하는 동기를 보며 큰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며, 사내정치를 잘 못하는 성격을 자책하며 살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내 삶의 목표를 직장 안에 두지 않기로 결심하고, 직장인을 넘어선 삶을 꿈꾸기 시작한 이후부터 나는 확실히 여유로워졌고 스트레스도 좀 더 적게 느낀다. 


직장인으로 사는 동안은 영원히 직장인으로서 받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국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 직장에서 벗어나는 것뿐이다. 그러려면 직장을 벗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 내가 직장인으로서 갖는 경쟁력을 넘어, 나만이 갖는 무기와 경쟁력을 꾸준히 만들고 계발해야 한다. 이것은 만기 적금을 들고 내 시간을 저축하는 것과 같다. 내 시간을 따로 떼어서 꼬박꼬박 저축한다는 게 만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기 적금 탈 날을 생각하면 무척 즐겁고 기분이 좋아진다. 나를 위해 투자를 한다는 것은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할 때가 언제일까? 이직이 확정되고 나서 새 회사에 출근하기 전날까지가 아닐까 싶다. 이제 더 이상 이 직장에 매여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나에게 훨씬 더 큰 여유롭고 자유로운 마음을 허락해준다. 마찬가지로 그게 무엇이 되었든 직장에 매인 삶을 벗어날 수단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준다. 나에게는 그 수단이 글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시간을 내어 글을 쓰고 있고, 좀 더 글을 잘 써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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