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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아킴 Jul 07. 2021

몰입하지 않는 삶에 대한 고찰

Think Different



Think Different


난 6개월에 한 번씩 방 구조를 바꾼다. 사람도 변화의 주기가 있듯이 내가 지내는 집안의 공간도 가끔씩은 변화가 필요하다. 내게 방 구조를 바꾸는 행위는 환기를 시켜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공간 구조의 변화만으로도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몰입할 무언가가 사라지고 나면 그 자리에 틈이 생긴다. 나는 이러한 타이밍에 종종 번아웃이 온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온 번아웃의 여운은 꽤 길게 유지된다. 이런 번아웃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니 일상생활 속 '환기'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전에는 '한 번 불태워보자!' 였다면 요즘은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면 안 되고 너무 많은 계단을 한 번에 오르려고 하면 안 된다. 한 마디로는 가끔은 몰입에서 벗어나 몰입하지 않는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몰입하지 않을 때 비로소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몰입은 나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작업이라면 몰입에서 벗어나는 건 내가 만들던 세계에서 나와 시야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괴롭고 힘든 시간이다.


두 가지를 예로 들자면

한 가지 방향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 몰입
다른 작품을 보는 것, 혹은 피드백을 받는 것 = 몰입에서 벗어나는 것



컵에 물이 가득 차있으면 다른 음료는 담지 못한다. 컵 안의 물을 온전히 비워내야지만 새로운 물을 담을 수 있다. 난 이 문장이 '몰입하지 않는 삶'을 대변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목적을 잠시 잊는다. 몰입을 할 때는 주변의 시야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너무 한 가지에 몰입하다 보면 앞 뒤 전후를 살필 겨를이 없어진다.


몰입은 또 다른 현실로 들어가는 것이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 완전히 빠져들면, 신체가 무엇을 느끼는지 또는 집에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보는데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 심지어 배가 고프다거나 피곤하다는 것도 느낄 수 없습니다. 몸도 사라지고 정체성도 의식에서 사라집니다. 많은 집중을 요하는 일을 정말 잘 해내야 하는 동시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는 주의가 충분하지 않죠. 그리하여 존재감은 잠시 중지됩니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은 내 흥미를 찾는 중요한 지표이다.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도 일어나지 않던 내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는 것, 밥 먹는 시간을 놓칠 만큼 '무아지경'의 상태, 이런 상태는 내가 지금 한 가지 분야에 몰입되어 있다는 증거다. 우리가 흥미를 느끼고 열정을 가질 만큼 즐거운 활동이기에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는 거다. 이런 경험은 흔치 않다. 그렇지만 이런 경험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이다. 몰입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어쩌면 그게 당신의 재능일 수도 있다.





무엇이 경험인가?

자신의 이야기가 콘텐츠가 되는 세상이 왔다. 그래서 우린 모두 경험주의에 살고 있다. 맛있는 것, 핫한 장소, 볼거리, 액티비티, 창업 등 인간은 지금보다 많은 경험을 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기에 많은 것을 경험하기 위해 이것저것 들쑤시고 다녔던 것 같다. 분명 경험은 경험이었지만 하고 난 후의 이야기를 해보라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단순히 많은 걸 해보는 '넓게 파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내가 바라보는 경험의 정의가 바뀌었다. 난 그래서 경험을 두 가지로 나눠본다. '점을 찍어보는 경험'과 '그곳을 깊게 파는 경험' 그동안은 열심히 씨만 뿌렸다면 이젠 작정하고 하나의 씨앗을 길러보는 거다. 그러기 위해선 꾸준히 물을 줘야 하고 햇빛을 쐬어주어야 한다.





경험에 대한 '몰입'

단순히 ' 이거 해봤어' 이젠 나에게 경험이   없다. 하고   경험을 통해  이야기할  있어야 그것이 진정한 경험이라고 말할  있다. 나에겐 '넓게 파는' 경험보다 '깊이 파는'경험이  중요해진 거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몰입이다. 내가 선택한 경험에 땀방울이 맺힐 때까지 몰입해보는 . 내겐 이런 경험이 필요하다. 미친 듯이 파보는 경험,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그냥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닌 전보다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란  상기시켜줄  있는 환기,  새로운 생각이 들어올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 발자국 씩 앞으로 나아가라
하지만 불처럼 확 타오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불을 위해 준비는 해라
하나하나 배우면서
-찰리 멍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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