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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조선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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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Nov 22. 2023

[남이] 그러니, 일단은 말조심하며 살자.



당대 최고의 전쟁 영웅이었던 남이 장군은 떨어지는 혜성을 보고 아무 의미없이 한마디 툭 내뱉었다.


“묵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징조로구나.”


이 말을 들은 유자광은 남이가 역모를 꾸미는 증거라며 고변했고, 남이는 안타까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억울한 사람은 당연히 남이다. 타인의 목숨을 제물삼아 자신의 출세에 이용한 유자광은 나쁜 놈이 맞다. 다만 그 당시 갓 즉위한 임금이 남이를 신뢰하지 않고 견제하던 상황에서 굳이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물론 남이는 자신의 말이 그런 식으로 유자광의 귀에 흘러들어가 멋대로 이용당할거라 상상도 못했겠지만,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은 남이 본인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역지사지. 참 좋은 말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사람들만 있다면 이 세상에 갈등도, 다툼도 생겨날리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유자광처럼 남의 말을 곡해 해서라도 이익을 탐하는 사람들도 이 세상에 많은 것을. 


가끔 세상 사는 게 힘겹다 느껴지는 이유는, 그들과도 함께 세상을 살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일단은 조심하며 살자.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고 남에게 책 잡힐 말도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때로는 참을 줄도 알고, 마음을 다스리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나를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나를 지지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한번이라도 더 챙기고 기억하자. 내 곁의 좋은 사람들과 함께만 하기에도 우리 인생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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